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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쓰라는 작가님을 만나다 아들은 어쩐 일로 진주문고에서 열리는 작가와의 만남에 가겠다고 했다. 그리고 오늘 저녁 6시 50분 우리는 진주문고에 도착했다. 나는 아주 오랜만에 페이스북 친구분들을 실물로 봤다. 오늘의 주인공이자, 진주문고 포스터에서 밝힌 바대로 진주의 핵인싸 조경국 작가님을 만났다. 정말 오랜만에 뵙는데,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다. 저자와의 만남이니 당연히 책은 다 읽고 갔다. 조경국 작가님을 개인적으로 아는 분들이 많이 왔겠지만, 무려 서울에서 새벽에 출발해서 왔다는 분도 한 분 있었다. 진주문고 측에서 사은품으로 책 두 권을 준비했는데, 한 권은 그분에게 갔다. (나머지 한 권은 날카로운 질문을 한 사람에게) 7시 5분 정도가 되어서 작가님의 말씀은 시작되었다. 강의의 핵심은 일기를 쓰라는 것이다. 일.. 더보기
질병은 우연이지만 환자됨이 필연은 아니다 미야노 마키코, 이소노 마호 지음, 김영현 옮김. "우연의 질병, 필연의 죽음" 다다서재 2021. 이 기묘한 편지를 써보자고 말을 꺼낸 사람은 바로 저, 미야노 마키코입니다. 처음 기획할 때만 해도 꽤 폭넓은 분야를 아우를 예정이었지만,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보니 결국 생과 사를 둘러싼 다큐멘터리이자 생과 사를 함께하는 사람들의 해후에 대한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혹은 병에 걸린 한 철학자가 '영혼의 인류학자'에게 기대며 내보낸 말들을 기록한 책이라고 해도 무방하겠습니다.. 이 책을 쓴 두 저자 중 한 명인 미야노 마키코는 책의 들어가는 말을 저렇게 시작했다. 그녀는 거의 숨을 거두기 직전에 이 책의 들어가는 말을 썼다. 두 저자 사이의 편지를 보건데, 거의 마지막 즈음(이라고 써도 될지 모르겠지만) 미.. 더보기
몸쓰기의 기술 전수 : 간지럼 참기 딸은 눈을 위로 뜨더니 쌍꺼풀을 만들어 엄마를 웃긴다. 나도 질세라 옆으로 가서 눈을 위로 희번덕 뜨고 쌍꺼풀을 만들어 본다. 딸의 쌍꺼풀은 상큼하고 나의 그것은 기름지다. 이제 딸은 콧방울 양 옆으로 주름을 잡는다. 이건 당최 나도 따라 할 수 없다. 나는 혀를 말아서 딸에게 보여주며 따라 해 보라고 한다. 이번에는 혀를 옆으로 세워서 보여주며 딸을 이겨먹으려고 한다. 우리는 자기의 몸과 놀고, 몸에 익숙해진다. 하지만, 익숙하다고 해서 더 잘 아는 것은 아니다. 보라, 내일 내가 아플지 아닐지 알 수가 없고, 코로나 주사를 맞고 얼마나 아플지도 알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간 자신의 몸과 친숙해 진다. 어릴 때에는 추운 건과 서늘한 것과 시원한 것을 구분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감기에 자주 걸.. 더보기
선입선출 - 가끔 책을 보내야 나의 집은 크지 않고, 내 책장의 책들은 아이들 책과 다투느라 그 자리를 확보하기가 어렵다. 지난번 새 책꽂이를 들이고 나는 내 책을 꽂을 생각에 기뻤지만, 어디서 온 것일까, 아이들의 책이 그 책꽂이의 2/3를 차지했다. 이미 읽은 책들 중 고전이나 명작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들을 이제 고르고 있다. 충분히 좋았던 책이지만 두고두고 읽을 것 같지 않은 책도 한 권씩 고르고 있다. 그렇게 그 책들은 떠나가게 될 것 같다. 지난 해 읽은 책들 중, 읽은 책 목록에 기록하지 못한 것들을 찾느라 책장을 뒤적이다 이 책들을 꺼냈다. 좋은 책은 많으나, 가지고 있을 책들도 많을 수는 없다. 집의 벽을 모두 서가로 채우고 살 수 있다면 훨씬 여유가 있을텐데... 이 책들을 조금씩 옮기는 것은 어떨까. 내가 열쇠를 받.. 더보기
오랜만의 Now : 오늘 하루로 보는 작년과 올 해 아직 2021년도 회고도 하지 못했지만, 우선 오늘 무엇을 했느냐 살펴보면서, 올 한 해를 어떻게 준비해 나갈지 보자. 고교학점제 관련 연수 시작 중앙교육연수원에서는 연중 연수를 진행하는 게 아니었다. 새해 연수는 1월 10일부터 시작하길래, 기다렸다가 열리자마자 신청. 고교학점제는 앞으로 학교에 가장 큰 변화를 정책이다. 일단 이것과 맞물려서 대입정책도 달라질테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나는 그간 교육과정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었던 터라 올해에는 관심을 가져 보기로. 30분 걷기 자출을 하지 않으니 운동량이 너무 줄었다. 자출을 한다고 해도 운동량이 많은 것은 아니었다. 오늘은 마치 거북목으로 직진하려는 듯 몸상태 혹은 목 상태가 좋지 않다. 추운 날이었지만, 이것저것 껴입고 나가서.. 더보기
김장김치 주는 엄마를 안아주는 게 뭐가 어렵나 올해 김장을 담글 때는 꼭 부산 집에 가려고 했다. 절인 배추를 건져내서 물을 빼는 걸 돕든, 양념 치대는 걸 돕든 엄마를 도우려고 했다. 얻어먹기만 해서는 될 일이 아니니까. 그런데, 코로나 방역 지침이 바뀌면서, 동거가족이 아닌 이상 4명까지만 모임이 가능했다. 누나와 동생은 내려온다고 했고, 내가 가면 4명이 넘게 된다. 그래서 사진으로만 김장김치를 보고, 엄마가 삶아 준비한 수육을 봤다. 김장을 하고도 한참이 지났고, 그 사이 아버지가 크게 다치시면서 김장김치를 생각할 틈이 없었다. 며칠 전에는 엄마가 방에서 보는 티브이가 나오지 않는다고 내가 와서 봐줬으면 했다. AS기사를 부러면 되겠지만, 이제 엄마도 아빠도 가족이 아닌 사람이 구구절절 설명하는 게 귀에 잘 안 들어오는 모양이다. 돈을 보내고.. 더보기
퇴고와 컷편집 : 새벽커피 내가 주로(라고는 하지만 자주라고는 할 수 없다) 만들어온 영상을 온라인 수업용 영상, 다른 선생님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웹서비스나, 노션, 온라인 강의 만들기 영상이다. 짧은 영상을 만드는 데도 품이 많이 들고, 촬영하고 나면 ‘어떻게 얼마를 잘라내야 하나’ 고민하게 된다. 글쓰기에 퇴고가 있다면, 영상 편집에는 컷편집이 있지 않을까. 필요없는 부분을 드러내야 한다. 주제를 전달하는 데 필요한 요소만 남겨야 한다. 글쓰기를 배워본 적이 없는 것처럼, 영상 제작도 배워본 적이 없다. 다른 사람이 한 걸 보고, 다른 사람이 한다는 도구를 가지고 나도 해본다. 이제까지 내가 읽고 본 것들이 기준이 된다. 창의적이기는 역시나 어려워서 늘 중간정도는 가는 수준에서 글도 영상도 끝나는 것은 아닌지. 뭔가 남다른 .. 더보기
1월 두번째 새벽커피, coffee outside 몇 번째 새벽커피인가. 열 번은 넘은 것 같고, 서른 번은 안 되는 것 같은 그 사이 어디쯤. 어제 밤에 새벽커피 채팅방에 오늘 모임 위치와 시간(7시 30분)을 올렸다. 애초 새벽커피를 할 수 밖에 없는 게, 내가 집을 몰래 빠져나가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시간이 딱 새벽 뿐이기 때문이다. 아마 밤에 나갈 수 있었다면, 잠은 좀 접어두고라도 저녁커피 모임을 하려고 하지 않았을까. 6시 40분. 준비하려면 서둘러야 하는 시간이 되어서야 일어났다. 누군가 더 온다는 사람이 없다면 다시 이불을 덮어버렸을 지도 모를 시간이다. 물을 데워서 보온병에 넣고, 내린 커피의 따뜻함을 지켜줄 머그와 텀블러를 하나씩 준비한다. 오늘 모임도 2명일 것 같다. 드립백을 2개 챙기고, 집에 있던 초코 하임 두 개만 넣는다. 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