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08 지구인의 독서 첫모임

2016.04.10 17:00







학교는 못 가게 되었지만, 예정되었던 독서모임은 했다. 학교에도 둘째를 안고 갈 수 있다면 그렇게 했을 지도 모른다. 아무튼 딸을 유모차에 태워 나가서 ‘지구인의 독서’ 모임 멤버들을 만났다. 예전부터 봐뒀던 동네 커피숍으로 갔다. 내부외부 모두 빨간 벽도로 장식된 커피숍이다. 바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남자다. 종업원 중에 여자는 없다. 여러가지 스페셜 메뉴가 있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나는 더치커피에 크림을 얹은 메뉴. 다른 멤버들은 주로 과일쥬스. 

자리를 잡고 앉아서 우리딸은 나를 향하게 해두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오늘 자리에 나올 때, 인상깊게 읽은 책을 하나 가지고 나오라고 했다. 나는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를 가지고 나갈 생각이었는 데, 그 책을 찾지 못해서 이계삼 선생님의 ‘변방의 사색’을 가지고 나갔다. 그 책 덕분에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를 읽게 되었으니. 

은아는 ‘바보빅터’, 수경이는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 나현이는 ‘1984’와 ‘앵무새죽이기’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바보빅터는 EBS 책읽어 주는 라디오에서 소개를 들은 적이 있다. 

각자의 관심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관심이 없는 분야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소설, , 추리물, 과학, 환경, 에세이가 관심사. 예술이 거의 공통적으로 별 관심이 없는 분야였다. 책을 읽고 작품을 볼 게 아니라, 작품을 보고 책을 읽는 게 순서상 더 맞을 테니, 미술이든 조각이든 건축이든 아름다움에 대해서 우리가 이야기해볼 기회를 갖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번째 책을 어떻게 정할까에 대해서 혼자서 생각이 많았다. 다 같이 고르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이야기를 해보면서 우선 첫번째 책은 내가 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를 나누고 과학 분야에 대해서는 대부분 관심이 있는 것 같아서, 아이작 아시모프의 ‘아이,로봇’으로 정했다. 각자 책을 사서 읽고 다음 달 모임을 하는 것으로. 그리고 하나 더 해서 같은 작가의 ‘최후의 질문’도 읽어보기로 했다. 이건 온라인으로 텍스트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잠깐 시간을 내면 같이 볼 수 있을 것이다 싶어서 읽을 책에 넣었다. 

다음 모임은 커피숍이 아니라 책과 더 가까운 곳이면 좋겠다. 우선 섭외도 해놓지 않고 몇 몇 장소를 후보지로 정했다. 첫번째 후보지가 ‘소소책방’ 두번째 후보지는 ‘진주문고’, 정확히는 진준문고는 방문을 하고 근처 공간이 될 것이다. 진주문고 안의 아이스크림 가게도 괜찮을 듯. 마지막 후보지는 ‘펄짓재작소’ 학생들에게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모임을 하기에 펄짓재작소만큼 마음 편한 곳은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소소책방지기님에게 소소책방을 찾는 진주여고 졸업생 독서모임 회원분들이 있다고 들은 바 있어서 언젠가 그 분들도 한번 만나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를 안고 재우며 모임에 임했지만, 모두들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었다. 반성이 되는 점이라면 내가 너무 말이 많았다는 것. 학생들의 이야기에 코멘트를 붙이지 않고 그냥 들어도 충분한데. 질문이나 더 해야 겠다. 질문을 하고 답을 들으면 거기서 그쳐도 충분한 데, 또 거기에 내 의견을 너무 덧붙인 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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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로록알밥 일상사/그냥'글' 독서모임, 진주,

  1. 대단하십니다. 독서모임 운영하는거 정말 어려울 것 같은데 말이죠.

  2. 댓글 감사드립니다. 책을 좋아해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읽기로 마음 먹은 것이죠? 책덕후님도 충분히 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진주버스, 불쾌감

2016.03.27 21:17

강변으로 나가 아들과 킥보드를 탔다. 
육거리에서 시작, 평거동 근처까지 킥보드를 타고 가서
마라톤 피니시 라인도 구경하고
강변에서 돌도 몇 개 던지고
과자도 먹고 물도 마시며 또 조금 쉬다가

다시 킥보드를 밀며 시내까지 나온다. 
진주성쯤 오니 이제 못 타겠다는 아들, 
내 킥보드는 접어서 들고, 
아들은 킥보드에 태워 내가 밀어준다.

다시 쉬면서 과자 하나 더 먹고
시내 농협 근처 버스 정류장까지 간다.

버스는 늘 그런 것처럼 
앉기도 전에 출발하고, 
부웅부웅 과감하게 과속한다.

한 손님이 정차 한 후에 
자리에서 일어나 내리러 가면서, 
"어, 잠깐만요." 하며 내린다.

내리고 나니, 
버스 기사 읇조린다. 
"버스 전세 냈다.. 쯧."

기사님, 
버스비 1300원 정도 내지만, 
손님은 버스 승차하고 하차할 때까지
안전하게 목적지로 갈 권리가 있습니다. 
돈 내서 가지는 권리가 아니라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입니다. 
버스가 정차하고, 
자리에서 일어나서, 천천히 양옆을 살피며 하차하는 게
올바른 방법입니다.

버스가 정차하기 전에 일어나서, 
정차하자 마자 뛰어내리는 게 
잘못된 겁니다.

기사님, 
버스 타는 사람들 덕분에 그나마 
시내 교통량이 적은거라고 생각하셔야죠

버스타는 사람들 덕분에 
대중교통이 그나마 유지되는 겁니다.


차를 모는 것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데 
이렇게 에너지가 들고
위험하다 느끼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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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닥타닥 봄오는 소리

2016.03.22 21:48




타닥타닥 봄오는 소리. 
체육관 가는 길 학생들 비 맞지 말라고 지난 겨울 새로 설치한 비, 햇볕가리개. 
봄볕 따스한 오늘 걷어가니
타닥타닥 소리가 난다. 

깊은 속까지 차가운 기운이었던 것이 
봄기운에 녹으며 몸을 좌악 펴는 듯 하다.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봄을 맞이한다. 

교정에 이미 목련은 피었고, 
나는 벌써 목련이 질때를 생각하며
목련의 이쁨을 충분히 감상하지 못한다. 
내일은 목련 사진을 찍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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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로록알밥 학교 , 진주, 진주여고, 학교

겨울 진주 에나길 걷기

2016.02.23 21:09
대학에 입학하고 진주에 와서 처음 듣고 놀란 단어는 '에나' 
대학교 앞 가장 인기 있는 분식집 이름이 '에나맛나'였다.
 '에나'는 진주사투리로 '진짜,정말로' 라는 뜻이다. 고로, 에나맛나 = 정말 맛있는.. 정도 되겠다. 

 진주에 이사온지도 1년이 넘었지만, 출퇴근만 하고 극장이나 가고 해서 아직도 진주 지리는 익숙하지 않다. 최근에는 버스를 몇 번 타보면서 정류장 안내를 들으면서 여러 명칭들을 익히고 있다. 하지만 걷게 되면 도시를 더 속속들이 알게 된다. 봄방학을 거의 마무리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고, 그냥 별 생각없이 걸으며 머리에게 쉴 시간을 주고 싶기도 했다. 남해 바래길을 갈까, 하동 섬진강길을 갈까 고민하다가 오가는 교통편이며 시간을 생각하니 안되겠다 싶어서 예전부터 한번 처음부터 끝가지 걷고 싶었던 진주에나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시내지역은 익숙한 길이 대부분이었지만, 꽤 실컷 걸었다. 휴대폰 배터리가 너무 빨리 달아버려 걸음을 모두 트래킹하지는 못했다. 출발부터 선학상 정상까지 8킬로 정도만 트레킹. 이후에는 시청쪽으로 와서 남강을 따라 출발지였던 진주성까지 구간을 걸었다. 


가방속에는 

- 물 

- 지갑 

- 장갑 

- 바람막이 



 내 차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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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바이스 커뮤터 511 
- 유니클로 크루넥 스웨셔츠 
- 파타고니아 나노재킷 
- 파나고니아 알파인 후디니 
- N990 
 - 허쉘 가방 
- 자라 헌팅캡 (사진은 등원길에 아들이) 


출발부터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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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시내로 간다. 집 근처에 버스종점이 있어서 편안하게 앉아서 간다. 버스에 타고 내리는 사람을 보는 게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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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구라니. 아직도 진주에는 오래된 것이 남아 있다. 그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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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 랜드마크(?) 진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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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방향으로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사람과 차들이 많이 다니는 시내에서는 눈을 어지럽히는 것들이 많아서 표지가 잘 안 보일 때도 있었다. 진주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미리 코스를 살펴보고 출발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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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교육청을 지나서.. 진주교육청 앞에는 괜찮아 보이는 커피숍들이 꽤 있다. 다들 각양각색의 모습이라 더 보기에 좋았다. 10시가 되기전에 진주교육청을 통과하고 있었으니 문을 연 가게들은 잘 보이지 않았다.


  2016-02-23 at 10.16.21
중앙시장을 지나고 진주고를 향할 때다. 아침 먹은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때였는 데, 중앙시장에서 이미 어묵 2개, 계란튀김 1개를 먹었다. (움직임이 많은 코스이니, 이럴 때는 배고프기 전에 먹고, 화장실만 보이면 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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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라고 하지만, 거의 꼭대기까지 집이 있고 농사를 짓는 밭이 있다.


  2016-02-23 at 10.32.05
고민하다가 에너지바 & 커피를 사서 가방에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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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이 시작되니 힘이 난다. 학교 뒷편길이라 더 익숙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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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게 일광욕을 하며 쉬는 분들이 꽤 된다.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보던 구름다리도 곧 지나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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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데리고 오면 좋겠다 생각했는 데, 난간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서 왠지 오금이 저린다.


  2016-02-23 at 11.38.35
선학산 전망대. 진주 구경 온다면 짧은 코스라도 선학산 전망대에 오면 좋을 것 같다.
 남강을 아우러 볼 수 있다. 진주시내가 거의 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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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값이 비싸서 담배를 끊던지 해야 겠다는 아줌마들 옆에서 커피를 비운다. 숲길을 따라 걸으며 한번도 쉬지 않았으니 8킬로 정도를 쉬지 않고 걸음 것. 힙쌕을 허리에 메고 걸을 때는 오른쪽 골반이 약간 아픈 것 같기도 했지만, 힙쌕을 벗으면 이내 괜찮아 졌다. 8킬로 정도는 전혀 무리가 없구나..


  2016-02-23 at 12.35.23
정상에서 내려와서 길을 잘못들었는지 진주연암시립도서관이 보인다. (원래 코스는 시청쪽으로 나가야 한다.) 어쨌든 과기대쪽으로 다리를 건너면 되니 그냥 걷는다. 시청-과기대 구간은 사실 차량흐름이 많아서 매연이 심하다. 길이 끝어지면 별루이긴 하겠지만, 차량흐름이 적은 쪽(내가 선택한 길)으로 길을 만들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다리 건너며 남강을 보라는 의미일까? 하지만, 둘레길 같은 것을 걸으며 누가 매연을 실컷 맡고 싶어 할까?) 남강변은 자전거를 여러번 탔던 코스라 더 익숙하다. 12시 30분이 지난 시간. 간식 덕분에 배가 고프지 않아 밥을 먹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익숙한 '사천냉면'집으로 간다. 그리고 '섞어냉면'을 시킨다. 먹어보지 않았다면 특히나 여름에라면 한번 꼭 먹어볼만하다. 왠지 처음 먹었을 때보다 맛이 없는 것 같지만. 비빔냉면 양념인 듯 한데, 시원한 육수를 넣은 냉면이다. 진주냉면이니 당연히 육전은 들어 있다. 가격은 싸지 않다. 보통이 9,000원 (2016년 2월 현재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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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은 찾는 사람도 많고 진주시가 공을 많이 들여서인지 정비가 잘 되어 있다. 특히 자전거 타기 참 좋다. 아들이랑 여러번 자전거랑 킥보드를 들고 찾았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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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에서 바라보면 경치가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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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고 있는 새의 휴식을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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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샷도 하나 남긴다. 왠지 피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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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길을 따라 걷다가 진주성 서문으로 일부러 들어간다. (진주성은 진주시민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나, 진주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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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점으로 다시. 이때 배터리 6%남은 상태. 여행 전 구간을 ramblr앱으로 기록했다면 좋을텐데 아쉽다. 하지만 최소 15킬로는 걸었다. 1시 30분 쯤에 버스틑 탔으니 꽤 빠르게 걸었다. 밥먹은 시간까지 포함해서 3시간 4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총평 
겨울에 걷기에도 무리없는 코스다. 산을 따라 난 길도 시멘트로 포장이 되어 있는 점은 별루다. 거기서 밭을 일구는 분들이 있어서 길을 그렇게 닦은 모양이다. 하지만, 산이라고 부르는 곳에 올라 시멘트 길을 걷는 기분은 썩 유쾌하지 못하다. 게다가 산을 케잌자르듯 반으로 가르면 반은 거의 밭이다. 울창하게 우거진 숲을 기대할 수가 없다. 하지만, 도심 안에 있어 접근하기가 좋다는 장점이 있다. 선학상 전망대는 조성이 잘 되어 있었고 무엇보다 진주시 전체를 내려다보는 맛이 있다. 걷기를 즐기는 사람이 진주에 놀러 온다면, 중앙시장-선학산전망대까지는 딱 걷기에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남강변에서는 자전거를 타는 게 더 좋겠다. 가끔 걸어보고 아들과 걷기 좋은 코스는 아들을 꾀어 내어 또 걸어봐야 겠다.

 **경로에 대한 기록은 Ramblr앱으로 http://www.ramblr.com/web/mymap/trip/137792/29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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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타기가 그렇게 힘들더냐?

2016.02.16 12:41

2016-02-13 at 08.39.30

버스탈 준비

금요일밤 아들과 다음날 아침에 볼 영화에 대해 이야기 한다. 나는 쿵푸팬더, 아들은 번개맨. 나는 쿵푸팬더에서 한 발짝도 양보할 수 없었다. '더빙'을 선택한 것도 양보다. 아들을 설득(번개맨 볼거면 아빠는 안간다.;)하고 결국 쿵푸팬더 9시 30분으로 예매. 토요일에는 비가 올거라해서 좀 걱정을 했다. 반드시 버스를 타고 가야지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신의 차와 이혼하라'를 읽고서 다시금 '차에 대한 의존'을 줄여야지 생각하게 되었다. 버스를 타는 것도 다양한 오염 및 손실을 발생시키지만, 자가용보다는 나으니까. 차선책으로 선택.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귀찮거나 힘들게 생각될 때가 있다. 어떤 때인가?

  • 차편을 기다리는 시간
  • 정류장까지 이동하는 시간, 걷기
  • 난폭한 운전(신호위반, 과속, 자리에 앉기 전에 출발)
  • 들고 탈 수 있는 짐의 한계(자가용을 이용하면 날씨변화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비가 온다니, 일단 가방에 우산을 챙긴다. 6살 아들과 외출하려고 해도 여전히 챙길 것들이 많다.

  • 물티슈
  • 간식
  • 장난감
  • 아들책 & 내 책
  • 지갑
  • (오늘은 우산)

그렇게 챙겨서 버스 정류장으로 간다. 나에게 말하면서 아들에게도 같이 말한다. 아내는 그냥 차 타가고 가라고 했다. 그 전날 비도 많이 왔으니. (아내가 그렇게 말할 때마다 그 말은 내 마음 속에서 열번도 더 메아리쳤다. 나도 차타는 게 편하다구.)

우리차가 아니라 버스를 타면 기름도 절약할 수 있고, 공해도 덜 발생해. 이렇게 걸어서 정류장까지 가면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그러면서 동네에 새로 생긴 커피숍도 기웃거리고 공터에 버려진 쓰레기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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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안 타면 안해도 되는 것

차를 타지 않으면 주차를 하지 않아도 된다. 버스에서 내려 바로 극장으로 간다. 그리고 아들과 여유를 즐긴다. 9시 30분 영화인데, 집에서는 8시 30분에 출발했고, 버스는 단 20분만에 극장으로 왔다. 10분 걸어서 정류장에 갔었으니 30분이나 시간이 남았다. 눈치보며 어디에 주차해야 하나, 누가 내가 찜해둔 자리를 먼저 차지 하는 건 아닐까, 누가 내 차에 문콕을 하는 건 아닐까, 좀 놀다나가면 주차비 달래는 거 아니야(주차비가 늘 아깝다고 생각이 드는 못된 버릇) 이런 생각들로부터 자유롭다. 아들이랑 게임을 한 판하며 '버스타고 오니 좋다. 주차 안 해도 되고' 라며 나에게 말하며 아들에게도 말한다.

2016-02-13 at 09.08.34

좀 큰 팝콘을 시켰다. 나초는 나를 위해서. 나초는 먹다 말고 콜라랑 팝콘을 들고 상영관으로 들어간다. 가득찬 팝콘통을 들고 있는 아들은 종종걸음이다.

2016-02-13 at 11.44.06

버스타며 대화한다

잭블랙의 목소리도 안젤리나 졸리의 목소리도 들을 수 없는 '더빙'버전의 쿵푸팬더였지만, 좋았다. '네가 잘 할 수 있는 것만 하면, 너를 뛰어넘지 못한다.'라는 대사가 오늘은 '맨날 편한 차만 타다보면, 차에서 절대 벗어나지 못한다.'로 들린다. 당연히 서점에 가서 책도 구경하고 아들에게는 책을 한권 사줬다. 집에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은 지겹지만, 10분도 되지 않아 버스가 온다. 그 사이 아이들은 새로산 책을 들고 서서 펴서 읽는다. 그리고 다리가 '아프지도 않으면서' 아프다고 칭얼댄다. 생강팔던 아줌마가 의자에 앉아 좀 쉬라고 해서 그 의자에 앉아서 쉰다.

내 차를 타고 영화관에 가면 만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팝콘파는 사람, 표를 검사하는 사람. 버스를 타고 가면서 나와 아들은 버스기사님에게 인사를 했고, 서점가서 이야기 하고, 오는 길에 생강파는 할머니와 이야기했다. 버스 정류장 옆에는 붕어빵 장수가 있었고 나는 아내를 위해 사갈까말까 잠시 고민했다. 더 많이 걸으면 차를 적게 타면 우리는 분명 더 많이 대화하게 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나는 아들을 꼭 안고서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있었다.

덧. 버스와 택시 기사님들의 안전운전을 막는 이유가 무엇일까? 기사님들의 성격이 모두 급하고, 신호따위는 우습게 보는 건 아닐텐데. 어쩐 제도나 장치가 그들은 '너무나 서두르게' 만드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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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8 아침 하이킹

2015.12.05 12:41

주말 아침 아들과 하이킹.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바로 물어보고 'YES'라는 답을 얻었다.

주말에야 숲에 가볼 수 있다. 아침에 밍기적 거리면 더 재미있는 놀거리(티비, 영화 등)에 아들일 뺏겨 버리기 때문에 아침 일찍 서두룰수록 좋다. 이전에 걸어보니 아들은 쉬엄쉬엄 4킬로는 걸을 수 있었다. 1시간에. 늦은 속도가 아니다. 하지만, 완급을 조절하면서, 달래가면서 걷는 게 중요하다. 중간에 간식도 먹으면서.

아들이 좋아하는 코스는 진주여고 뒤 데크길을 따라 올라가서 전망대를 지나 걷는 길. 차를 타고 가야 하지만, 아들이 원하는대로 출발.

늘 옆에서 뒤에서 아들을 걱정하며 따라 걷는다. 이 정도 길에서는 넘어지지 않겠지만, 그래도 쓸 데 있는 걱정에 쓸데 없는 걱정까지 하는 게 부모니까.

2015-12-05 at 09.26.08

아침을 제대로 먹지 않은 아들은 엄마로부터 '간식금지' 처분을 받았다. 그래도 몰래 아들이랑 먹을 귤이며, 과자를 챙겨갔다. 내가 귤을 꺼내자, 아들은 짐짓 못 본 척 한다. 약속은 꼭 지키려고 하는 아들이다. 귤을 조금 떼어서 주니 '이걸 먹어도 되나?'하는 표정으로 맛있게 먹는다. 그리고 내게 바짝 다가와서 더 챙겨온 건 없는지 묻는다. '아빠 잡으면 나눠 먹지' 하며 '너무' 빨리 달려가니 잠깐 삐친다.

2015-12-05 at 09.27.16

웃으며 다가가 달래고, 칸쵸를 주며(역시 주도권은 칸쵸에 있다.)인터뷰. (찰나의 순간이 지나가면, 그 순간이 너무나 그립다. 이렇게 찍어두면 두고두고 보게 된다.)

흐뭇해 하며 내려오다 보니, 나뭇잎이 너무나 많다. 나뭇잎을 보니 이걸로 게임을 하면 좋겠다 생각이 들었다. '더 큰 나뭇잎' 줍기.

숲에는 하나만 있는 게 없고, 주인도 없다. 누구도 소유해서는 안되고 소유할 수도 없다. 그런 이야기를 아들과 나누면서 내려왔다. 오늘 아들과 주고 받은 질문들만 떠오르는 대로 정리해본다.

  1. 누가 이렇게 높이 돌을 갖다 놓았을까? (아들 : 헐크가 벌레들 집지으라고 갖다 놓은 거 아닐까?)
  2. 왜 나뭇잎들은 모양이 다 다를까? (아들 : 나무이름이 다 달라서 그런거 아닐까?) 나무 이름을 왜 다 다를까? (아들 : 농부 아저씨가 그렇게 이름지어줘서) 왜 농부아저씨는 그렇게 이름을 지어주셨을까? (아들 : 아이참, 나도 다는 몰라.)
  3. 유치원에서 어제 배운 게 뭐야? (아들 : 색종이로 여우 만들기)

일단 질문하면, 대답을 기다리고 나는 주로 '그럴 수도 있겠다.' '좋은 생각이다.' 말한다. 그러면 아들은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어때? 나 생각 잘하지?!"라고 말한다. 우리 아들은 생각을 잘한다. 오후에는 서점에 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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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2 학생들의 유등은 버려진다

2015.10.13 21:00
[caption id="" align="alignnone" width="500"]2015-10-12 at 22.47.35 [오징어 아저씨][/caption]아침 직원회의. 교실에서 아이들 자습을 지도하다가 본관에 있는 본교무실로 간다. (아이들 자습 지도한다는 건, 떠드는 아이들에게 앉아서 공부를 시작하라는 지도를 말한다. 내일부터 시험이라 금새 분위기는 진정이 된다. 학교에 도착하면, 아이들에게는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하는 즐거움이 있다. 자습이나 영어듣기는 그 재미를 방해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는 하리라.) 특별한 안건은 없다. 학생들의 외투 착용에 대해 지도해달라는 것. 요즘에는 하복이나, 동복을 어떤 시기에 입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학창시절을 기억해보면 그대로 조금 차이가 생긴 것이다. 예전에는 몇 일부터 하복을 입을 것, 몇 일부터 춘추복을 입을 것.. 이렇게 규정하고 학생들은 거기에 따라야 했다. 하지만, 여전히 교복 착용에 대한 규율은 존재한다. 학생들은 추워서 외투를 입으려고 해도, 교복 동복까지 착용하고 그 위에 입어야 한다. 웬만큼 추운 날씨가 아니면 동복 재킷까지만 허용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그리고 학교 폭력 예방에 대한 이야기. 물리적 폭력이나 금품갈취 등은 요즘엔 거의 보기 어렵다. 하지만, 메신저나 문자로 친구에게 욕설을 하거나, 험담을 하는 것 등이 문제가 된다. 학생들간의 모든 갈등은 학교폭력으로 관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어른들이 사회 생활하면서 겪는 폭언들을 생각하면, 정말 세상이 폭력으로 가득차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한가지 당황스러운 소식; 학생들이 달아둔 유등을 오늘까지 철거하라는 것이다. 오늘까지 철거하지 않으면 내일부터는 강제철거 후 버려진다고. 이 사태가 당황스러운 이유가 있다. 우선, 학생들은 유등축제에 기여한 사람들이다. 물론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축제장에 걸린 등은 아니지만, 재료도 자기 돈으로 사서, 정성을 들여 유등을 만들었다. 학생들을 독려하기 위해 잘 만든 것들은 교내상을 수상하고, 만들지 않은 학생에 대해서는 벌점을 준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실제로 벌점은 주지는 않았다.) 헌데, 그렇게 내놓은 작품의 철거 기한을 하루만 주다니 너무 한거 아닌가. 그리고 관련 업무 담당선생님은 어제 오후에 연락을 받으셨다는 데, 당연히 오늘 그 내용이 전달되었으니 갑작스럽게 공지를 한 것이다. 게다가 우리학교 학생들은 내일부터 시험기간이다. 집이 행사장 근처가 아닌 이상 시간을 내서 자기 유등을 찾으러 가야 한다. 부모님께 연락해서 유등을 찾아달라고 하면 될까? 학생이 조퇴하는 것보다 부모님이 직장에서 조퇴하는 게 더 어렵지 않은가? 그리고 학생들이 유등 달러간 것처럼 철거도 학생들이 직접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우리 학생들은 유등을 달아만 두고 구경도 가지 못했다. 유등축제의 구색을 맞추기 위해서, 이제까지 그렇게 해왔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작품을 받아놓고, 유등축제가 끝나니 빨리 제거하지 않으면 버린다니… 미리 알려주거나, 일요일부터 철거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한국은 갑자기 시켜도 일이 된다. 원어민 선생님들과 학교에서 일을 할 때, 가장 당혹스러워 하고, 때로 화를 내기도 하는 문제가 ‘갑자기’ 어떤 약속이나 계획을 발표하고 그것을 이행하기를 강요할 때다. 갑자기 졸업앨범 촬영일정이 바뀌었다든지, 갑자기 시간표가 바뀌었다든지… 개인이 일정을 세우고 미리 자기 생활을 규율하려면 한 조직의 계획은 쉽게 바뀌거나, 어떤 지시가 너무 다급하게 내려져서는 곤란하다. 전달을 제대로 받지 못했거나 그 사이 자리를 비운 사람은 그 이벤트 자체를 놓쳐버릴 수 있지 않나. 진주시에서 유등축제를 담당하시는 분은 학생들의 유등을 어떻게 생각할까? 돈을 주고 산 작품도 아니고, 성인들의 작품도 아니니 그냥 알아서 철거하든지 말든지 하라는 걸까? 내년에도 학생들이 유등을 만든다고 한다면, 나는 ‘그래 열심히 만들어봐.’ 할 수 있을까? 아니, 아닐 것 같다. ------- 대부분의 학생들은 '유등 수거'를 포기했고, 나는 우리반 학생 몇 명을 태우고 작품을 되찾고 싶은 아이들의 작품을 싣고 학교로 왔다. 웅대한(?) 스케일의 작품을 들고 기념촬영. 대부분 정성이 들어간 작품들이다. 버려지는 수 밖에 없는 지 의문스럽다. 내년에도 이런 과정이 반복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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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출준비 #1 (23 Jan, 2015 | Cycling | 8.68 km | 00:40:43)

2015.01.23 22:49
새학기가 되면,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려고 생각 중입니다. 집에 아내와 제가 차를 각 한 대씩 가지고 있는 데, 아내가 휴직할 계획이라 차를 한 대 처분해야 한다는 게 첫번째 이유입니다. 물론, 출근하는 제가 차 한 대를 사용하면 되지만, 멀지 않은 거리니 충분히 자전거로 출퇴근 할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별도의 운동시간을 내는 게 아니라, 출퇴근 시간을 이용하는 게 시간의 활용면에서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적지 않은 돈을 주고 집에 들인 브롬톤이 너무 그냥 ‘쉬고’ 있다는 겁니다. 사용하지 않으니 관리도 소홀한 것 같아서 더 많이 사용하면서 더 잘 관리해줘야 겠다 생각 중입니다. 

출퇴근 거리
  • 차로 기준 : 6.09km
  • 자전거 도로 기준 : 13.03km 

진주는 남강변으로 자전거 도로가 정비되어 있습니다. (남강변으로’만’ 자전거 도로가 정비되어 있다고 하는 게 정확할 것 같습니다. 그 외 지역에서는 꽤 긴 구간 이어진 자전거 도로를 만나기 어렵습니다.) 폐철도길을 자전거 도로로 전환하는 계획을 실행 중입니다만, 제가 사는 지역에서 시내로 접근하는 데 좋은 자전거 도로가 없습니다. 



차로는 위 지도에 직선으로 표시한 방향을 지나갑니다. 구불구불한 경사로라 차로 다녀 보니 만만한 경사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아직도 자전거 초보. 업힐을 아침저녁으로 오갈 수 있을까 일단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출퇴근 예상 구간을 가보는 것이었습니다. 시간이 애매해서 최고 지점까지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보시는 바대로, 최고 100m 지점까지 올라갔습니다. 10m 지점이 시작이었으니 90m를 오른 샘입니다.아주 가파른 구간에서는 결국 끌바.정상까지 올라가니 30분 정도 걸렸고, 4km지점은 넘었었습니다. 그대로 2km정도 더 가면 목적지까지 갈 수 있었을 테니 예상 시간은 40~50분 정도 되겠네요. 그리고 최고점에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주 기진맥진 할 정도는 당연히 아니었지만, 문제점들이 여럿입니다. 

  1. 올라가는 길에 반 이상되는 구간에 제대로된 인도가 없다. 
  2. 차로 옆이고, 대형공사 트럭들도 많이 자주 다녀서 작은 돌들이 많다. 
  3. 내려오는 길, 다운힐 구간이라 힘은 들지 않았지만, 작은 돌들이 더 많았다. 뒷바퀴 미끄러짐. 


올라가는 길이 위험한 것이나 힘든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내려오는 길이 너무 위험했습니다. 올라가다 넘어지면 크게 다치지 않겠지만, 내려오다가 다치면 크게 다치게 될테니까요. 

거리차이가 크지 않다면 돌아갈텐데, 거의 거리가 두 배가 되어서 고민이 됩니다. 일단 다음 번에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 목적지까지 가볼 생각입니다. 자전거 도로는 평지에 가까우니 속도는 더 날 것 같습니다. 


참고 : 진주시 자전거 도로 현황 : http://tour.jinju.go.kr/data/map_data.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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