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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외면일기

회식 오랜만데 회식. 그리고 늦은 시간 안 온 사람은 누군지, 온 사람은 누군지 헤아리는 시간 그 사이 12시를 넘긴 시간 나를 기다리는 설거지 멀지 않은 고리의 현실과 비현실 더보기
주말과 수면 규칙 주말과 수면 규칙 어제 밤 8시부터 9시. 한 시간 가량 자전거를 타고 하루 운동량을 다 채웠다. 하루 한 시간 정도 자전거를 타지 않으면 적절한 운동량을 확보하기 어려울 만큼 움직임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는 걸 다시 알게 된다. 자전거 출퇴근은 나에게 최소한이지만, 최대한 이기도 한 운동 시간이다. 그렇게 어제 운동을 했으면 일찍 잠들었어야 했는데 그러지를 못했다. 평일 동안 수면과 기상 시간은 일정하다. 10시에서 10시 30분 사이에 잠들고, 6시에 일어난다. 일이 있어도 이 시간은 맞추려고 한다. 수면과 기상이 컨디션 유지에 기본이다. "괜찮은 기분으로 새로운 하루의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상태"를 갖추어야 한다. 주말에는 이런 패턴이 여지없이 깨진다. 영화도 한 편 보고 싶고, 책도 읽고 싶고, .. 더보기
저 우주를 넘어, 라이트이어 일요일에는 뭘 할까. 아들과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다. 누군가 쫓고 쫓기기만 해도 무섭다고 하는 딸은 집에 두고 갈 수밖에 없었다. 진주 혁신 CGV 안에 들어섰다. 딱 세 명의 직원이 눈에 들어왔는데, 티켓팅을 돕고, 밀려드는 팝콘과 음료 주문을 처리하는데, 모두 너무너무 정신없어 보였다. 상연관에서 표를 확인하는 직원은 한 명. 상영관 복도도 너무 온도가 낮았고, 영화관 안의 온도도 낮았다. 바람막이를 챙겨가지 않았다면 추웠을 것 같다. 토이스토리에서의 라이트이어를 생각하며 별 생각없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10시 영화는 더빙판만 있어서 그걸 봤다.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보러 온 경우가(우리처럼) 많았지만, 별로 시끄럽지 않았다. 그래도 12세 이상 관람가인 영화다. 유치원생들에게까지 재미가 있을 .. 더보기
맥주 한 잔으로 주말 시작 딸의 윗니 두 개가 흔들린다고 해서, 아내는 치과를 예약했고, 내가 퇴근해서 딸을 태우고 치과로 갔다. 앞쪽 두 개가 흔들리는 데, 더 많이 흔들리는 이를 먼저 뽑았다. 다른 하나는 2주 후 쯤 뽑기로 하고 치과 예약만 하고 왔다. 지난 주에도 이를 하나 뽑았는데, 이번주에도. 많이 컸다는 생각도 말도 자주 하지만, 오늘도 어김없이 그런 생각을 했다. 빠진 이 자리에 거즈를 물고, 딸은 피를 삼키는 것 같다며 질색을 한다. 그래도 차에 태우고 꽈배기 집으로 가서, 아침으로 먹을 꽈배기를 오랜만에 샀다. 아내는 딸이 먹고 싶다던 크림스파게티를 만들고 있다. 맥주를 한 캔 마시며 얼른 노곤해 지고 싶었지만, 배가 불러 밥을 먹기 힘들까봐 기다린다. 맥주는 역시 빈속에 마셔야 좋다던, 사랑하고 존경하는 교수님.. 더보기
넋 놓은 비질과 맥심 아이스커피 올 여름, 아니 올 봄 첫 맥심 아이스 게시다. 책상에 앉아 있느라, 한낮에 건물 밖으로 나가는 일이 없는 나는 한낮의 더위를 비켜가고 있다. 3시, 아직 더위가 가시지 않은 시간, 오늘 예정된 행사를 하나 마치고 약간은 느긋한 마음으로, 그래서 약간은 멍한 기분으로 아이스 커피를 한 잔 탔다. 드립커피만을 마시는 편이지만, 당분이 가끔 당기는 편이다. 씹을 게 있으면 좋겠지만, 씹을 것을 찾지 못해 마시기로만 한다. 휴게실에 들어온 제빙기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골무처럼 생긴 얼음을 넣어 밖으로 나간다. 운동장에 뛰는 아이들이 없으니, 학교에서 의외로 조용한 곳은 운동장을 바라보는 스탠드다. 호로록 마셔버릴 수도 있지만, 일부러 시간을 깔고 앉아 있는다. 별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별 .. 더보기
대학동기 회합의 역사적 의의 대학동기들을 근 2년 만에 만나고 돌아가는 길. 서로의 최신 소식을 업데이트하며 기억을 되돌리려 애쓴다. 부모님의 연세를 묻고, 아프신데 없는지 듣는다. 너는 어디 아픈데 없느냐 묻고 나이듦의 팍팍함에 대해 털어놓는다. 너의 새치는 어찌 앞머리만 점령한 것일까, 너는 언제 어느새 염색없이는 견딜 수 없게 되어 버렸나 서로의 안부를 묻고 마치 식순이 정해진 결혼식의 차례를 지키는 것처럼, 우리는 같은 학번 여학생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꼽아 본다. 순희, 영희, 지영… 끝끝내 생각나지 않을 이름을 담배 태우러 나갔다가 기억해 내서 들어온다. 그래, 19명 여학생, 7명의 남학생. 후배들 안부까지 묻고 들으며, 각자 가진 조각을 꺼내어 안부의 큰 그림을 누벼본다. 누벼도 누벼도 결국 넝마같은 현재. 대강 마무리.. 더보기
쓴 자리 일이 아니라면 무엇이든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때가 있다. 학교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재미를 위한 건 적다. 오늘 앞자리 선생님이랑 이야기 하다가, 쏜살같이 자리를 잡고 앉아서, 각자 글을 쓰고 다시 헤어지는 모임은 어떻겠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이야기는 페트리코에서 시작되었다. 페트리코는 비오는 날 흙에서 나는 냄새다. 비를 맞으면 땅에 있던 박테리아가 향을 뿜어낸다. 오늘은 오랜만에 비가 왔고, 비오는 날 땅냄새 이야기를 하다가, 페트리코를 검색했고, 그걸로 글을 썼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렇다면 글을 쓰는 모임은 어떤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자의식이 강하면, 자유로운 글이 어렵고, 그래서 교사는 글쓰기를 꺼리고, 생리를 하는 여성은 담고 버리는 과정을 통해 남성과는 다른 순환을 가지고, 덕.. 더보기
외면일기 - 수업나눔, 강의요청 비가 올 것 같은 하늘. 일단 자전거에 오르면 자전거를 세우고 싶지 않다. 세웠다가 다시 밀고 가는 게 제일 힘들어서 그럴까. 힘차게 타야 하는 것도 아닌데, 그렇다. 집에 와서야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것 같은 하늘을 사진으로 담아둔다. 일주일, 이제 이틀이 지났는데도 정말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난다. 학교에서는 늘 정신을 차려야 한다. 잠시 정신을 놓고 여유를 부리면 불쑥 튀어나와 나를 놀래키려는 것처럼, 하나가 마무리되면 하나가 튀어 오른다. 완벽하게 건강한 상태가 없는 것처럼, 완벽하게 평온한 상태도 없다. 그런 것을 알면서도 작은 일에도 흔들리게 될 때가 있다. 경상남도교육청에서는 수업나눔 행사라는 걸 운영하고 있다. 어차피 학교에서도 수업 공개는 해야 하니, 누구든 올 수 있게 신청해보는 것도 좋..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