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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출

최초! 자전거 타고 출장 자출(자전거 출근)의 궁극적 단계는 무엇일까? 아마도 차가 필요 없어져서 차를 없애버리는 게 아닐까. 요즘 같으면 가능할 것 같다. 매일 자출을 하고, 오늘 거의 자출만으로 한 달 동안 400km를 탔다. 기름값으로만 환산하면 얼마 되지 않지만, 도로에 뿌리게 되는 분진, 배기가스, 건강상의 효과 등을 생각하면 대단하다. 자출 하는 게 나지만, 나 참 대단. 자출을 하면서 가장 큰 장애물은 날씨인데, 여름이 되면 어김없이 다가오는 장마가 큰 적이다. 적은 비야 피할 수도 있고, 맞을 수도 있지만, 장마는 좀 다르다. 비에 젖은 길이 위험하기도 하고, 너무 비가 많이 오면 시야도 가리기 때문이다. 물론, 비보다 무서운 건 바람이라, 태풍이 온다면 절대 자전거를 타서는 안된다. 작년을 생각하면, 비가 오더라.. 더보기
일을 떠나는 퇴근 하루 종일 일을 한 것 같은데, 반드시 끝냈어야 하는 일은 끝내지 못한 것 같다. 그러고 나서 퇴근 하는 길은 뒤가 찜찜하다. 커피잔을 새로 샀다. 일 하는 책상에 앉아서 그런가, 예쁘던 찻잔도 후져 보인다. 그래도 하루에 커피 두 잔을 내려 마시며, 여유를 한껏 부린다. 하루에 한 번은 일부러 밖으로 나가서 학교 건물을 한 바퀴 걷는다. 마치 섬전체가 교도소인 감옥에서 단 한 번 운동을 허가받은 독방죄수처럼, 하늘 높이 뜬 햇볕을 볼 수 있는 시간은 하루 딱 한번이다. 그래도 집으로 오는 길, 내 몸에 내 털처럼 달라붙은 일을 떼어 낼 수 있는 시간이다. 페달질을 하다 보면, 붙어있는 일들을 떼어낼 수 있는 것 같고, 따라오는 일을 제쳐낼 수 있을 것 같다. 일터에서 집까지 빠르게 움직여서 거리를 만들.. 더보기
오늘도 자출 이상무 요즘의 자출, 자퇴는 성공적이다. 필요한 자전거가 있고, 필요한 물건이 있고, 아침에 잘 일어나는 편이다. 잠들기 전에, 다음 날 일터에 가서 입을 옷을 미리 준비한다. 봄날인만큼, 바지에 티셔츠 하나, 혹은 바지에 셔츠 하나를 챙긴다. 집에서는 6시 30분에서 40분 사이에서 나선다. 일터에 도착하면 7시 10분 가량되고, 씻고 머리 말리고 나오면 7시 30분 ~ 40분이 된다.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칼퇴하는 날이었다. 티셔츠 하나만 입어도 바람이 불어도 전혀 춥지 않은 날이다. 이제 하루살이들도 기승을 부릴 때가 되어서, 버프를 하고 고글을 낀다. 최대한 신호등이 없는 곳으로 자전거를 몰아 봄바람을 가르며 달린다. 마음은 느긋한데, 아침부터 들리던 자전거에서 나는 잡소리에 신경이 쓰인다. 앞쪽에서 나.. 더보기
까치의 입김 뜻하지 않은 순간에 뜻하지 않은 것을 보게 된다. 그건 우연이거나 기적이다. 오늘 아침에는 요즘 매일 그런 것처럼, 자전거를 금산교를 지나서 새로 난 자전거 도로를 향해 가고 있었다. 약간의 오르막을 올라야 해서 힘주어 페달을 밟는 구간, 영상 3, 4도에서 내 밭은 숨이 따뜻한 입김이 되어 나온다. 내 앞에 있던 까치는 총총 걷다가 폴짝 뛰어서 내 왼쪽으로 빠져 나가 앉았다. 그리고 나는 보았다. 까치가 내뱉은 입김을. 자전거를 세운다고, 다시 뒤돌아 본다고 그 입김을 다시 볼 수 없다. 앉아서 까치가 다른 입김을 내놓을 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다. 그래서 아무 것도 보지 않은 척하며 나는 계속 페달을 밟는다. 그리고 생각했다. "저 장면을 잊지 말자." 일기를 쓰다가 가까스로 그 장면을 생각해 냈고, .. 더보기
자전거 발자국 지렁이 아침 출근길. 요즘에는 금산교-속사교를 잇는 새로 생긴 자전거길로 가고 있다. 거리로는 같은데, 이전에 다니던 코스보다 신호등이 적어서 더 빠르게 도착하는 느낌이다. 게다가 공장지대로부터도 멀어서 공기도 더 좋다. 오늘 금산교를 넘어가는 데, 아침에 내린 이슬 위로 자전거 발자국이 있다. 몇 대나 벌써 지나간 건가 세어 봤다. 잠시 생각하면 한 줄이 한 대 갖지만, 자전거는 바퀴가 두 개다. 그러니 살짝 겹쳐진 두 줄이 자전거 한대의 궤적이다. 한 여덟대 정도인 것 같은데, 내가 집을 나선 게 6시 30분 쯤이고 이 다리를 통과하는 시점은 6시 40분쯤 되니, 그 전에 벌써 여러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이 다리를 건넜음을 알 수 있다. 서울의 한강만큼은 아니겠지만, 진주 사람들은 열심히 자전거를 타고 있다.. 더보기
급할 것 없는데, 여유를 부리지 않는 자출길 아침 자출, 바쁠 게 없는데도 좀 서두르는 마음이 된다. 늦을 리 없는데도 금방 조급해진다. 그래도 오늘은 가는 길에 한번 멈췄다. 걷는 길이 다르면, 보이는 풍경도 다르다. 호수처럼 잔잔한 아침의 남강을 보면서, 마음이 편안해진다. 자연이 사람에게 위안이 되는 것은 자연은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들과 일본으로 여행갔을 때, 사쿠라지마섬이라는 곳에 갔다. 그 섬은 사쿠라지마화산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섬인데, 작은 섬 어디에서도 사쿠라지마화산이 아주 잘 보였다. 마치 어디를 가나 멀리 벗어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가족들과 겨울에 제주도에 갔을 때, 한라산 정상이 눈에 덮여서 유난히 며칠간 한라산 정상이 잘 보이던 때가 있었다. 제주도는 사쿠라지마섬보다는 훨씬 넓어서, 한라산이 정말 멀리 보일 .. 더보기
출퇴근용 투어링 자전거에 프론트 라이트 고정, 설리 프론트랙, 제이미스 오로라 출퇴근용으로 열심히 타고 있는 제이미스 오로라. 프론트 라이트 위치가 애매했다. 아일렛이 여러개 있지만, 설리 프론트랙을 설치하면서 옵션이 많이 줄었다. 그래서 급한대로 측면에 라이트를 설치했는데, 프론트랙에 가방을 거치하면 라이트의 상당 부분을 가렸다. 여러가지로 검색을 했지만, 설리 프론트랙에 딱 어울리게 라이트를 달아놓은 것을 볼 수가 없었다. 가장 좋은 해결방법은 Problem solve라는 곳에서 만든 별도의 부품을 하나 사서 달면 될 것 같았지만, 한국 배송은 옵션에 없었다. 그래서 프론트랙 앞 쪽에 있는 아일렛을 결국 활용하기로 했다. 보통 브롬톤용으로 사용되는 프론트 라이트용 브라켓이 도착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입하긴 했는데, 가격에 따라서 품질에 차이가 나는 것 같다. 그래서 비슷한 .. 더보기
자출과 청바지 특별한 자출 복장이 없다. “자전거 타기 위한 복장”을 산 적이 없다.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옷을 사고, 그렇게 입어왔다. 자출을 할 때 가장 좋은 복장은 갈아입을 것 없이, 자전거 탈 때 복장으로 일하는 것이다. 아주 고수는 그렇게 하나 모르겠는데, 나는 자전거만 타면 땀이 적당히 나고, 옷을 갈아 입지 않고서는 찝찝해서 견딜 수가 없다. 그래서 요즘에는 아침에 갈 때는 이렇게 입는다. - 유니클로 검정색 조거팬츠 - 파타고니아 에어캐필렌 상의 - 파타고니아 나노에어 재킷 - 메리노울 양말 그리고, 가방 하나에는 학교에서 입을 옷을 준비한다. - 속옷 하나 - 바지(대개 청바지) - 셔츠나 긴팔 티셔츠 - 카디건이나 재킷 퇴근 할 때는 다시 갈아 입지 않고, 일하던 복장으로 퇴근한다. 자전거를 타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