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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자전거

자출과 청바지

“치골” 부분이 닳아버린 애정하는 청바지



특별한 자출 복장이 없다. “자전거 타기 위한 복장”을 산 적이 없다.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옷을 사고, 그렇게 입어왔다. 자출을 할 때 가장 좋은 복장은 갈아입을 것 없이, 자전거 탈 때 복장으로 일하는 것이다. 아주 고수는 그렇게 하나 모르겠는데, 나는 자전거만 타면 땀이 적당히 나고, 옷을 갈아 입지 않고서는 찝찝해서 견딜 수가 없다. 그래서 요즘에는 아침에 갈 때는 이렇게 입는다.

- 유니클로 검정색 조거팬츠
- 파타고니아 에어캐필렌 상의
- 파타고니아 나노에어 재킷
- 메리노울 양말

그리고, 가방 하나에는 학교에서 입을 옷을 준비한다.

- 속옷 하나
- 바지(대개 청바지)
- 셔츠나 긴팔 티셔츠
- 카디건이나 재킷

퇴근 할 때는 다시 갈아 입지 않고, 일하던 복장으로 퇴근한다.
자전거를 타면서 가장 옷이 많이 상하는 부분은 바로 엉덩이다. 정확히 말하는 자전거 안장에 닿는 ‘치골’ 부위다. 위 사진이 내가 아주 즐겨입은 청바지인데, 2년 정도 편하게 입었더니 저렇게 치골만 물빠짐이 심해져 버렸다. 오늘 버리려고 내놓기 전에 사진을 찍었다. 유니클로에서 아마 3D 머시기 진….이란 이름으로 나왔던 것 같은데. 전체적으로는 ‘테이퍼드’ 스타일로 허벅지보다 발목이 좁은 편이다. 허벅지 사이즈도 넉넉해서 아주 편하다. 발목이 좁아져서 자전거 탈 때도 페달링하기에 별로 불편하지 않다. (물론, 자전거 탈 때는 되도록 몸에 붙는 바지가 편하기는 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몸에 붙는 바지는 선호하지 않는다.) 얼마전 Swerve 에서 청바지를 하나 구입했는데, 분명 허리사이즈 31로 했음에도 입어보니 너무 불편하다. 내 허리 사이즈에 문제가 있거나 바지 사이즈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자전거를 위한 일상복을 검색하려면, city riding이나 urban riding으로 찾아봐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브랜드를 찾을 수가 없다. Rapha 라는 브랜드에서 제품을 좀 내놓고 있기는 한데, 오프라인 숍은 서울에만 있다. 자전거 탈 때 편히 입는 청바지가 하나 없어지면서, 편하게 입을 새로운 바지가 필요하다. 다시 괜찮은 바지를 찾지 못한다면, Rapha를 도전해 볼 수도 있겠다.

유니클로 바지는 4~5만원, Rapha는 20만원. 유니클로 청바지 4개를 바꿔 입느냐, Rapha 바지 하나를 입느냐의 대결(?)이 되려나?
아무튼, 바지야 수고했다. 그 동안 고마웠다. 너랑 달린 거리가 1000킬로는 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