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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책, 읽은 책, 읽을 책

짧아도 에세이는 에세이, 가장 가까운 사람을 관찰하고 기록한 이야기

#서평 제가 이 여자랑 결혼을 한번 해봤는데요. 글/그림 오사장. 주식회사김경희 출판사




  진주에 새로 생긴 독립출판서점(이라고 해봐야 이 서점이 독립출판물 서점으로는 처음이다. 응원하는 마음)에 갔었다. 넓지 않아서 금방 돌아볼 수 있었지만, 그냥 나와서는 안되니 책 두 권을 샀다. 이미 제목을 본 적이 있는 이 책 ‘제가 이 여자랑 결혼을 한번 해봤는데요’ 가 그 한 권. 몇 페이지를 꺼내어 읽어봤는 데, 글이 살아 있다. 친구를 앞에 두고 듣는 것처럼 귀에 꽂힌다. 그리고 남편이 바라본 아내의 이야기 아닌가? 다른 부부는 어떻게 살아가나 궁금증도 생겼다. 부부상담가도 아니고, 심리상담가도 아니고 그냥 남자가 쓴 책이니 부담도 없다. 이 책은 결혼을 하고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신혼일기 라는 태그를 붙여서 인스타그램에 올리던 것을 그대로 책으로 냈다고 한다. 저자의 아내가, 이 책은 거의 자기 책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고. (책의 소재도 아내, 남편의 일은 아내의 ‘말(소리)’를 글로 옮긴 것 뿐이라고 했다.) 분명 아내에게도 상당한 지분이 있지 않은가 싶다.


  이렇게 재미있는 책이 2쇄(2019.03.02. 현재)인 것을 보면, 역시 정식출판은 힘든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출판에 있어서도 좋은 책이 소개될 창구가 늘고 있으니, 독립출판이라는 용어도 그저 ‘출판’의 한 형식일 뿐, ‘소규모’, ‘비주류’라는 그늘을 곧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독립출판물이었다가 정식출판되어 2000권씩 찍어내는 경우가 생기는 것도 보면. 앱은 개인 개발자가 있다. 물론 팀으로 개발되는 앱이 더 많은 것이다. 기획, 디자인, 제작, 홍보까지 한 사람이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니. 하지만, 앱 개발을 직업으로 하는 게 아니라, 사이드프로젝트로 하는 거라면 천천히 해도 가능하지 않을까? 당장 내놓아야 하는 ‘신선도’가 중요한 앱이라면 팀으로 개발하고 빨리 출시하는 게 좋겠지만. 책도 마찬가지 아닐까? 시기에 맞춰 더 잘 팔리는 책이 있을테고, 어떤 이슈에 대해 그나마 빨리(대략 6개월은 걸릴려나? 이미 해당분야에 대한 권위가 있고, 원고도 있는 저자를 섭외한다면?) 책을 내놓으려면 출판사가 기획하고 출간하는 게 더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책들이 훨씬 많지 않은가? 개인의 기록이 역사. 일주일의 하루, 혹은 한 달의 하루를 잡고 어디든 모여서 이야기를 기록해가면 좋지 않을까? 내놓을 가능성은 있다.


밑줄

  • 흔히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없다고 하지만 어젯밤 나는 돈으로 치킨을 사서 은지 화도 풀어주고, 행복하게 만들어줬다. 그리고 그렇게 쉽게 화가 풀린 은지가 치킨을 먹는 모습을 보니 나도 덩달이 행복해졌다. 부자가 되면 은지를 아무리 화나게 만들어도 해결방안이 생김을 기억하고 오늘도 화이팅!

같이 진열되어 있던 책은 그의 아내가 쓴 책이었나 보다. 그 책도 궁금하다. 사서 읽어보세요. 온라인 구매도 가능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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