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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

스마일 키퍼 - 아들의 비폭력 대화 수업 참여 더 일찍 알게 되었으면 좋았을 걸 하는 것들이 있다. 나는 제법 예민한 사람이고, 사람들의 관계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분명 나만 그런 건 아니겠지만, 남들 속은 알 수 없고, 내 속은 여러번 들여다 봤으니 내 고민이 더 크게 느껴지는 면도 있으리라.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짐심도 중요하지만, 그 진심을 전달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그 전달의 상당부분은 언어를 통한다. 다른 사람의 말에 상처받고, 내 말로 다른 사람을 상처줄 수 있다. 비폭력 대화는 '아무도 상처받지 않는 대화'를 지향한다. 그 사람이 내뱉은 말에서 숨어 있는 욕구를 찾고, 공감에 이르고, 사람은 공감 받으면 말과 행동이 바뀐다. 이게 지금까지 내가 비폭력 대화 책을 읽고 연수를 들으면서 깨달은 부분이다. 학교에서 선생님들과.. 더보기
지는 가을에 빼빼로 지는 가을에 빼빼로 다음주 월요일부터 원격수업이다. 월, 화, 수요일을 원격으로 전환하면서 수능감독관이나 수험생들의 감염을 막자는 의도이리라. 감염 확산을 막을 생각이라면 1주일 정도도 가능하겠지만, 그 기간이 길어질수록, 1, 2학년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래서 오늘이 수능 '전' 날이 되어 버렸다. 여느때처럼 바쁜 하루를 보내고 퇴근을 한다. 오늘 퇴근길에는 가보지 못했던 길을 좀 갔다가 왔다. 영천강을 옆에 끼고 평소 가지 않는 길을 간다. 후두둑. 나는 은행잎 떨어지는 소리가 좋다. 그렇게 후두둑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떨어지는 은행잎을 한없이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고 싶다. 은행잎이 마구 떨어질 때는 마치 서로 손을 잡고 자유낙하하는 것처럼 하나가 떨어지고, 뒤어 둘, .. 더보기
달 밝은 날 저녁 식사 후 퇴근 길 2학기에 복직해서 우리 부서에서 같이 일하게 된 선생님이 있는데, 환영회 한번도 하지 못 했다. 큰 이유는 내가 일하느라 전혀 여유를 가지지 못해서. 1학기 때에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같은 부서 선생님끼리 앉아서 커피를 마시기도 했다. 여유가 사라진 이유는 무엇인가? 마감되지 않은 일 때문에 쉬지도, 일하지도 못하는 상태에 빠졌던 것은 아닐까. 하나의 일이 마감되어도, 큰 틀에서 보면 마감이 안되기도 한다.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아서,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은 없는 지 스스로 확인 조차 할 수가 없다. 모른다는 사실은 겁날 게 없다. 하지만, 모르는 부분이 있다는 걸 모르는 것은 아닐까 상상하면 불안하다. 식사를 마치고 나면 학교로 돌아가서 일을 할 생각이었다. 아침에 나오면서 아내에게 "저녁도 밖에.. 더보기
기록할 틈이 없다는 문제 기록할 틈이 없다는 문제 하루를 기록하는 일은 년초에는 열심히 했었다. 매일 일어나는 업무상 기록도 열심히 했다. 지금은... 기록할 틈을 갖지 못한다고 해야 할까, 기록하는 일을 뒤로 미루게 된다고 할까. 기록하는 일이 업무에 도움이 되고, 업무가 끝이 기록이 되어야 하는 데, 그렇지 않다. 좋은 방향이 아니다. 정신없이 보냈는데, 한 해가 끝나가고 있다. 결실을 맺어야 하는 시간인데, 한 해의 마지막에 내가 무엇을 얻고자 했는 지 잘 모르겠다. 어떻게든 돌아간다는 심정으로 달려온 것은 아니었다. 좀 더 시간을 내어 일을 하고, 정리하거나, 일만 하는 시간이 좀 줄어야 한다. 퇴근하는 길, 햇볕은 비출 것만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자전거를 세우고, 사진을 하나 찍어둔다. 거의 늘 나에게 안정감과 고민의.. 더보기
어제의 찬공의 섬 안개가 많은 날이 연일 계속 되고 있다. 더보기
맨투맨티셔츠와 책 오랜만에 아침 뉴스를 틀었다.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난 언니가 입고 있던 맨투맨티셔츠. 그걸 입혀준 분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는 트위터. 그걸 보며 눈물이 나서 먹고 있던 오트밀을 삼키지 못할 뻔 했다. 정말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학교에서 바쁜 하루를 보냈다. 당장 이 사태에 대해서 뭐라도 이야기 해야 하는 개 아닌가 싶은데, 그러지를 못하고, 아무 일 없는 하루를 보낸다. 늦게까지 일하고 오니, 딸의 아랫 입술이 부어 있다. 어지밤 책장애 붙어서 자다가 부딪혔다. 새벽에 한참 울다 다시 잠들었는데, 나는 새벽에 출근하며 딸의 상태를 확인하지 못했다. 날 반겨준 딸과 잠시 알콩달콩 하다가, 딸에게 책을 읽어준다. 빨리 재워야 하지만, 그래도 놀고 싶다. 한 권을 다 읽고 났는데, “와, 아빠는 어떻게.. 더보기
가야산 독서당 정글북 체험 지난해에는 책 읽고, 체험 활동하러 자주 왔었다. 자주 왔는데도, 편도 한 시간 반은 우리 가족에게 가까운 거리는 아니라 올해에는 좀 뜸했다. 그래도 숙소예약이 선착순에서 추첨제로 바뀌면서 곧 당첨되지 않겠나 기대하면서 기다렸다. 그리고 결국 당첨되어 오늘 오게 되었다. 입실 11시, 퇴실 11시. 우리는 체크인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방은 여기와서 뽑기로 배정받는데, 우리는 8번. 다락방 공간이 되기를 고대했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 아내와 아이들은 책도 보고 갖가지 체험도 한다. 우리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체험은 ‘슈링클’이다. 오븐만 있으면 가능하니, 이런 활동은 고등학생들도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이 나는 일, 일, 일. 조용히 일할 수 있어서 진도가 제법 나갔다. 물론 내.. 더보기
아들 때문에 외출 뭔가 눈에 들어가서 아프다는 아들의 전화. 덕분에 어제는 급히 외출을 쓰고 나와야 했다. 아들과 병원에 간 김에 점심까지 먹었다. 아들이 좋아하는 칼제비. 그리고 후식으로 플랫화이트와 에이드 한 잔. 은안제는 두번째인데, 노키즈존으로 운영한다는 안내가 붙어 있다. 14세 이하 아이들은 받지 않는다고. 어렵게 한 결정이라지만, 어쨌든 나는 환영할 수 없는 선택. 다시 갈 일은 없을 것 같지만, 플랫 화이트는 맛있었다. 아들 병원 때문에 외출한 것이지만, 맛있는 걸 먹고 아들이랑 이야기도 하고 나니 다시 학교로 들어가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충전이란 필요하구나. 나는 제법 찌들어 있었구나. 점심 식사 후, 산보라도 해야 하나 보다. 한 가을 날의 기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