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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

좋아하던 넷플릭스 시리즈 '블랙리스트'가 끝나고.. 악당을 연기하는 기분은 어떨까? 매력적인 범죄자가 있을까? 적어도 James Spader 가 연기한 범죄자는 매력이 있었다. 와인부터 예술작품까지 취향에 관해서라면 모르는 게 없으며,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감쪽같이 선물을 준비하고, 그러면서도 전세계에 펼쳐져 있는 범죄조직을 관리하는 사람. 나는 제법 많은 밤을 그가 출연한 The Blacklist를 보면서 보냈다. 2013년부터 제작 방영되었다지만 나는 한참 후에 이 시리즈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중에는 넷플릭스에서 매주 월요일 새로운 에피소르로 나오기를 기다렸다. 초반과는 달리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감이 떨어졌고, 제작비도 줄어들었는지 프로그램에 투입되는 자원도 너무나 줄었다. 그래도 James Sapder 혼자서도 극을 끌어나갈 수 있었다. 줄거리 .. 더보기
8월 넷째주 사진들 독서당 정글북에서 지난 주말을 보냈다. 복층형방은 겨울에나 좋을 것 같다. 더운 기운이 몰려들어 밤에 잠을 잘 수는 없다. 나무 그늘아래 있는 9호방이 좋아 보이더라. 그래도 브롬톤을 가지고 가서 잘 놀았다. 아들을 타게 해봤는데, 안장만 낮추고도 잘 타더라. 브롬톤을 타다보면 익숙해진다. 장마 때에는 머다가드가 있는 브롬턴만 타다 보니 오랜만에 제이미스 오로라에 앉아 출근을 하려니 자세가 어정쩡하다. 금요일 멀고도 먼 서울 출장길. 브롬톤을 대동했다. 때마침 타이어가 약간 찢어졌길래 BB5구경도 했다. 고교학점제.. 갈 길이 멀다. 서울에는 차도에 ‘자전거 우선도로’라고 쓰여 있었다. 차도를 달리는 게 좀 겁은 났지만, 그래도 좋더라. BB5 에서 나와 서울역으로 가는 길, 한강을 따라 달린다. 서울 .. 더보기
8월 셋째주 사진들 독서모임가서 연필을 선물 받았는데, 내 필통은 너무 속좁다. 연필이 삐져나왔다. 이번주는 비예보가 꾸준히 있어 브롬톤으로만 자출을 해야 했다. 비는 오지 않았다. 학생 대상 강의 때문에 진명여중에 갔었다. 분위기가 좋았다. 중학교 근무할 때 참 재미있었지. 바쁘면 글씨가 엉망이 된다. 종치면 바로 마친다!! 내 모토다. 그러기 위해 서둘렀다지만, 글자의 형상이 아니네. 더보기
태풍 카눈이 오지만 편안하기만 한 새벽 태풍 카눈은 오늘 9시 통영에 상륙한다고 한다. 신식 아파트인 우리집에서는 밖에 비가 쏟아져도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나는 선풍기 소리를 퍼붓는 빗소리로 착각하고 몇 번 눈을 떴다. 어제 저녁 먹은 수박 탓도 있다. 지금 4시 56분, 바람도 많이 불고 비도 많이 온다. 점멸하는 신호등이 태풍에 대비하라는 신호 같기도 하다. 태풍을 대비해서 미리 대피한 사람들도 있다는데, 걱정없이 방에 누워 밖을 구경하고 있으니 감사한 마음이다. 아들은 오늘도 일찍 일어났고 학원 숙제를 하고 있다. 나도 다시 잠들기를 포기하고 아직 마무리하지 못한 미국 여행기를 마무리 해야 겠다고 생각한다. 내가 마실 녹차를 준비하면서 아들에게 먹일 토스트도 준비한다. 아들은 녹차를 마시지 않는다. 약간 떫은 맛이 싫을 만도 하다... 더보기
복숭아를 깍습니다 복숭아를 무척 좋아하는 아내는 복숭아 털 알레르기가 있다. 복숭아가 담긴 플라스틱 용기가 지나가기만 해도 아내는 팔이며 손이 간지럽다고 한다. 하지만 아내는 복숭아를 좋아한다. 그러니 나는 사오고 씻고 깍아야 한다. 결혼하기 전에는 복숭아를 깍아 먹은 적이 없다. 우리 엄마는 복숭아를 씻어서 조각으로 잘라 줄 때는 있었어도 깍아주지는 않았다. 출장 갔다가 퇴근하는 길에 하나로 마트에 들렀다. 올해 복숭아는 처음 산다. 우리 가족은 모두 단단한 복숭아를 좋아한다. 손으로 눌러볼 수 없지만 단단한 놈을 잘 골랐다. '단단하다'고 쓰여 있을 때도 있었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다. 뒤집어서 꼭지 부분을 잘 봐야 한다. 꼭지가 이쁘지 않으면 맛도 없다. 복숭아를 깍아 주니 아내는 고맙다며 먹는다. 나는 과피에 붙은 .. 더보기
오늘만 살아선 안된다 갑자기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생각하고 있지 않고 생각하게 되지도 않았을 사람. 이름을 잊고 그 얼굴을 잊어가던 사람. 그런 사람이 있는데, 누군가와 이야기하다가 결국 생각나는 사람. 몇 해 전 같이 근무했다가 올해 또 같이 근무하게 된 선생님이 있다. 지난 학교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우리는 공통적으로 알고 있는, 기억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꺼내고 얼굴도 떠올리고 그들과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었는지 이야기했다. 누구는 이름만 누구는 성만 기억날 때도 있지만 결국 같이 있던 사람들을 많이 기억해 낸다. 그 선생님을 기억해내는 데는 시간이 더 걸렸다. 그 선생님과는 안 좋은 기억이 있다. 같은 업무 부서였다. 나는 배구하다가 새끼발가락이 부러지게 되었고 수술까지 하게 되어 학교를 비웠다... 더보기
나의 오버나이트 오트밀 언제부터 오트밀을 먹기 시작한 지 몇 달이 되었다. 이제는 약간 종이 씹는 것 같은 식감에도 익숙해 졌고, 달지 않은 식사에도 굉장히 익숙해졌다. 왜 오트밀을 시작했나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번째 아침을 차려 먹기 번거롭다는 것. 귀찮다고 말하려니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 귀찮다고 말하는 건 어딘가 잘못된 것 같아서 저어된다. 하지만 밥 한 끼를 먹으려면 반찬도 몇 가지 있어야 하고 국도 있어야 한다. 아침밥을 위해 저녁마다 반찬을 하는 것도 아니라 번거로운 일이 여러가지다. 그렇다고 매일 반찬을 사먹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나도 엄마 밥 혹은 집밥에 대한 향수가 있다. 엄마가 칼로 야채 다듬는 소리, 된장찌개 냄새에 눈을 뜨고, 눈을 부비며 앉아 맛있게 아침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밥을 먹어야 식.. 더보기
딸이 감기에 걸렸다 어제 밤 딸은 목이 아프다고 했다. 그리고 열이 조금 있었다. 오늘 아침 열이 여전했다. 37도를 조금 넘겼지만, 학교로 보낼 수는 없었다. 아침으로 내가 준비한 메뉴는 스프와 참치주먹밥. 딸은 스프만 간신히 먹었다. 가뜩이나 아침을 제대로 먹지 않아서 요즘 아침 메뉴에 신경쓰고 있는데, 오늘 아침은 실패다. 아내와 병원에 다녀왔고, 해열제를 먹고도 열이 37도 밑으로 떨어지지를 않아서, 오후 5시에 다시 병원에 가서 독감 검사를 했다. 독감은 아니다. 검사를 위해 코 안을 찔러서 딸은 기분도 좋지 않다. 샌드위치를 먹이고 좋아하는 젤리와 과자를 사러 집 근처 편의점으로 갔다. 젤리를 먹지 않고 쫄병스낵부터 먹는다. 그리고 책을 읽는다. 여전히 체온은 37도를 조금 웃도는 데도 기분이 안 좋아 보이지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