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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관련/학급이야기

학급활동 마니또 실패기 학급 활동에 실패는 없다. 실패는 없지만, 잘 되는 활동도 있기는 하다. 그간 담임을 해오면서 그렇게 힘들이지 않고도 뜻깊으면서도 학생들에게 재미를 주는 학급 활동은 매달 단체 사진 찍기였다. 사진을 찍으러 나가는 것(그게 교실을 바로 나가기만 하는 것이라 할 지라도)을 학생들이 힘들어 혹은 귀찮아 할 때는 있었어도 모두들 카메라 앞에서는 즐거웠고, 출력된 사진을 보면 더 즐거워 했다. 올해에도 매달 학급 사진 찍기는 진행 중이다. 단, 마스크를 쓰고 있다. 온라인 오프라인이 교차되면서, 두 주 정도 등교하면 한 달이 가버린다. 자칫하면 사진 찍을 타이밍을 놓칠 수가 있다. 지난 달에서는 그래서 교실에서 30일이 되어서야 찍을 수가 있었다. 학생들과 학급 친구들끼리 친해지기 위한 활동을 생각하다가 마니또.. 더보기
시험이 끝나도 갈 곳은 없고 오늘 시험이 끝났습니다. 어영부영하는 사이에 4월이 모두 지나가 버렸습니다. 3월에 사진을 찍었고, 저는 매달 사진을 찍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어서 학교를 벗어나려고 하는 학생들을 붙잡고 우리반 단체 사진을 찍습니다. 시험이 끝났지만 학생들이 마음편히 놀러갈 곳은 없습니다. 밥 먹고 커피숍 가서 맛있는 음료수 마시고, 노래방 가서 소리도 질러야 하는데, 몇 명이서 모이는 것부터 눈치가 보입니다. 이 틈에도 어쨌든 잘 쉬기를 바랍니다. 수고했다. 더보기
학생들은 관계를 그리워 한다. 학생들은 관계를 그리워 한다. 코로나로 아이들이 잃은 것들(김현수) Photo by Chris Montgomery on Unsplash 학생들이 그리워 하는 것은 관계. 학생들의 학업이나 생활습관이 관리가 되지 않으면서 교육부가 내놓은 정책은 실시간 화상수업의 확대다. 그렇게 하면 학생들이 좀 더 성실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을까? 선생님이 전화하고, 부모님이 깨워서 수업 앞에 앉아 있게 하는 데는 성공할 지 모르겠다. 하지만,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것이 공부를 하는 것이고, 그게 관리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과의 관계는 나도 목마른 부분이다. 관계에 성공해야 학생의 변화를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 보면 더 좋을 것 같지만, 매일 본다고 학생 간 관계가, 학생과 교사의 관계가 나아지는 것은 아.. 더보기
시험 기간을 앞두고 Zoom 으로 아침 조례 나도 얼굴을 드러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데, 부시시한 얼굴로 학생들이 아침에 얼굴을 드러내고 조례를 하고 싶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나야 할 시간에 일어나고, 너무 늦지 않은 시간에 잠자는 게 중요하고, Zoom으로 하는 조례는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오지 않는 주간에는 특별히 전달할 사항이 많은 것도 아닙니다. 학생들이 오는 주에도 저는 조례나 종례는 짧게 하는 편입니다. 훈화 말씀은 거의 하지 않는 편입니다. 전달해야 할 내용이 좀 많으면 따로 종이에 정리해서 게시합니다. 들어야 할 게 많다고 해도 그걸 모두 기억할 수는 없습니다. 다음 주가 시험이라 이번주 조례는 어떻게 할까 고민을 했습니다. 그 전에는 시간 여유가 있어서 반장과 부반장에게 가벼운 게임을 진행.. 더보기
출근하자 마자 하는 일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지만 학교에 도착하면 내가 1등이다. 발열체크를 도우러 오시는 분 빼고는. 자전거를 정리하고 컴퓨터를 켜고, 커피 포트에 물을 끌이면서 내가 하는 일은 메모다. 아침에는 두 가지 메모를 한다. - 오늘 반드시 해야할 일 - 반별 수업 진도 확인 Notion 에는 수업 시간에 무엇을 얼마나 했는디 기록한다. 무엇을 해야할 지는 포스트잇에 써서 수업용 클리어 파일에 붙여서 들어간다. 온라인 기록의 장점은 어디서든 확인할 수 있고 절대 잃어버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전자기기 가 필요하다는 점은 큰 제약이다. 포스트잇에 쓴 메모는 사라져 버릴 수 있으니 쓰고 나면 없어져도 되는 내용을 쓴다. 해야 할 일도 노션에 쓰지만, 두번 쓰더라도 포스트잇에 먼저 쓴다. 포스트잇에 손에 잘 익은 만.. 더보기
학생을 못 만나 더 피곤한 이유 출근길은 매일 매일이 새롭다. 자연은 반복되는 게 아니라, 늘 새롭다. 출근길은 엄연히 일하러 가는 길이 맞지만, 일을 하는 건 아닌 상태라서 충분히 풍경을 즐길 수가 있다. 아침마다 계절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온다. 따뜻해졌나 싶으면 다시 차가운 바람을 내보내고, 다시 추워진건가 생각하면 더운 햇볕을 내어준다. 사람이 갈피를 잡지 못하게 만든다. 사람이 신경을 쓰고 준비를 하도록 만든다. 그래서 야외로 나가 날씨의 변화를 느끼면, 더욱 강력하게 살아있다(being alive)고 느끼게 된다. 오늘 아침에는 강변으로 안개가 일렁이고 있다. 마치 천천히 끓는 것처럼 아래에서 위로 일어선다. 햇볕을 뚫고, 나무 사이에서 드러난다. 학교에 도착해서는 창문을 열고 커피를 내린다. 학생들과 줌으로 아침 조례.. 더보기
담임이 하는 일을 학생이 알게 하라 코로나 시대 담임, 청소하며 학생 기다리기 오늘은 목요일. 아침에는 줌으로 조례를 하며, 학생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눈다. 아침 조례를 하는 이유는 잠을 완전히 깨고 공부할 준비를 마치도록 만드는 데 있다. 요즘에는 줌에서 만나서 간단한 게임을 하고 헤어진다. 그 사이 학생들에게 자가진단을 모두 마치게 한다. 수업 진행되는 사항을 보고, 학생들이 수업을 제때 듣고 있는지 확인한다. 들어야 하는 수업을 듣지 않은 학생에게는 문자를 보내고, 가끔 전화를 한다. 오늘은 목요일. 오후가 되어 교실을 청소하기 시작한다. 지지난주에 청소를 할 때 보니 청소를 다 하고 났는데, 먼지 덩이가 많이 보였다. 학교 의자 때문이었다. 의자가 좋기는 한데, 이 의자는 의자 다리 아래에 먼지가 잘 뭉친다. 그러니 빗자루로 쓸고 .. 더보기
온라인 출첵 | 끝말잇기 학생들을 깨우고 공부할 태세를 갖추기 위해 이번주에는 Zoom 으로 실시간 조례를 했습니다. 첫날에는 학생들이 모두 들어오고, 8시 30분이 되었을 때 조례를 시작했습니다. 학생들에게 무엇이든 괜찮으니 카메라를 켜라고 했는데, 얼굴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니 썩 만족스럽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마이크는 켜고 학생들과 이야기하니 좋았습니다. 한 마디씩 하고, 저와 이야기 나눈 학생들은 나가도 좋다고 했습니다. 두번째에는 8시부터 Zoom 회의실을 열고, 들어오는 학생순서대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간단하게 밥 먹었느냐, 세수했느냐로 시작해서 개인적으로 챙길 게 있는 학생에게는 그 이야기도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이 모두 올때까지 기다리지 않아서 좋았고, 또 학생들과 한마디 이야기를 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