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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관련/학급이야기

교육과정 설명회, 부모님과의 첫만남 지난주 교육과정 설명회가 있었다. 교육과정에 대한 설명회이긴 하지만, 학교를 찾는 부모님들의 관심은 담임선생님을 만나보는 것. 아무래도 1학년 학부모님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편이다. 아직도 학교는 찾아오기 쉽지 않은 곳이라는 대부분 생각하고 계신 것을 보면, 앞으로도 학교가 얼마나 많이 변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담임으로, 부모님들이 가진 생각들을 듣고 싶다. 어떻게 내 아이에 대해서 아주 ‘객관적’이고 ‘냉철할’ 수 있겠냐만은 그래도 부모님이 관찰하는 학생의 모습을 듣는 것은 담임에게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부모님의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부모님이 학생을 안내하고 양육하는 방식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된다. 이 또한 학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반 학생은 총 36명. 부.. 더보기
타닥타닥 봄오는 소리 타닥타닥 봄오는 소리. 체육관 가는 길 학생들 비 맞지 말라고 지난 겨울 새로 설치한 비, 햇볕가리개. 봄볕 따스한 오늘 걷어가니 타닥타닥 소리가 난다. 깊은 속까지 차가운 기운이었던 것이 봄기운에 녹으며 몸을 좌악 펴는 듯 하다.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봄을 맞이한다. 교정에 이미 목련은 피었고, 나는 벌써 목련이 질때를 생각하며 목련의 이쁨을 충분히 감상하지 못한다. 내일은 목련 사진을 찍어야지. 더보기
2015. 우리반이 지켰으면 하는 것들 작년 3월 1일, 학급을 시작하면서 학생들에게 썼던 편지입니다. 지금 새로 만나게 될 학생들을 위해 편지를 준비하면서 다시 읽어보고 부족한 부분은 더 넣고, 다듬어 봅니다. 늘 담임을 맡고 아이들을 처음으로 마주하는 시간은 긴장된다. 이 아이들에게 영향을 주게 된다는 점에서 부담스럽게 느끼고, 무엇인가 도움을 줘야 한다는 점에서 걱정이 된다. “나는 준비가 되었나?” 돌아볼 수 밖에 없게 되기 때문이고, “나는 괜찮은 어른으로 아이들의 본이 될만한가?”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학급의 주인이거나 경영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교무실에서 보내고, 그만큼 아이들의 속속들이 사정을 알기가 어렵다. 하지만 한 교실을 함께 쓰는 아이들의 걱정과 곤란함을 듣고 그것을 해결해주고 갈등을 .. 더보기
#016 교실환경 : 묻는 말에 답하세요. 국민학교 다닐 때, 중학교 다닐 때, 환경미화 심사일은 아주 곤혹스러운 날이었다. 왜 그렇게 청소를 하는 지도 모르고, 마른 걸레를 들고 금속광택제를 들고 복도에 주저 앉아 난간을 닦고, 계단을 닦았다. 미쳐 머리를 자르지 못해서 학교 안에 있는 '티비보며 아이들 머리를 바리깡으로 자르는' 아저씨에게 머리를 맡기고 땜통을 얻어 오고는 했다. 손수건을 준비해야 하는 데, 준비하지 못해서 티슈를 여러개 겹쳐 흔들어 보고는 했다. (물론 이런 티슈들은 복도로 불려 나가서 좀 맞았다.) 이제 학교에는 그런 환경미화(?) 따위는 없다. 학교에는 청소만 하는 분도 계시고, 학생들은 자기 교실이나 복도 정도를 청소한다. 나는 아주 깔끔한 청소에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다. 학생들의 건강을 염려해서, 청소하고 환기도 하.. 더보기
#015 수능을 마친 제자들에게, 그리고 나에게 나는 첫 교사임용시험에서 떨어지고 나서, 내 친구들에게 ‘떨어졌노라.’ 연락을 했다. 그리고 아마 밥을 얻어먹었거나, 커피를 얻어마셨을 것이다. 친구는 떨어졌다는 내 연락에 좀 의아해 했다고 했다. 아니. 나를 걱정하고 있을 친구들을 생각하니, 먼저 연락하면 될 것 같았다. 나의 친구인 사람들은 내 기쁜 소식만을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다. 내 슬픈 소식도, 내 절망도 탄식도 들어줄 사람들이다. 그래서 나는 ‘나 떨어졌어.’ 이야기하는 게 힘들거나 이상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또 한 해를 버티기 위해 그 친구들의 응원이 필요했다. 참 신기한 일이 아닌가. 시험만 끝나면, 수능만 끝나면, 취직만 되고 나면.. 언젠가 어떤 끝을 향해서 가는 것 같고, 그 끝이라는 언덕을 넘으면 시원한 내리막길이 이어지고, 그.. 더보기
#007 우리반 작은 책꽂이 우리반 교실에는 작은 책꽂이가 있다. 내가 집에서 가지고 왔고, 내 책도 많이 갖다 두었다. 그리고 우리반 아이들에게도 친구들과 같이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갖고 오라고 했다. 그렇게 꽂혀 있는 책이 20권 남짓이다. 내 국민학교 시절을 생각하면, 교실 안에 여러 책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 학급문고 라는 것은 자취를 감춘 것일까? 중학교 근무하면서는 보지 못했고, 작년에 김해외국어고등학교에 근무할 때만 학교전체에서 학급문고를 조성했었다. 아이들이 책을 읽을까 어떨까 고민을 했지만, 일단 우리 교실에는 학급문고를 만들었다. 더 많은 학생들이 책을 가져올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책이 늘지 않는 것을 보면. 나도 책을 더 갖다둬야 하는 데, 책에 대한 안내를 간단히 해서 몇 권은 표지를 앞으.. 더보기
#005 학교 가는 길 학생으로 3년 정도 한 학교에 등하교 하다 보면 늘상 다니는 길이라는 게 정해지고, 그 풍경도 너무나 익숙해 진다. 사계절을 세 번정도 보면, 비올 때 비가 많이 모여 떨어지는 구석이 어디인지, 가장 더운 교실은 어디인지, 가장 빨리 매점으로 가는 길은 어디인지 다 알게 된다. 교사로 일하면서 최소 3년은 한 학교에 있었다. 학생일 때처럼 매점에 뛰어 가거나, 야자 마치는 종이 치기 전에 선생님 눈을 피해 학교를 벗어나야 할 필요가 없어서 어쩌면 학교 곳곳에 대한 기억은 더 적지만, 그래도 출퇴근 길은 등하교길과 별로 다를 바 없다. 어쨌든 수업시간을 이겨내고 집에 무사히 가는 길이니까. 우리 학교에는 큰나무도 있고, 꽃나무도 있다. 이미 동백꽃도 봤고, 요즘에는 도토리 나무에 도토리가 그득하다. 도시촌.. 더보기
시간관리 : 시간측정하기 올해 들어, 아니 4월 들어 가장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은 바로 가계부 작성이다. 결국 돈을 관리하기 위해서 인데, 관리하려면 내가 얼마나 가지고 있고, 보통 어떻게 사용하는 지 패턴을 파악해야 한다. 이는 시간관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최근 재미있게 보고 있는 팟캐스트인 "노트대마왕" 팟캐스트의 호스트는 수첩에 하루동안 일어난 일을 시간순으로 기록하고 있었다. 어떤 활동을 얼마나 했는 지, 어디에서 했는 지, 그리고 가능하면 누구와 관련된 일인지까지 작성하고 있었다. 그리고 일주일이나 한달을 기준으로 결산을 해서, 자신이 시간을 어디에 어떻게 쓰고 있는 지를 파악했다. 그렇게 일주일을 파악하고 나면, 자신의 생활패턴, 시간소비 패턴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러한 자료를 근거로 새로운 한 주의 계획을 세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