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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아빠로살아가기

쓸 만한 아빠가 되어 타이어를 갈자 뭐든 배워두면 도움이 된다..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면 뜻깊다. 나 혼자 자전거를 타는 건 즐겁지만, 아들의 자전거 타이어를 갈아주면서 나는 스스로 뿌듯하다. 아들은 아빠가 완벽하지 않다는 걸 곧 알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세지도 않고, 가장 똑똑하지도 않고, 최고로 부자가 아니라는 것도 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아주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가기를 아빠는 바란다. 아이들에게 더 좋은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나는 자꾸 내 한계를 높여가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게 그렇고, 책을 읽으려고 애쓰는 게 그렇고, 다른 사람들과 모여 책 이야기를 하는 게 그렇다. 아내와 잘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게 그렇고, 되도록 술은 아이들이 보는 데서는 안 마시려는 게 그렇.. 더보기
추석의 실패 이틀 전에 부산의 문구점에서 사준 작은 수첩. 딸은 거기에 우리 가족 이름을 쓰겠다고 했다. 먼저 딸은 자기를 시작으로, 엄마, 아빠, 오빠의 이름을 썼다. 그리고 부산 할아버지, 할머니 이름을, 그 다음에는 진주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름을, 그리고 고모, 고모부, 사촌들 이름, 삼촌, 숭모, 사촌 이름까지. 딸이 그렇게 이름을 쓰고 있으니, 이참에 가계도를 그려 보는 게 어떨까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작은 수첩에 달린 열쇠 잠그고 여는 걸 알려주느라 그 생각을 잊어버렸다. 내 어머니는 8남매 중 셋째고 덕분에 어린 시절에는 많은 사촌들을 만났다. 서울도 가고, 인천도 가고, 강원도에도 갔다. 비슷한 또래의 다양한 사촌을 만나는 건 신나는 일이었다. 서울로 올라가는 새마을호를 타는 게 곤혹스러웠고, 시외.. 더보기
엄마의 초록이들, 차례없는 추석음식, 문방구와 엄빠의 목소리 추석 연휴는 시작되었지만, 추석이 되기 전에 부산 집으로 왔다. 엄마는 오기 전날 전화를 해달라고 했다. 우리 오늘날에 맞춰서 음식을 하겠다고. 어제 엄마에게 전화를 했었고, 집에 들어서는데 기름 냄새가 가득했다. 우리 집에서는 차례를 지내지도 않는데, 엄마는 우리 먹이고, 싸서 보내려고 이렇게 음식을 했다. 아빠는 두부를 굽고 있었다. 엄마가 키우는 초록이들은 그 레퍼토리가 더 늘었다. 제법 나무 같아 보이는 녀석도 있다. 엄마의 고향은 강원도다. 어려서 일을 많이 해서 밭일이 싫었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일을 잘하고, 뭐든 잘 키운다. 내가 어릴 때 엄마는 이런 화초를 키우지 않았다. 직장에 다니며 딸 둘, 아들 하나 키우는 것만으로도 엄마의 하루는 고단 했을 테니. 어쩌면 조금은 여유가 늘.. 더보기
도전! 간단한 페이퍼크래프트! 추석 연휴 아이들과의 놀이감 긴 추석 연휴 초딩, 유딩 아이들과 놀기 위해 내가 준비한 것. 물론 칼질은 나의 몫이지만, 아주 간단하고 실제 제품의 미니어처라 아주 귀엽다. 아침에 샘플을 하나 만들어봄. 추석 연휴 동안 다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학교에서 학생이 이걸 하고 있는 걸 보고 진주문고에 전화해보니 재고 2. 어제 바로 찾아옴. 귀엽!! 더보기
저녁, 일상, 가족, 아들의 여자친구의 생일 어제의 피곤함을 아직 떨치지 못하고, 오로지 얼른 자야지… 이런 생각으로 버티고 있다. 오늘은 자출을 하지 않았다. 자전거를 타고 출근할 때는 집에서 늦어도 7시에 나간다. 그때는 아이들이 일어나는 시간이다. 딸은 좀 더 일찍 일어날 때도 있지만, 간신히 일어난 때에 인사만 하고 가는 경우도 있다. 아직은(?) 딸은 나를 보고 싶어하고, 어제처럼 딸이 잠들었을 때 출근하고, 잠이 들고 나서 퇴근하면 하루 종일 딸을 보지 못하고 지나간다. 오늘은 일어나서 샤워하고, 아침을 아내와 챙겨먹고, 딸 옆으로 갔다. 눈을 뜨고 나를 꼭 안아준다. 그리고 그렇게 옆에 누워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7시가 되어 딸은 아침을 먹으려고 앉았고, 나는 옆에 앉아서 밥을 떠먹이며 이야기를 나눈다. 내가 집에서 딸을 보살피거.. 더보기
바다향기 칼국수, 사천 무지개해안도로, 용두공원 나들이 토요일이라는 숙제는 자전거 라이딩으로 잘 마쳤다. 그리고 나는 어젯밤 넷플릭스를 켜고, 얼마전 시즌 2가 나온 어둠 속으로 라는 드라마를 모두 봤다. 한 시까지.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니 당연 오늘 아침은 늦잠을 잘 수 밖에. 드라마를 시작하면서 끝까지 볼 생각은 아니었는데, 에피소드가 짧아서 보다 보니, 시즌2 의 6개 에피소드를 모두 봤다. 시즌 1보다는 재미가 좀 떨어졌다. ‘태양이 뜨면 모두 죽는다. 태양을 피하라.’ 라는 세팅을 전하는 데 시즌 1을 다 썼지만, 결국 살아남아 여정을 떠나게 되는 사람들이 소개 되는 부분은 모두 재미가 있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어, 나(시청자)로 하여금 일단 살아남은 모두가 끝까지 살아남았으면 하고 바라게 만들어 버렸다. 고대하던 시즌 2를 모두 끝내고 나.. 더보기
초등아들 독서교육, 낭독, 책읽어주기, 불량한 자전거 여행 하루 종일 수업을 하고 와도, 9시가 되면 아들에게 책을 읽어준다. 딸이랑 같이 읽는 책은 그림책이라 두 권을 읽어도 금방인데, 아들에게 읽어주는 책은 이제는 글뿐이다. 내가 읽는 책을 보고 글만 있는 책을 어떻게 읽어? 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던 아들인데, 이제는 해리포터 전권을 몇 번이고 다시 읽는 사람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들에게 책을 읽어주기로 마음 먹었다. 우선 아들은 내가 책 읽어주는 것을 좋아하고, 나는 아들에게 책을 읽어주며 내 취향껏 책을 고를 수 있고, 또 이제는 많이 컸지만 오롯이 아들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아들은 일찍 글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 단어를 읽은 것은 3살때였고, 차를 타고 가다가 "약국"을 읽었다. 그렇다고 3살 때부터 글을 술술.. 더보기
집콕놀이 : 책으로 아파트 만들기 나의 자가격리 덕분에 학원도 유치원도 가지 못하게 되어 버린 아이들. 나는 내 방에 갇혀도 할 말 없고, 별 불만 없지만, 아이들한테는 미안하다. 놀아주지도 못해서, 놀 방법만 던져줬다. 책으로 건물 만들기 아이들 책은 책 앞뒷면이 대개 딱딱한 종이고 제본도 튼튼하다. 저렇게 세우면 저렇게 아이들 키만큼 쌓기도 쉽다. 아들도, 딸도, 처음 보는 책은 색깔책, 도형책이었다. 그저 검정색, 하얀색, 파란색 등등으로 가득찬 책과 사각형, 삼각형, 동그라미가 크게 그려진 책을 펼치고 세워 아이 주변에 깔아주던 때가 있었다. 오늘은 책을 쌓는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