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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아빠로살아가기

딸과 진주문고, 롤링핀으로 라이딩, 한여름의 인력거꾼. 바람을 가르라.

삐진 거 아님


딸과 아침 라이딩. 분명 9시 30분은 아침인데, 초전을 출발해서 진주문고 혁신 쯤 도착하니 이건… 여름… 텐덤바이크로 딸을 끌고 가는데, 다리를 오르고 나니 숨이 컥 막히는 곳 같았다. 내리쬐는 햇볕의 뜨거움은 어쩔 수 없지만, 내가 일으키는 바람으로라도 딸을 시원하기 해주려고 오늘 제대로 자전거 근육 단련.


여름이라는 테마의 멋진 매대

진주문고 혁신점 안은 사람이 없다. 둘이 집을 나설 따 “오빠가 없어서 좋다.” 라며 부녀만의 데이트에 기뻐하던 딸은 아침이라 손님이 없는 진주문고에 들어서며, “우리뿐이라서 좋다.”라고 했다.

딸은 곧장 악세사리 코너로 가서 만원 짜리 머리띠, 오천원짜리 머리핀을 고른다. 나는 오랜만에 책 구경. 그리고 책을 샀다.


같은 책 두 권 갖고 있는 사람


집에 와보니 이미 갖고 있던 책이다. 아하… 기억력에 문제가 생긴건가, 책덕후가 되어가는 건가. 후자라면 차라리 다행인가 싶기도 하고.

이미 악세사리를 갖고 온 딸에게 “슬러임이 낫지 않겠어?”. 슬라임은 싸구나. 그제사 슬라임을 발견한 딸은 머리띠와 핀은 두고 슬라임을 골라왔다.

자리를 옮겨 새로 문을 연 롤링 핀에서 크로와상, 레몬쥬스, 따뜻한 라떼를 주문해서 먹는다. 맛있더라. 딸은 연신 “이거 너무 맛있다”며, 빵을 먹어서 내 포크는 내 입을 찾지 못했다.

집으로 오는 길도 딸을 싣고 나는 신난 인력거꾼이 된다. 딸에게 바람을 보내려 몸을 숙이니 딸은 우습다고 난리다. 딸은 일어서서 바람을 맞고, 내게 더 빨리 달리자고 한다.

나는 딸없이 못 사는데,
딸은 아마 아빠없이는 더 못 살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