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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관련/또 다른 학교 이야기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어떤 문제점이 있을까?

Pixabay로부터 입수된 潜辉 韦님의 이미지 입니다.

2025학년도부터는 고교학점제가 전면시행 된다. 해당 학년도에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대입에서 영향을 받는 학생들은 그만큼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과거에는 문이과로 나뉘어 문과학생은 과학과 과목에 대한 소양이 떨어지고, 이과학생의 경우 사회과 소양이 떨어지는 문제점을 들어, 학생이 선택하는 교육과정에 방점을 찍는 제도이다. 그리고 제한적이긴 하지만, 학생이 선택하는 만큼 수업 참여도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학점제인 만큼 학점을 인정받지 못하는 진급이 되지 않도록 설정해서, 학생들의 학업 성취를 높이고, 과정중심 평가를 도입해서 모든 학생들이 자기 기준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수업을 구안하고 평가를 진행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학생들의 다양한 영역에 대한 학업을 권장하기 위한 제도인만큼 1학년 때는 공통과학과 공통사회를 모두 배워, 여러 과목을 선택하기 전에 다양한 영역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1학년 후반기에 2학년, 3학년에서 선택할 과목을 정하고 자신만의 교육과정을 만들어서 학업을 해나가면 된다. 이때 고려할 것은 자신의 적성과 흥미가 될 것이고, 자기가 입학하고자 하는 대학교에서 요구하는 교과목은 무엇이 있는 지 알아둬야 한다. 이 부분에서 이제 고 1인 학생들이 어떻게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고 교과목을 선택할 수 있겠나 하는 불만이 나온다.

그런 비판은 일단 제쳐 두고라도, 전면 시행되기 전에 해결되지 못한 과제가 눈에 띄니 짚고 가자. 학생들의 선택을 존중하여 과목을 결정하면, 기존의 담임교실제를 유지하기 힘들어 진다. 같은 반 학생들이라도 같은 시간에 모두 같은 수업을 듣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선택 교과에 따라 그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이 다양할 수도 있다.

대학교에서의 경험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대학교에서는 일단 1학년 때에는 교양 중심으로 수업을 듣는다. 그리고 학년이 높아지면서 전공기초, 전공필수 과목들을 수강해야 한다. 전공기초와 전공필수 과목들은 대개 위계를 가지기 때문에, 2학년은 전공기초의 수강비율이 높을 수 밖에 없고, 4학년 쯤 되면 거의 전공필수로 학점을 채우게 된다. 그리고 학과마다 차이가 있지만, 졸업을 하고 학사학위를 받기 위해서는 최소 이수 학점이 정해져 있다. 고교학점제를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쉽겠다.

단, 대학교의 수강 방식과 고등학교의 이전 방식을 비교하면 문제가 뻔히 예상된다. 어떤 이유로든 인기있는 강좌는 빨리 수강인원이 마감된다. 대형강의실의 경우 100명 이상도 수용할 수 있지만, 고등학교에서는 그런 식으로 운영할 수가 없다. 많은 학생이 수강할 것 같은 과목은 시간이나 요일을 달리해서 여러개가 개설된다. 그리고 수업 듣는 인원이 적으면 폐강된다. 대학생들은 자기가 들어야만 하고, 듣고 싶은 과목 중 선택해서 수강 신청을 한다. 대학생들은 각자 시간표가 다르다. 4년동안 130~140학점 정도의 수업을 들으면 되기 때문에, 매일 공강 시간도 생긴다. 공강 시간이 생기면, 각자가 알아서 공부를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쉬면 된다.

고교학점제를 전면시행하게 되면, 대학생만큼은 아니지만, 학생마다 다양한 시간표를 가지게 된다. 그렇게 학생의 선택을 존중하려면, 학생이 선택한 교과수에 적합한 교사 수급이 가능해야 한다. 그리고 공강시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으니, 이때 학생들은 보호할 공간과 인력이 필요하다. 학교의 교사수급은 학생의 선택에 따라 매년 바꿀 수가 없다. 공강이 생겼을 때, 이를 처리할 규정이 없다. 이 문제가 연구학교에서 이미 파악되지 않았을까?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일까? 전면 시행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 전에 해결점을 빨리 찾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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