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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essional Development

학생 자살 자해 예방 대응 역량 강화 연수..




이름도 길고 복잡하긴 하다. 하지만 강의는 짧고 명쾌했다. 경상국립대 교육학과 김창회 교수님이 와서 강의를 하셨는데, 짧은 시간의 강의였지만 쏙 빠져들 수 있었다. 대중 강연을 많이 하거나, 원래 좀 재미있는 분이거나, 교사들의 심리를 잘 알거나, 아님 모두를 갖춘 분일지도.

학교에 아픈 학생들이 있다. 말하면, 어떤 느낌인가. 학생의 일이 공부라면, 지금의 학생들은 과로하고 있다. 눈뜨고 보고 있으면서도 아무도 말리지 못 한다. 강의의 논점이 그것은 아니었다. 학교의 기능은 재양육에 있다는 게 교수님의 말씀이었다. 학생을 소중한 대상으로 인식하고, 학생들에게 그 확신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보통 침착함을 유지하고, 학생들을 인정할 수 있는 선생님이 필요하다는 것. 그러려면, 교사부터 건강해야 한다고 말씀하시기도 했다. (이 대목에서 선생님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갸웃하기도 한다. - 교사는 건강한가. 교사는 건강할 수 있는가?) 학생 생활지도란 사실 학생 상담이고, 학생을 판단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과연 그렇기는 하겠다.

작년에 학급을 맡고, 수업도 골고루 들어가며 가르쳤던 학생들을 올해에도 가르치고 있다. 아직도 가끔 이름이 헷갈리는 학생이 몇 명 있기는 하지만, 모두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고, 그 학생의 행동패턴이랄까, 됨됨이에 대해서도 대충 파악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가 학생들을 대하기가 편한 편이다. 물론, 자기 속내를 내보이지도 않고 말도 없어서 아직도 어떤 사람인지 알기 어려운 학생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서로 ‘아는 사이’라는 기분은 공유한다.

학생지도의 어려움은 학생들이 교사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이 아니라, 교사의 말을 들을 관계에 있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도돌이표 속에 같은 노래 같지만, 학생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가를 해결하려면, 다시 ‘교사인 나는 건강한가?’로 돌아온다. 교사가 자신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돌본다는 것은 ‘힐링’하며 기분을 전환하는 것과는 다르다. ‘기분 전환’은 전환 일 뿐이다. 다시 쉽게 반환점으로 돌아온다. 내 평상시의 감정이 어떤 상태인가. 이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고, 또 이게 쉽지 않은 일이다.

교수님이 하는 말씀에 선생님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반드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말해주는 사람이 있고, 그게 교사가 해야 할 일인 것 같다고 느끼는 건 좋은 경험이다. 하지만, 결국 방법으로 돌아오면, 손에 쥔 도구가 부족하다. 이 시점에서 나는 ‘비폭력 대화’를 떠올렸다. 누군가 대화를 시작한다면, 그 대화의 시작은 교사일 가능성이 높다. 교사가 어떻게 묻고, 학생의 답에 다시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대화를 만들어 간다. 시작도 중요하고, 흐름도 중요하다.

아직 결제를 하지는 못했지만, 예전에 봐둔 적이 있는 비폭력 대화 연수를 찾아서 다시 한번 목차도 살펴보고, 센터에서 하는 오프라인 강의는 언제 있는 지도 살펴본다. 바쁘고 바쁘다는 생각이 들어서, 신청까지는 못 했는데, 내일은 신청해야지. 밤새 비가 내리더라도, 내일 아침에는 좀 나아져서 자전거 타고 학교 갈 수 있으면 좋겠다. 내 건강을 돌보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