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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al 의 뜻에 대해 어필해보기

etymology online

 

어필하다? appeal? 

수업을 하는데, appeal to 라는 표현이 나왔다. 대개 학생들이 보는 지문에서 appeal 은 늘 to 와 함께 나온다. 그리고 책들은 예외없이 그 뜻을 "~에 호소하다"라고 써둔다. 이걸 우리 말로 설명해 주더라도 학생들에게 그 내용이 가서 닿을리 만무하다. "호소하다"라는 단어가 일상적으로 쓰는 단어도 아니고, 가끔이라도 쓰는 단어도 아니기 때문이다. 다행이도, '어필'이라는 단어는 일상어로 사용된다. 국어사전에도 등재된 것을 보니, 제대로 단어 대접을 받고 있다. 

 

네이버 국어사전

 

'어필'이 우리말에서 사용됨으로써 생기는 문제가 있다. appeal 을 대체할 우리말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appeal 은 '어필한다'고 할 때 그 어필이야. 

라고 말했더니 

그거 한자어인 줄 알았어요. 

라고 하는데, 그말이 반쯤은 맞다. 위 국어 사전에 나오는 것처럼, 한자어인 '어필'도 있다. 

 

 

네이버 국어사전

흔히 문제지에서 제시하는 의미인 '호소'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우리가 읽게 되는 apeal 에서 '호소'에 해당하는 내용들은 상당히 줄어들지 않을까. 

네이버 영어사전

 

네이버 영어사전에서 appeal 의 첫번째 뜻은 "상고하다"이다. 어원의 의미와 일치한다. 법정에서 사용되는 단어의 용례이니, 학생들과 읽는 지문에서 만나기는 어렵다. 

두번째 뜻은 '관심을 끌다, 흥미를 끌다, 매력적이다.' 이다. 많은 경우, 이뜻에 해당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도대체 그 많은 문제집에서 누가 왜 "호소하다"라고 해설을 해두는 걸까. appealing 의 경우, "매력적인, 흥미로운" 이란 뜻으로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된다. 

 

교과서에서 내가 다루었던 문장은 

But sharing assumes human interaction by its definition and appeals to basic human needs for community. 

이다. 

"공유는 그 본래뜻처럼 인간의 상호작용을 가정하고, 공동체에 대한 인간의 기본적인 필요에 호소한다"

 

결국 다시 '호소하다'가 적당해 보인다. 하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되려 나는 우리 말 중 '먹히다' 혹은 '통한다' 가 상당히 appeal 혹은  appeal to 혹은 appealing 의 의미를 잘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번 의미, 어떤 말이나 행위가 상대편에게 잘 받아들여지다. 

'먹히다'를 사용해서 위 문장을 다시 해석해 보면, 

"공유는 그 본래뜻처럼 인간의 상호작용을 가정하고, 공동체에 대한 인간의 기본적인 필요에 먹힌다/ 통한다." 

음, 우리말로는 여전히 어색하긴 하다. 하지만, '호소하다'보다는 의미가 좀 더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appealing을 번역할 때라면, '매력적인'이라는 단어보다도 '먹히는, 통하는'이 더 잘 어울린다. 

Naturally the museum is appealing.

당연히, 박물관은 먹힌다.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