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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아빠로살아가기

진주에서 아이와 주말 보내기

주말에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하는가? 이건 모든 부모의 공통된 숙제다. 아이들과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많다. 날씨도 중요하고, 아이의 성향도 중요하고, 부모의 성향도 중요하다. 그리고 나서, 주변에 어떤 아이템이 있느냐도 중요하다.

너무 춥거나 더우면 챙길 것이 많다. 추우면 몸이 움츠러 들고, 갑작스런 온도변화에 대비해서 아이를 잘 입혀야 한다. 요사이 느끼는 거지만, 어른들의 옷이야 워낙 기능이 빵빵해서 걱정이 없는데, 아이들의 옷은 그렇지 않다. 그러니, 더 신경써서 옷을 입히고 여분의 옷이나 방항용품을 준비하는 게 좋다. 너무 더운 날도 걱정이다. 차 안에 들어가면, 실내에 들어가면 시원하기는 하지만, 에어컨이 너무 강하면 아이가 여름 감기에 걸리기 십상이다. 늘 바람막이 하나쯤은 챙겨 다녀야 한다. 덥다고 차가운 물을 너무 먹일 수도 없다. 그러니 놀기에 적기인 때는 지금, 봄.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 지도 중요하다. 부모의 길잡이에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자신의 기질상 바깥 활동을 안 좋아할 수도 있다. 실내에서 고성을 지르는 못된 버릇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앉아서 조용히 무언가를 만드는 걸 좋아할 수도 있고, 추우나 더우나 밖에서 뛰어다니는 걸 좋아할 수도 있다.

아이의 성향이 어떻든 부모와 맞으면 좋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집에서 아내는 집이나 실내를 좋아하는 편이고, 나는 되도록 사람이 없는 야외를 좋아하는 편이다. 아이들 자전거를 태우러 나가는 건 보통 나고, 아내는 집에서 보드게임을 하며 아이들과 잘 놀아준다.

진주 같은 소도시는 아이들과 즐길 꺼리가 좀 부족하기는 하다. 하지만, 서울과 비교하면 인구밀도가 낮기 때문에, 줄만 잘 서면 무엇에든 참여할 수가 있다. 특히나 한 시간 아니 30분만 운전을 해서 나가도 도시를 벗어날 수가 있다는 건 큰 장점이다. 야외활동을 즐긴다면, 진주 근처에 야외 활동은 여러가지가 가능하다. 단, 아이들의 놀이를 위한 공간이 아니니, 위험에 대한 대비는 부모가 해야 한다.

진주에는 언덕이 많지만, 모두들 이라고 부른다. 망진산, 가좌산, 선학산. 어디든 주차를 쉽게 할 수 있고, 유치원생 이상이라면 걷는 데 큰 무리가 없다. 물론 유치원생이라면 중간에 안아주거나, 업어줘야 하는 건 당연하다. 이제 금산교-속사교까지 자전거길이 생기면서, 금산에서 평거신안까지 자전거로 모두 갈 수 있게 되었다. 다리를 건너야 하거나, 오르막 내리막이 있기는 하지만, 아이와 함께라면 평지 코스만 골라서 자전거를 탈 수도 있다. 그렇게 타려고 한다면, 평거신안 지역이 좋겠고, 엠비씨네에서 시작되는 자전거길을 탈 수도 있다.

금산교-속사교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우리가족이 모두 자전거를 탔다. 아내는 능숙하게 자전거를 익히기도 전에 자전거 타기를 그만둬서 아직도 자전거가 서툴다. 그래서 내리막이 나오거나, 차가 지나가거나, 사람이 나타나면 내리고 다시 타기를 반복하느라 좀 더 지쳐버렸다. 딸을 뒤에 달고 끌어주니 자전거를 타고 와서도 딸은 혼자 힘으로 타는 자전거를 더 타고 싶다고 아쉬워 했다. 그래도 팔공티에서 음료도 마시고, 집에 와서는 시원한 냉면도 먹었다. 짧은 봄이니, 틈새를 보아 잘 놀아야 한다. 다음주에는 어디로 가 볼까.

올해 첫 집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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