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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Stuff

세 컵짜리 모카포트 - 나다운 실수

나다운 실수

작은 모카 포트를 사용하다 보니, 커피를 연거푸 마시고 싶은 경우에는 방법이 없다. 하나를 더 사야지 생각하고 있다가, 늘 4컵짜리 혹은 5컵짜리를 사야지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그 동안 내가 사용하던 게 어떤 크기 인지는 몰랐었다.

새 모카포트를 사면, 신경써서 세척도 두 세번 해줘야 하니 새것 같은 중고가 가장 좋다. 중고나라에서 3컵짜리 비알레티 모카포트를 구입했다.

모카포트

두둥. 집에 있던 것보다 훨씬 상태가 좋다. 적어도 외관은. 아직은 제대로 맛을 잡는 데 성공하지 못했지만, 크기가 이미 갖고 있던 것과 같다. 기존에 사용하던 게 3컵 짜리였다니. 이전에 사용하던 모카포트에는 원두가 16g정도 들어간다. 새로 구입한 녀석은 18g 정도 들어가는 걸 보면 바스켓 크기는 좀 다른 것 같기는하다. 헌데, 18g으로 세 컵은 좀 무리 아닌가. 아무튼 이제 모카포트가 두 개가 되었으니, 연거푸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모카포트는 사용하고 나서 바로 씻을 수가 없다. 일단 뜨겁기 때문에 그렇고, 뜨거운 모카포트를 바로 차가운 물로 씻으면 열변형이 일어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어서 충분히 식기를 기다렸다가 씻어두게 된다. 모카포트는 잘 말려서 사용하기를 권장하고 있으니, 모카포트로 커피를 내려 마시고 나서 다시 마시려면, 한번 썼던 모카포트를 금방 또 사용하기는 어렵다.

내가 아는 레시피(팔팔 끓인 물을 보일러에 담고, 원형 종이필터를 끼우고, 약한 불에서 추출하기)로 시도해 봤지만, 원하는대로 커피 추출이 되지 않았다. 몇 번 더 해보면 나아지겠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모카포트는 늘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추출되었는데, 별다른 차이가 없는데도 추출이 안되니 이상하다.

이미 집은 물건으로 가득 차 있어서, 되도록 물건을 적게 들이려고 한다. 대단한 음식을 해먹는 것도 아니면서 우리집 싱크대 아래 위에는 물건이 가득 차 있다. 줄일 수 없으면 늘이지는 않아야 한다. 그래서 이쁜 컵을 사지도 않고, 맥주잔을 사은품으로 주는 맥주를 사지도 않는다. 한 1년은 고민하다가 산 모카포트. 그렇게 벼르다 사면서도 모카포트 용량에 따라 크기가 어떤지는 왜 신경쓰지 않았을까. 나다운 실수란 자주 저지르면서도, 나아지지 않는 부분이다. 더 이상 모카포트는 사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다행이라면 다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