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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Stuff

Anne pro 2 키보드를 사고 팜레스트를 사고..


이런 게 문제다.
무언가를 살 때는 대개 “사야한다”는 생각으로 산다.
내가 그렇다는 말이다.
그러다 보니, “조심해야 할 부분”은 열심히 보지 않는다.
사고 나서 포장을 뜯을 때까지는 욕구가 충족되어 가는 기쁨, 그런 것을 느낀다.
뚜껑을 열고 나면, 열정이 식듯,
새제품이 헌제품이 되는 것처럼 빠르게 욕구가 줄어든다.

단점은 후두둑 떨어져서 내 발등을 찍는다.

앤프로2는 포커 배열 키보드다. 숫자를 비롯한 몇 가지 키가 사라진 텐키리스보다 작다.
방향키가 사라졌다. 펑션키도 다른 키와 조합해서 써야 한다.
그걸 알고 샀는데도, 내가 자주 한글문서를 작성한다는 점은 잊었었나 보다.
아니, 생각해보면 잊지는 않았다. 한글 표를 만질 때, 자주 쓰는 키가 ctrl 키와 방향키다.
이 키로는 그 기능을 쓸 수가 없다. 아니, 아직 내가 파악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손목이 아프다.
기계식키보드는 처음이다.
나는 호구가 되기로 작정한 사람처럼, 사야 겠다는 생각으로 사야 하는 이유들을 생각하느라,
불편함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었나 보다.

기계식키보드는 높다. 많이 높아서 키보드를 두드려면 손등을 좀 많이 치켜 들어야 한다.
오른손은 별스럽게 힘들게 느껴지지 않는데, 왼손은 힘들었나 보다.
신음도 않다가 갑자기 신나게 아프다.
하마터면 이유를 찾지 못할 뻔 했지만,
물건을 잊고 길을 더듬어 가듯,
손목을 아프게 할 만한 생활의 변화를 찾아보니 키보드 밖에 없다.


흠.
키보드를 팔아버릴까.

9000원짜리 팜레스트를 샀다.
팜palm은 손바닥, 뺨이란 뜻이다.
레스트rest 쉬다.
이름 참 잘 지었다. 북한에도 이런 물건을 사용한다면, 손바닥쉼터.. 정도가 되려나.
아니다 너무 기니까, 뺨터..는 어떨까.

배송온 팜레스트 덕분에 좌우로는 작은 키보드지만, 아래 위로는 두꺼운 키보드가 되어버렸다.
좌우를 아끼고 아래위는 버렸다.
팜레스트에 palm을 rest시키니 이리 편하다.
다시금 이 키보드에 애정이 간다.
그나저나 ctrl 키 + 방향키 조합은 어떻게 해결할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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