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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추석 서울 출정- 체부동 잔칫집, 온고잉, 후암씨어터 불편한 편의점 추석 연휴 서울 출정. 서울을 벗어나는 틈에 서울로 잠입하려 했지만 서울이 괜히 서울이 아니다. 휴게소에서 쉬는 시간까지 합쳐서 6시간을 바쳐 서울에 들어왔다. 청와대 사랑채가 목적지였는데, 내부 리모델링 중이라 별로 구경은 하지 멋하고 그 옆 서촌과 통인시장을 돌아봤다. 대자를 시켰어야 했다. 들기름 향이 약간 나는 비빔국수가 서울 입성 후 첫끼니다. 온 가족이 ‘미식’이나 ‘대식’에는 관심이 없어서 우리 가족은 늘 눈에 뛰는 집에 그냥 들어간다. 시장안 분식집. 메뉴가 많은데도 금방 나온다. 면이 익을 시간만 있으면 음식이 되어 나온다. 시장이 죽었다지만 지방의 시장에 비하면 서울의 시장은 활황같다. 사람 상대하는 곳이라면 무조건 사람이 많아야 하는구나. 오래된 것들이 빌딩숲 사이에 새초롬이 자리잡고.. 더보기
폴 바셋, 라떼, 서울에서의 호사 서울에서 누린 호사 한 가지는 따뜻한 라떼. 부산에서도 먹어볼 기회(?)는 있었지만, 늘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였으므로, 나의 커피를 위해서 아이들을 기다리게 할 수도 없었다. IFC몰에서 밥을 먹고 아이들이랑 아이스크림이나 먹을까 해서 나는 '폿 바셋?'이라고 의견을 냈다. 우리 식구 뿐만 아니라 아내의 동생 식구들까지 다 같이 가고 싶었던 것도 아니고, 꼭 폴 바셋에 가야 했던 것도 아니었지만, 내가 가장 연장자였으므로 모두들 나의 말을 들어주었던 것 같다. 역시나 엄청난 인파, 넘치는 휘핑크림처럼 폴바셋 매장을 다 채운 손님들은 그 밖까지 나와 있었다. 나는 인내심있게 기다렸다. 폴 바셋은 2003년도 커피대회 우승자라고 한다. 그가 만든 커피 브랜드는 아니고, 매일유업이 운영하는 커.. 더보기
시간을 파는 상점 관람기 시간을 파는 상점 관람기 당일치기 서울 여행도 가능할거야? 라는 생각을 한 건, 이웃 가족의 서울 당일치기 나들이 이야기를 듣기 전에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친한 가족이 새벽에 올라가 밤에 내려오는 일정으로 서울에 다녀 왔고, 그렇다면 우리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 일정 중 주요한 것 중 하나가 대학로에서 연극을 보는 것이었다. 연극을 꼭 대학로에서 봐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학로의 극장 같은 극장은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배우들은 연극이 끝나고 저렇게 이쁜 포즈를 취해 주었고, 꼭 SNS에 올려달라고 했다. 인스타그램 따위는 이제 하지 않으니 이렇게 블로그에 쓰기로 한다. 시간을 파는 상점 평이 좋아서 보기로 했다. 아들은 불편한 편의점을 보자고 했지만, 아직 시작한 지 얼마 .. 더보기
순천 낙안읍성의 봄 아들은 세 번째, 딸은 두 번째. 둘 다 기억도 못하는 곳이지만, 나에게는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곳이라 오랜만에 찾아왔다. 그네도 굴렁쇠도 파전도 대장간도 기억나는데, 보호수가 이리 여러 그루 있었는지는 몰랐다. 완연한 봄이라 아이들 그네 밀어주다가 땀이 났지만, 그래도 밀어줬다. 땅에서 벗어나는 기분, 하늘을 나는 기분. 그네 타기는 기분 좋은 일이다. 어릴 때 그네를 타다가 ‘손을 놓으면 어떻게 될까?’ 하는 결론은 뻔하지만, 어처구니 없이 위험한 일에 대한 호기심 어린 질문을 가지곤 했던 생각이 난다. 만원짜리 파전을 시켜도 깍두기랑 콩나물 기본찬이 나와서 요기가 되었다. 술을 끊기 전이었자면 막걸리 한 잔이 생각났겠지만, 이제는 아니다. 다 좋았으나, 처음으로 성곽을 따라 걸은 것이 제일 좋았.. 더보기
라면 먹으러 김해천문대 오늘 해를 몇 번 봤나.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아침에는 안개 때문에, 낮 동안에는 학교 건물 안에만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밤 9시가 넘어서 퇴근했기 때문에. 주말에는 해를 보러 갔다. 부산 집으로 가기 전에 김해천문대에 들렀다. 예약을 해야지 우주 영상도 보고, 태양 관찰도 할 수 있는데, 예약 경쟁이 심하지 않은 곳이라 생각하고 그냥 갔다. 그런데 예약이 가득 차 있었다. 혹시나 취소하거나 시간에 맞춰 오지 않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서 예약자 발권 시간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 결국 입장을 하게 되었지만, 꼭 우주 영상을 보지 않았어도 김해천문대는 좋았을 것 같다. 천문대 아래에 주차를 하고 오르막 길을 제법 걸어가야 한다. 아이들은 진주에서 김해가는 길에도 멀미가 난다며 난리를 쳤는데, 맑은 공기를.. 더보기
함안에 가면 요링 우리가족은 외식을 잘 하지 않는다. 동네에 이삭토스트가 생겨서 줄이 한참 길 때도 우리는 모른 척 했고, 소고기집이 새로 생기고 매일 손님으로 들끓어도 최근까지 가보지 않았다. 우선 아내는 밖에서 돈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아이들이 어릴 때에는 맵거나 짠 음식들이 아이들에게 맞지 않아서 외식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제 아이들은 제법 커버렸고, 새로운 맛있는 음식에 도전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아이들과 아내가 함안박물관의 전시물을 열심히 보는 사이에 나는 카페와 음식점을 검색해 보기 시작했다. 나는 늘 밖에 나가면, 근처에 좋은 카페가 있는 지 찾아본다. 대개 그 카페에 가게 되는 일은 없다. 나만 커피를 마시니까. 그래도 카페를 찾아본다. 딸이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는 이야기.. 더보기
외출이 여행이 되어 함안 외출이 여행이 되어 함안 자전거를 타고 온 나는 낮잠을 조금 잤다. 이런 가을에는 한 시간이라도 더 밖에 나가 있어야 한다. 어디든 가자는 내 말에 아내는 '함안박물관'이 어떻겠냐고 했다. 가본 적은 없는 곳이지만, 출발. 도착해 보니, 여러 고분을 뒤로 한 박물관 건물이 멋지다. 불꽃무늬 토기에서 디자인을 차용한 것도 좋았지만, 입구에 얕은 물을 깔아둔 게 좋았다. 박물관을 사원 같은 공간으로 만들어준다. 전면 리모델링을 마치고 2022년 4월에 재개관했다고 하니, 모두 번쩍번쩍 새것이라 할 수 있다. 입구로 들어가면, 아이들이 박물관을 돌아보며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학습지를 하나 준다. 다 찍고 나면, 1층 입구 공간에 마련된 북카페에서 색칠하기 학습지를 할 수가 있었다. 유물 전시도.. 더보기
아이들과 경주 우양미술관 1박 2일의 경주 여행은 짧기만 하다. 그래도 경주에만 7, 8번은 왔던터라 가볼 만한 곳은 다 가봤다 생각했다. 예전에, 힐튼 호텔 옆 우양미술관이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누구였을까. 숙소인 황룡원에서 아침에 검색을 해보니 아이들에게 딱 맞는 전시를 하고 있다. Amazing. 화려한 색이 들어간 전시에다가, 관람객이 참여하는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다. 몇 가지 마스킹 테이프로 아이들이 무엇이든 꾸밀 수 있었다. 딸은 이름을 썼고, 하트를 만들었다. 아들은 ‘관계자외 출입금지’라는 안내문을 여러가지로 덮어보며 즐겼다. 하루 정도 전시를 하고 나면, 상당 부분은 다시 떼어내야 되지 새로운 관람객들이 새로운 상상력을 펼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0시에 오픈하자 마자 들어가서 다행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