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덧과 아들

2014.12.16 04:20



2014-11-27 at 17.12.50


입덧.
한 5년 전만 해도, 입덧은 티브이 드라마 속에서 여배우들이 좋지 않은 안색으로 시어머니 앞에서 '욱, 욱' 토할 듯 말 듯한 것이었다. 임신의 징후를 보여주는 것 이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곧 나에게 입덧은 생활로 다가왔다. 첫째를 입원했을 때, 아내의 입덧은 정말 심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고, 아내도 무엇이 필요한지 잘 알지 못했다. 먹는 족족 토해냈고, 먹을 수 있는 것도 아이비 스낵, 얼음, 물 뿐이었다. 냄새 때문에 집에서 밥을 할 수 없었고, 냄새가 심한 음식을 조리할 수도 없었다. 나는 같이 굶기도 했다. 그래도 그때는 아내와 나만 돌보면 되니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물론, 지금은 힘들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그때는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

이제 아내는 둘째를 임신했고, 입덧이 시작되었다. 4주부터 16주 정도까지 입덧한다는 데, 아내는 일단 4주차가 되자 마자 입덧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가벼운 매스꺼움으로 시작되는 것 같다. 어릴 적 아주 버스를 오래 탔을 때를 생각해 보라, 그렇게 크지 않은 배를 탔던 때를 기억해 보면, 그 매스꺼움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 그렇게 시작된 매스꺼움은 조금씩 더 심해진다. 요즘 아내는 거의 일어나지 못하고, 밥은 한 번에 한 숟가락 정도만 먹는다. 그리고 딸기를 자주 먹고, 너무 신 과일은 먹지 못한다. 유분이 많은 음식은 토하면 냄새가 심해서 아이스크림도 먹지 못한다. 밥 냄새는 당연히 잘 맞지 못해서 임신 사실을 확인하자마자 햇반을 가득 사뒀다. 다행히 아들은 햇반이 더 고소하고 좋단다. 그나마 아침에는 몸 상태가 좋은 편이지만, 저녁 시간이 되면 찡그린 표정으로 매스꺼움을 참는다. 이제 9주 정도 지났으니 앞으로 한 달이 좀 더 넘게 남았다.

그러니 아들은 나와 함께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좀 놀아주고, 밥을 준비하고. 다행히 아침에는 아내가 밥도 차려 먹고, 아들 어린이집 가방도 싸줄 때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 내가 아들 얼굴을 씻기고, 입을 옷을 챙기고, 밥을 먹이고, 어린이집에 데려다 준다. 이 정도만 해도 힘들기는 하다. (하지만 이렇게 아들과 같이 출근하는 게 큰 기쁨이다. 이야기도 충분히 하고.)

오후가 되면, 아들을 데리러 간다. 아들과 뜨거운 재회를 하고, 집 근처를 좀 걷거나, 마트에 가거나, 집에 가자, 안 가겠다 실랑이를 좀 벌인다. 집으로 오면, 저녁을 바로 준비한다. 반찬이 있다면 아들이랑 좀 놀 수 있다. 반찬이 없다면, 아들 손만 씻기고 반찬을 해야 한다. 그렇게 저녁을 준비하고 나면 아들이 놀아달라 성화. 야구, 축구, 농구, 나는 악당 아들은 번개만, 씨름, 자동차 경주…. 등등. 그렇게 놀다가 저녁을 먹인다. 같이 안 먹으면 아빠 혼자 먹고, 너도 혼자 먹게 두겠다. 협박 아닌 협박을 해서 밥을 같이 먹는다. 그러면 설거지를 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온다. (반찬이라도 하는 날이면 왜 그렇게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건지…. 그렇다고 즉석 음식을 사면, 엄청난 쓰레기가. 물론 즉석은 몸에 좋지도 않으니) 그러면 아들을 씻겨야 한다. 10분 알람을 맞히고, 기다린다. 5분만 더 놀겠다는 아들 말에 다시 5분 알람 맞히고 기다린다. 씻으러 가서는 아들을 씻기고, 나는 대충 씻으면서 그 사이 아들은 놀게 둔다. 내가 제일 힘들어하는 게, 아들 닦이고 로션 바르는 건데, 당최 가만히 이지 않았느니 참 힘들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지 않은 걸로 뭐라 하지 않는다. 아이가 너무 가만히 있으면 이상하지 않을까?)



그러면 잠시 시간이 있다. 이쯤 되면 아들은 그냥 엄마 옆에 있고 싶어 할 때가 많다. 침대에 누워 있는 엄마 옆에 가서 엄마 사랑 좀 받는다. 그동안 나는 그냥 멍하니 앉아서 쉬거나, 책을 읽는다. 이때 읽는 책 멋이 꿀맛이다. 그리고 아들이 다시 나오면 놀기 시작한다. 이때에는 보통 야구를 한다. 던지고 치고, 아들이 홈런을 쳐야 끝난다. 홈런은 아들이 친 공이 내 머리를 넘어가는 것. 제발 홈런을 빨리 치면 좋겠지만, 자주 나오면 홈런이 아니잖은가. 그리고 시계가 8시를 넘으면 이제 양치질을 시킨다. 요즘에는 는 양치질도 온전히 혼자 하려고 한다. 혼자 전동칫솔(나는 평생 전동칫솔을 써본 적이 없는데, 아들이 아주 부럽다.)로 이를 닦는다. 혀도 닦고. 그럼 나는 헹굴 물을 주고, 10번 입을 헹구라고 한다. 아들은 5번만 헹구고 나서 10번 헹궜다고 이야기 한다. 이제 밤에 읽을 책을 고르기. 늘 10권씩 읽자고 하는 데,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9시라 늘 5권 정도만 읽고 잘 때가 많다. 책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즘에 좋아하는 책은 하 땅 자연관찰 시리즈 중, 버섯, 사마귀, 메뚜기, 거미에 대한 책. 그리고 '마르크스의 모험'이라는 책. 나도 아들 책을 읽으면서 공부가 된다. 마르크스의 모험이란 책은 첫 페이지 빼고는 글이 거의 없다. 그래서 더 할 얘기가 많다. 책 속에 나오는 사물의 이름도 대고, 무슨 이야기인지 묻기도 한다. 꼭 책이 글을 담고 있지 않아도 되는 거다. 그렇게 읽고 나서 이제 잠자리로.


전용 변기에서 쉬를 하고, 나랑 꼭 앉은 다음 자리에 눕는다. 요즘은 같이 이야기 지어내기도 한판 한다. 그리고 잠자리에 든다. 9시가 넘으면 나쁜 요정이 와서 눈을 뜨고, 안 자는 아이들 눈을 빼먹기 때문에 눈을 꼭 감고 있겠다. 이때 나는 휴대폰을 밝기 최소로 해두고, 페이스북을 하거나, 글을 읽거나 한다. 휴. 이렇게 휴대폰을 안 만지면 내가 먼저 잠드는 적도 많다. 아들은 한 두어 번 더 일어나서 물을 마신다. 그리고는 꼭 나한테는 왜 안 자느냐고 물어본다. 아들 지켜주려고 깨어 있는 거야 한다. 그렇게 잘 자고 나면 개운하다. 어젯밤에는 아들 옆에서 같이 잤다. 새벽에 내 코에 자기 얼굴을 대고 안아주는 데 아주 좋더라. 사랑해주는 것도 좋지만, 사랑받는 것도 좋다.


쓰고 나니, 아내의 입덧 때문에 내가 뭐가 힘든지 쓴 글이 아닌 것 같이 되어 버렸다. 몸은 좀 피곤해졌지만, 아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됐다. 그래서 행복하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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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갈지자로 걷고 싶단다.

2011.02.04 23:27















설연휴라 부산으로 진주로, 
가족들을 만나고, 친지들께 인사드리려고 좀 돌아다녔네요. 
먼 거리가 아니라, 
긴 운전을 하지는 않았지만, 
아내 몸이 불편할까 늘 걱정이 되는 건, 
이제 출산예정일이 한달도 안 남았기 때문이겠죠. 

2주전에 병원에 갔을 때는, 
우리 알콩이의 몸무게가 2kg이 채 안된다고 들었는 데, 
마지막 한달 동안 몸무게가 부쩍 늘어난다니, 
알콩이는 집이 좁아지는 것이고, 
아내는 배가 더 무거워지는 것이겠죠. 

오늘 설맞이 순회를 마치고, 집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리면서, 
꼬부랑할머니처럼 허리를 숙이고, 
갈지자로 걷고 싶다고 하네요. 

아이는 머리를 밑으로 하고 완전히 자리를 잡았고, 
또 아이는 조금더 무거워졌고, 
그만큼 엄마는 불편해집니다. 


아내가 입덧을 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든 생각이었지만, 
남자들의 국방의 의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여자는 임신을 하니까.. 뭐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흘리는 사람들도 많았던 것 같은 데, 
남자의 군생활은 그것대로, 
여자의 임신과 육아에 대한 부담은 또 그것대로 완전히 다른 문제구나 라는 생각이 한번 더 들었습니다. 
두가지 '고생'을 두고, 
같은 값으로, 한 가지 기준으로 비교 하는 것자체가 터무니 없고, 말도 안되는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습니다. 

아내는 처음에 제대로 먹지 못했고, 
이제 좀 먹을만하니, 제대로 소화가 되지 않습니다. 
이제는 숨쉬는 것도 불편하게 느껴진다니, 
체험해보지 않은 내가 어떻게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싶네요. 

명절은 지나가고 있고, 
제 아이는 세상으로 나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초보 아빠인 저는 그저 '긴장'만 하고 있지만, 
아내는 더 하겠죠. 

오늘 아내의 외가쪽 어른 중에 한 분이, 
'애가 태어나면, 신혼은 끝난다.' 라고 말씀하셨는 데, 
'알콩달콩'하던, 깨볶던 신혼이 끝난다면,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하는 결혼생활이 시작되는 거겠죠. 
그렇게 '서로의 노력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늘 최선을 다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아내는 갈지자로 걷고 싶다 합니다. 
갈지라로 걷는 모습도 이뻐 보입니다. 
아내만 편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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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저려서 밤에 자주 깨는 아내

2011.01.21 09:47















이제 산달이 얼마 남지 않으면서, 아내의 배도 많이 불렀습니다. 
알콩이의 움직임은 더 크게 잘 느껴집니다. 
밤에 아내 옆에 누워 있으면, 
알콩이가 제 골반을 간질입니다. 

알콩이에게,
'알콩아, 왜 이렇게 간질어~. 아빠랑 놀고 싶어?' 라고 말하곤 합니다. 

아내가 입덧할 때는 정말 정신이 없었습니다. 
아내가 밥냄새도 맡지 못하고, 음식을 너무 가렸습니다. 
그리고 싱크대에서 올라오는 냄새나, 화장실에서 나는 냄새도 너무 힘들어 했죠. 

그 입덧하는 기간이 저도 정말 힘들더군요. 
같이 굶기도 하고, 일을 마치고 오면, 정신없이 집안일을 했습니다. 
요즘에는 아내가 운동삼아 집안일을 하니, 저는 되려 많이 편해졌습니다. 

아내는 입덧이 심할 때,
'이렇게 입덧이 없었으면, 어쩌면 알콩이가 자라고 있는 지 없는 지 몰랐을 수도 있을 것 같아.' 라고 말했던 게 생각나네요. 이때부터 아빠로서 노력을 같이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배가 나오기 전에는 정말 아이가 있는지 믿기지 않았고, 배가 나오는 걸 보면서도 잘 느껴지지 않더군요. 뱃 속에서 움직이는 알콩이를 느끼기는 하지만, 제 뱃 속에 있는 생명이 아니라, '실감'이 잘 나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내 아들 - 알콩이

그래도 '있는 척','정말 대화하는 척', '보이는 척' 하다 보니, 이미 알콩이는 우리 가족이라는 생각이 확실하게 들더군요. 아이를 가지는 데 너무 힘들어 하시는 분이거나, 아이를 가지고 있다가 사고로, 혹은 다른 어떤 이유로 뱃 속에서 이별을 하는 분들의 마음을 생각하니, 정말 마음이 짠해지더군요. 그리고 건강하게 자라주고 있는 알콩이에게 다시 고맙고, 참고 견디고, 기꺼이 불편을 참아내는 아내를 보니, 아내에 대한 존경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역시 엄마다..

요즘에 아내는 자주 다리가 저리다고 하더군요. 사실 저리는 것보다는 다리에 쥐가 나는 게 더 힘든 것 같습니다. 한 한달전부터 자다가 저를 깨웠습니다. 비명을 지르면서 말이죠. 처음에는 정말 어리둥절 했는 데, 그렇게 쥐가 나더군요. 딱 종아리 부위만 쥐가 나더군요. 정신도 못차리고 일어나서, 스트레칭 해주고, 조금 주물러주고 다시 잠이 들었습니다. 

어젯 밤에도 두번을 깼는 데, 제가 너무 피곤해 하는 것 같았는지, 아내는 3, 4번은 더 쥐가 났던 것 같답니다. 혼자서는 잘 풀어주지 못해서 다시 쥐가 나고, 다시 쥐가 나고 했던 것 같은데..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빠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아내를 더 위하는 남편이 되어야 겠더군요. 아내는 힘들고 지치고, 피곤해서 남편에게 기댑니다. 남편은 그 아내의 힘듦, 지침, 피로를 경험하지 못하니, 아내의 상태에 완전히 공감하긴 힘들겠죠. 그러니 맘을 몰라주는 남편을 보면, 아내는 또 얼마나 속이 상할까요. 

몸무게가 1, 2 킬로그램만 찌고, 평소 잘 입던 바지의 허리가 불편해지기만 해도, 하루 종일 허리에, 배에 신경이 쓰이는 데, 배가 산만해지는 아내들은 얼마나 더 힘들까요. 

오늘은 아내와 만난지, 6년이 되는 기념일입니다. 아내는 신경을 안 쓰고 있는 것 같네요. 뭘 준비할까 생각만 하다가 시간이 많이 지나버렸습니다. 지금 생각하고 있는 건, 3년전쯤 혼자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하면서, 녹음했던 것들을 CD로 굽고, 편지를 쓸 생각입니다. 알콩이에게 안좋을까봐 마음대로 먹지도 못하고, 몸매가 달라졌으니 옷도 사고 싶어 하지 않고.. 그래서 편지를 써봐야 겠습니다. 


알콩아, 
엄마 너무 힘들지 않게, 쑥 나와야 한다. 
아빠는 알콩이를 사랑한다. 하지만, 아빠한테는 엄마가 일순위!!
아빠가 사랑하는 마음을 크게크게 키울테니, 
알콩이에게 주는 사랑이 모자라지는 않을거야. 

알콩아, 
늘 건강하고, 건강해라.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건강하면, 
행복은 널 좇아다닐 거야. 사랑한다. 


여보, 사랑해. 

자기도 이 글을 보게 되겠지?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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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크리스마스 살펴보기

2010.12.20 00:10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무얼 해야 할까? 

[그림1]


올 해의 겨울 방학은 내년에 시작합니다. 
학교 사정상 재량휴업이 많았던 터라, 수업일수를 채우려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방학이 내년이라니. 

아이들은 크리스마스를 정말 맘 편히 쉬면서 보내지 못하게 되었고, 
저도 또한 그렇네요. 

그리고는 나는 크리마스에 어떤 추억들이 있나 떠올려 봅니다. 

  • 초등학교 시절의 크리스마스 카드 만들기 : 저는 수업 시간에 크리스마스 카드 만드는 게 너무 좋았습니다.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도 좋았지만, 별 예술적 재능없는 초등학생이 만드는 카드가 그리 멋지진 않았겠죠. 그래도 그걸 친구에게 주고, 친구에게 바라는 점, 고마운 점을 짧게 쓸 수 있다는 게 좋았습니다. 우리는 이미 그때 알게 되죠. 내가 준 것을 받고, 기뻐하는 사람의 모습에서 우리가 또 얼마나 더 큰 기쁨을 느끼게 되는 지 말이죠. 수업 시간으로는 모자라니, 집에서 누나와 동생과 둘러 앉아서, 친구들을 위한 카드를 엄청 만들던 기억이 납니다. 친구들에게 다른 그림들을 그려 주려고, 누나가 산 여러가지 캐릭터가 그려진 책을 보며, 열심히 그림을 베꼈던 기억이 납니다. ^-^ 요즘 받는 우편물 중 챙겨놓아야 할 것들은 대부분 '청첩장'뿐이라 그때가 더 그리워지네요. 
  • 친구들의 집에서 밤샘 : 아들로 자라면서, 크게 덕본 것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외박'이 쉬웠던 점은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나쁜 짓이라고 모르던(?) 애였던 터라, 친구들끼리 모여서, 농구도 하고, 축구도 하고, 라면도 끓여먹고, 그게 그냥 그렇게 좋았던 것 같습니다. 친구 아버님이 하시는 노래방에 가서 또 열심히 놀고 말이죠. 그런 친구들 지금은 자주 볼 수 없지만, 그 친구들과의 추억은 향기나는 그림처럼, 머릿 속에 떠올리기만 해도, 제 마음에 은은한 즐거움을 더해주는 것 같습니다. 
  • 걷고 또 걷던 밤 : 이런 추억이 정확히 크리스마스 때였는지 확실하지 않네요. 그래도 옷깃을 여미고, 부들부들 떨면서 걷기 시작해서 한바탕 웃으며 집으로 들어왔던 기억이 있으니 분명 겨울이었겠지요. 이제 많이 자라 대학생이 된 친구들과 술도 한잔 하고, 노래방에도 갔다가 너무 가깝지도, 그렇다고 멀지도 않은 길을 걸으며, 하늘도 올려다 보고, 미래를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 어설픈 데이트 : 지금의 아내와 데이트를 생각하면, 여러번의 크리스마스를 보냈지만, 내가 참 즐겁게 해주었던 가 생각을 해보니, 또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 아내에게 물어봐야 겠습니다. 그리고 둘이 앉아서 우리 어떻게 크리스마스를 지냈었는지 한번 생각도 해보고, 기록도 해봐야 겠네요. 작년에는 아내에게 직접 만든 팝업카드를 선물했습니다. 학교에서 틈만 나면, 머릿 속으로 카드를 만들고, 실패하고 하면서 꽤나 이쁜 카드를 만들어 선물했는 데, 지금도 그 카드는 참 잘 만들었구나 생각이 드네요. 올해에도 무언가 준비를 해줘야 하는 데, 아내에게도 스스로에게도 '요즘 바쁘니까'하고 핑계만 대고 그냥 넘어가진 않아야 겠습니다. 

겨울을 떠올리면, 자주 마시지도 않는 코코아를 손에 쥔 기분을 생각합니다. 늘 자가용을 타고 다니니, 차가운 바깥 날씨에 덜덜 떨며 길을 걸을 일도 별로 없지만, 추위에 떨다가 안경에 김이 잔뜩 서리게 만드는 그런 찻집(대형 커피체인점이 아닌)에 들어가, 아내와 코코아를 함께 마시는 생각을 합니다. 행복은 그런 느낌이고, 그런 그림이겠지요? 

좀 차고, 좀 매정하고, 좀 인정머리 없어 보이더라도, 우리가 돌아보기만 하면, 우리 앉을 자리며, 우리 손, 발, 언 얼굴 녹일 틈은 주는 게, 그게 인생이겠지요. 행복은 그런 순간에도 곁에 있겠지요. 

내일은 또 다른 한주가 시작됩니다. 모두 어둔 밤에 더욱 빛나는 별처럼, 단순하지만, 살가운 캐롤을 연주하며, 반짝이는 꼬마전구들처럼 힘차게 반짝반짝 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미지출처 : [그림1] : http://www.joe-ks.com/archives_dec2007/MountainDewChristmasTreeF.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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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I-Phone)으로 영어공부하기 : Evernote활용하기

2010.10.26 21:06
















영어공부를 하고 있고,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영어를 더 잘 익힐 수 있을지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의 영어공부도 좀 더 즐겁고,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다면, (영어의 간편한 왕도를 찾자는 생각은 아닙니다.), 좀 더 내가 익숙한 기기를 활용해서, 내 영어공부에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고민합니다. 


오늘은 스마트폰(저의 경우엔 아이폰3GS)을 쓰면서, 가장 많이 활용하는 노트 앱인 Evernote를 활용하여 영어공부를 하는 데 대해서 써볼까 합니다. 




Evernote는 자신이 작성한 문서를 웹공간에 편하게 동기화시켜 저장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내 컴퓨터에 설치하고 사용할 수 있다지만, 저는 설치는 하지 않습니다. 그만큰 컴퓨터로 긴 노트를 작성하지 않기 때문이고, 저는 뭔가 긴 글을 작성할 때에는 Google Doc을 쓰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아이폰으로 Evernote를 쓸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영어공부(라고 쓰고, 훈련이라 읽습니다.)하는 데, Evernote와 아이폰을 활용하는 방법
1. 주된 영역 : 단어이해, 말하기 - 일종의 Retelling stories
2. 꼭 필요한 것 : 좋은 생각 한 권(과월호라도 상관없음), 아이폰(혹은 Evernote앱이 설치되는 스마트폰)
3. 있으면 좋은 것 : 사전 혹은 전자사전
4. 진행순서 
  가. 먼저 준비한 좋은생각을 꺼내고, 오늘 날짜에 맞는 페이지를 폅니다. (달은 달라도 상관없죠. 2월이라면 문제? ^-^)
  나. 하루에 두가지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두가지 다 읽어봅니다.
  다. 둘 중 하나 마음에 드는 이야기를 고르세요.
  라. 좋은생각은 치우고, 방금 선택한 이야기를 영어로 한다면, 어떤 표현이나 단어는 꼭 알아야 할지 생각해보고 메모합니다. 이 과정에서 사전을 좀 찾아도 됩니다. 한영사전을 쓰시면, 당연히 콩글리쉬를 사용하게될 가능성이 있지만, 괜찮습니다. (시간이 별로 없으시면, 바로 다음단계로 넘어가셔도 됩니다.)
  마. 책을 다시 보면서, 중요한 문장에는 표시(밑줄 등)를 하고, 필요한 단어나 표현들을 사전으로 찾아봅니다. 이 때, 한-영 사전을 통해서 표현을 찾고, 같은 표현을 영-한, 영-영 사전에서 확인하고, 예문으로 재확인한다면 좋습니다. 시간이 없고, 여유가 없다면 한-영 사전만으로 필요한 표현을 갖춥니다.
  바. 이제 책을 마주하며, 최대한 간단한 문장으로 말해봅니다. 이 경우에, 한 문장씩 번역을 하지 않으려면, 그 문장 전체의 의미에 맞춰서, 뜻이 통하도록 말해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대한 쉽게 표현해서 말이죠.
  사. 위 연습을 여러번 할 수 있으면 좋습니다.
  마. 이제 아이폰을 꺼내어, Evernote앱을 열면 됩니다. '음성'메모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녹음 하시면 됩니다. 
  


<Evernote앱 열고, '음성' 선택>




<3, 2, 1 카운트 다운 후, 녹음이 시작되면, 좋은생각이야기 녹음>



<제가 녹음해놓은 것들이 보이네요>



<녹음을 하고, '동기화' 시키고 나면, 컴퓨터로도 파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어공부라고 하면, 좀 막연하게 들리실 지 모르겠지만, 좋은생각은 우리 일상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책이라, 평소에 사용할만한 한글 표현들이 많이 나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쓰는 은유나 비유 표현들이 있으니, 그걸 글자 그대로 영어로 옮기려고 한다면, 콩글리시 투성이인 영어가 되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되도록이면 쉽게, 그리고 그 내용만 풀어서(너무 표현 양식에 얽매이지 않고) 영어로 말해보고자 한다면, 의미있는 학습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양적 성장을 통해서, 질적 발전을 꾀할 수 있습니다.

말하기의 경우, 다양한 상황에서 이야기를 해보는 것이 정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내용중심으로 이야기를 읽고, 그것을 표현해보려고, 이렇게 저렇게 머릿 속으로 생각해보는 것 자체가 큰 영어공부가 된다는 것이죠. 그리고 영어교육계에서 늘 인기있는 'meaning'(유의미한) 학습이 어느 정도 되는 것이죠.


저는 아내의 뱃속에서 열심히 자라고 있는 우리 아기, 알콩이, 에게 좋은 생각을 매일 읽어줍니다. 물론 아이를 위한 책을 먼저 읽어줍니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나 '사과가 쿵' 같은 책이요. 그런 책을 먼저 읽어주고 나서, 좋은생각을 읽어주고(주로 행복한 이야기, 가슴 따뜻한 이야기), 그걸 영어로도 읽어줍니다. 우리 알콩이에 제 영어연습의 파트너가 되는 것이죠. 알콩이를 상대로 연습하고 나서, 아이폰을 통해서, Evernote에 녹음을 합니다.

녹음을 하고, 웹으로 바로 동기화가 되면, 다른 사람과 공유하기도 좋습니다. 영어공부 파트너가 있다면, 그 파일들을 공유하면서, 파트너의 이야기를 읽고, 그에 대해서 말로든, 글로든 코멘트를 달아보는 것도 훌륭한 영어공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공부한 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성취감을 주는 데 도움이 되죠. 녹음 10개를 하면, 나에게 선물을 주겠어 라고 생각해도 좋고, 저처럼 아내에게 자랑해도 좋습니다. 꾸준히 하고, 쌓여가는 녹음 파일들이 여러분 공부의 포트폴리오가 되겠지요. 저도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고, 가끔 녹음하는 걸 잊기도 하고, 너무 피곤하면, 녹음은 하지 않은 채 잠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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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 Icon
    sykim81

    좋은 방법이네요. 에버노트 무료 제공 용량이 조금 적은 게 약간 아쉽습니다만... 조금 다른 얘기지만 smart.fm 어플도 혹시 써보셨는지 모르겠는데 단어나 간단한 표현 암기에는 거의 최고의 어플인 것 같습니다.

  2. 음.. 무료용량에 대해선 생각못해봤네요. ^-^ smart.fm 다운은 받아놓은 것 같은데.. 사실 아이폰으로 공부~잘 하지 않습니다. 짬짬이 책읽는 데 활용하는 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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