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덧과 아들
입덧. 한 5년 전만 해도, 입덧은 티브이 드라마 속에서 여배우들이 좋지 않은 안색으로 시어머니 앞에서 '욱, 욱' 토할 듯 말 듯한 것이었다. 임신의 징후를 보여주는 것 이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곧 나에게 입덧은 생활로 다가왔다. 첫째를 입원했을 때, 아내의 입덧은 정말 심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고, 아내도 무엇이 필요한지 잘 알지 못했다. 먹는 족족 토해냈고, 먹을 수 있는 것도 아이비 스낵, 얼음, 물 뿐이었다. 냄새 때문에 집에서 밥을 할 수 없었고, 냄새가 심한 음식을 조리할 수도 없었다. 나는 같이 굶기도 했다. 그래도 그때는 아내와 나만 돌보면 되니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물론, 지금은 힘들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그때는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 이제 아내는 둘째를 임신했고, 입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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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갈지자로 걷고 싶단다.
설연휴라 부산으로 진주로, 가족들을 만나고, 친지들께 인사드리려고 좀 돌아다녔네요. 먼 거리가 아니라, 긴 운전을 하지는 않았지만, 아내 몸이 불편할까 늘 걱정이 되는 건, 이제 출산예정일이 한달도 안 남았기 때문이겠죠. 2주전에 병원에 갔을 때는, 우리 알콩이의 몸무게가 2kg이 채 안된다고 들었는 데, 마지막 한달 동안 몸무게가 부쩍 늘어난다니, 알콩이는 집이 좁아지는 것이고, 아내는 배가 더 무거워지는 것이겠죠. 오늘 설맞이 순회를 마치고, 집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리면서, 꼬부랑할머니처럼 허리를 숙이고, 갈지자로 걷고 싶다고 하네요. 아이는 머리를 밑으로 하고 완전히 자리를 잡았고, 또 아이는 조금더 무거워졌고, 그만큼 엄마는 불편해집니다. 아내가 입덧을 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든 생각이었지만,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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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저려서 밤에 자주 깨는 아내
이제 산달이 얼마 남지 않으면서, 아내의 배도 많이 불렀습니다. 알콩이의 움직임은 더 크게 잘 느껴집니다. 밤에 아내 옆에 누워 있으면, 알콩이가 제 골반을 간질입니다. 알콩이에게, '알콩아, 왜 이렇게 간질어~. 아빠랑 놀고 싶어?' 라고 말하곤 합니다. 아내가 입덧할 때는 정말 정신이 없었습니다. 아내가 밥냄새도 맡지 못하고, 음식을 너무 가렸습니다. 그리고 싱크대에서 올라오는 냄새나, 화장실에서 나는 냄새도 너무 힘들어 했죠. 그 입덧하는 기간이 저도 정말 힘들더군요. 같이 굶기도 하고, 일을 마치고 오면, 정신없이 집안일을 했습니다. 요즘에는 아내가 운동삼아 집안일을 하니, 저는 되려 많이 편해졌습니다. 아내는 입덧이 심할 때, '이렇게 입덧이 없었으면, 어쩌면 알콩이가 자라고 있는 지 없는 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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