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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요일

글쓰기는 생각의 과정이라고? 글쓰기는 생각의 도구이며 과정이다. 글을 쓰면서,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쓰게 되고, 생각했던 것들을 정리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한 100일 정도 매일 글을 써보고자 한다. 하루에 한 가지 정도는 생각을 한다. 그 생각의 '끝'에 이르지 못하면, 글로 남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 쓰고 있는 글이 그러하다. '글쓰기는 생각의 과정이다.' 라는 생각을 붙잡고, 스스로 계속 질문을 이어간다. - 그래서 글을 써야 한다는 말인가? 그렇다. - 마무리하지 못한 생각을 글로 쓰면, 끝도 없고 결론도 없는 글이 되지 않을까?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글을 쓰는 가운데, 생각은 자리를 잡게 된다. 흙탕물을 앉혀두면 앙금이 가라앉듯, 날뛰는 생각을 쥐고 앉으면 무게 있는 생각들은 정리가 된다. 글이 끝나.. 더보기
휴대폰 없이 한 달을 살아야 한다면.. #글요일 아들이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충전기에 연결된 휴대폰의 배터리 상태를 확인한다. 100퍼센트인데, 날씨 좀 확인하고 엄마한테 문자 보내고 나면 2% 떨어지고, 3% 떨어지는 걸 자기 몸에서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것처럼 느끼나 보다. 아들은 코로나 사태 덕분에 휴대폰을 얻게 되었다. 내가 아이패드에 넣어 쓰려고 유심을 하나 개통했는데, 코로나가 닥치면서 혼자 집에 있게 된 아들에게 그 유심을 줬다. 예전에 쓰던 휴대폰을 꺼내어 유심을 넣어줬다. 아들이 연락하는 사람은 나와 아내 뿐이다. 매일 매일 배경 화면을 바꾸고, 매일 매일 화면에 앱을 정리한다. 지금도 좋아하는 '브롤스타즈'라는 게임이 주로 배경화면이 된다. 휴대폰 화면 캡쳐 하는 걸 가르쳐줬더니 너무나 좋아하면서 게임 화면을 캡쳐해서 바탕화면으로 만들.. 더보기
운동장에서 우리 아들 찾기 우리 아들 찾기. 수영을 마치고 자전거를 타고 혼자 점심을 먹고 집으로 오는 길이었다. 때마침, 초등학교 점심시간이다. 공을 차며 노는 아이들이 많아서, 혹여 우리 아들도 있나 좀 살펴봤다. 운동장을 스캔하는데, 있다 우리 아들이. 공을 쫓으며 발을 놀리며 운동장에 있다. 나는 반가운 마음에 이름을 크게 부를까, 우리 아들이 나를 쳐다보지 않을까 생각만 하면서 그대로 서 있었다. 아들이 친구와 어울리며 들리지는 않지만 무언가 이야기를 주고받는데, 자랑스럽기도 하고, 의젓해 보이기도 하고, 조금 멀어져 버린 것 같기도 한 느낌이 들었다. 아이를 낳고부터 늘 부모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아이를 자신의 일부처럼 키우되, 전혀 모르는 남처럼 놓아줄 수도 있어야 한다’라고 생각했는데, 커가는 아들을 보면 내 마음.. 더보기
모교로 가서 가을 즐기기 갑자기 대학교가 보고 싶어서... 딸은 운동화를 안 신는 버릇을 해서, 주말에 외출할 때 운동화를 차에 가지고 갔는데, 그렇게 운동화는 엄마와 함께 엄마 일터로 가버렸다. 오늘은 유치원에서 전통놀이를 한다며 운동화를 신고 오라는데, 신을 수 있는 운동화가 하나 있는데, 딸은 이상하다며 신기를 거부. 그렇게 30분을 울다 짜증 내다가 결국 유치원으로 갔다. 갔다기보다는 데리고 갔다. 입구에서는 안아주기는 했지만, 나도 딸도 기분은 별로다. 신발만 있었던 게 아니다. 오늘 일정을 확인하고 어제 입었던 옷을 세탁해뒀어야 하는데, 어제 딸 새 구두를 살까 해서 나가느라 미처 빨래를 하지 못했다. 오늘 아침에 빨래를 돌린 덕분에 세탁기에서 나오기는 했지만 말려야 한다. 다리미를 꺼내서 다리기 시작한다. 뒤집어서 .. 더보기
책에 대한 내 가장 오래된 기억 집에는 책이 충분하지 않았다. 내가 국민학교 다닐 때에는 학교 도서관에도 책이 많지 않았다. 책을 읽기에 아주 편안한 책상도 의자도 부족했다. 집에는 책이 가끔 들어왔다. 부모님은 분명 고심해서 ‘전래동화 시리즈’, ‘위인전’, ‘효녀 효자 이야기 시리즈’를 구하셨을 것이다. 내가 대단한 인물이 되지는 않아도 괜찮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면서. 부모님은 왜 우리에게 책을 사주셨을까. 없는 살림에 책을 사면서, ‘이거 밖에 못해줘서 미안한 마음’을 가지 시진 않았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다. 당신의 아이들은 몸이 덜 괴로운 일을 하며 살기를 바라시고, 그러려면 남들보다는 아니어도 남들만큼 책을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도 하셨을 것 같아 짠하다. 부모님의 책 읽는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나는 집에 있는 책을 읽.. 더보기
20190619 #글요일 주제 : 책(혹은 글)읽기에 대한 나의 최초의 기억 #글요일 주제를 매주 정하는데, 대개 수요일 아침에 정한다. 미리 정하면 좋겠지만, 굳이 미리 정할 이유도 없다. 나만 먼저 주제를 알고 있으면 반칙인 것 같기도 하고. 수요일, 같이 만나기 전까지 글요일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여러 가지 주제가 머릿속을 지나가다가 결국 제일 좋은 녀석이 나온다. 모이는 사람도 다르고, 장소도 다르고, 모임에 가면서 보는 것도 다르다. 가는 길까지 내 마음속 주제 리스트는 영향을 받는다. 오늘의 주제도 아침에 정했다. (슈테판 츠바이크, 유유출판사, 2019.)를 읽던 중이었다. 츠바이크는 여행 중 만난 재치 있는 소년이 문맹인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책이 없는 세상', '글을 읽지 않는 자신의 삶'이 어떨 지에 대해 생각한다. 그는 이렇게 썼다. 나는.. 더보기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보세요 글쓰는 수요일이라는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오늘은 세번째. 블로그 글을 쓰든, 페이스북에 짧은 단상을 올리든 글은 혼자서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글요일 이벤트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면서, 책읽기는 혼자서도 가능하지만, 쓰기는 같이 모이면 더 좋다고 썼다. 오늘 모여 글을 쓰고 다른 분의 글을 들으면서, 초보 독서가가 여러가지 책을 읽고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게 좋은 것만큼이나, 초보글쓰기꾼은 같이 모여 쓰고 다른 사람의 글을 듣는 게 좋은 경험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한때, 그러나 여전히, 아직도 박물학자 혹은 폴리메스 혹은 전인이 되기를 꿈꾼다.(라고 말하지만, 정말 꿈에 가깝지 않은가) 오늘 다른 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우리를 둘러싼 거의 모든 것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어쩌면 가능..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