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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외면일기

글쓰기는 생각의 과정이라고?

글쓰기는 생각의 도구이며 과정이다. 글을 쓰면서,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쓰게 되고, 생각했던 것들을 정리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한 100일 정도 매일 글을 써보고자 한다.

 

하루에 한 가지 정도는 생각을 한다. 그 생각의 '끝'에 이르지 못하면, 글로 남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 쓰고 있는 글이 그러하다. 

 

'글쓰기는 생각의 과정이다.' 라는 생각을 붙잡고, 스스로 계속 질문을 이어간다. 

 

- 그래서 글을 써야 한다는 말인가? 

그렇다. 

 

- 마무리하지 못한 생각을 글로 쓰면, 끝도 없고 결론도 없는 글이 되지 않을까?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글을 쓰는 가운데, 생각은 자리를 잡게 된다. 흙탕물을 앉혀두면 앙금이 가라앉듯, 날뛰는 생각을 쥐고 앉으면 무게 있는 생각들은 정리가 된다. 글이 끝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질문으로 끝내면 되지 않을까. 미래의 내가 그 질문을 다시 대하게 될 것이다. 그 미래의 나는 그 질문에 대해 다시 생각하거나, 답하거나, 또 다른 질문을 던지겠지. 

 

- 두서없는 생각을 글로 쓰는 게 가능할까?

어렵다. 하지만, 두서없는 생각을 일단 '문장'으로 만들려고 애쓰다 보면, 그 문장은 다음 문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놀랍게도 지금의 글도 그렇게 진행되고 있다. 

 

- 다른 사람이 나의 설익은 글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걱정이 된다면..

그렇다. 하지만, 글은 써야 늘고 생각은 해야 넓어진다. 남이 보는 데 써둬야 제대로된 글의 모양을 갖추기 위해 더 정성을 드릴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내 생각이라는 것도, 누군가의 글, 그림, 영화, 책을 보고 얻어낸 것들일 가능성이 있다. 내 글에서 누군가는 또 다른 엉뚱한 영감을 얻을지도모른다. 

글을 써야만 글을 더 잘 쓸 수 있지 않을까. 요리사가 되려는 사람이, 내 음식을 다른 사람이 먹는 걸 견디지 못한다면 될 법한 일인가. 그냥 쓰면 된다. 결국 내 글은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이다. 

 

- 무슨 주제부터 써볼까? 

주제를 미리 정할 필요는 없다.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날지 어제 몰랐던 것처럼, 내일 내가 무슨 생각을 할지모른다. 내일 떠오르는 생각을 내일 쓰자. 단, 어떤 생각을 하게 되든 그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자. 

 

오늘 먹은 건 아니지만, 어쨌든 국밥 

 

 

- 깊이 생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질문을 이어가면 된다. 예를 들어, '오늘 뼈다귀 해장국이 먹고 싶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갑자기 뼈다귀 해장국이 먹고 싶은 걸까?'

'그냥?' 

'내가 하루에 하는 많은 선택 중에 '그냥'이라고 생각하면 하는 선택은 얼마나 될까?'

'무슨 선택을 할 때, 정말 자주 '그냥'이라는 이유로 선택해도 되는걸까?'

'그건 이유를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그러는 게 아닐까' 

따위로 질문을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참고로 나는 오늘 정말 뼈다귀 해장국을 먹었다. 몇 주째 계속되는 감기에, 몸보신이 필요할 것 같았는데, 마늘이 잔뜩 들어간 뼈다귀 해장국이 생각났다. 

 

- 이제 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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