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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관련/학급이야기

23명의 학생과 하는 두번째 실시간 아침 조례

Photo by Glen Carrie on Unsplash

조종례 시간은 내게 늘 쉽지 않은 시간이다. 이렇게 저렇게 해라 라는 어투에 익숙치 않아서 학생들에게도 뭔가 훈육 하는 내용을 해야 할 것 같은 시간을 그렇게 쓰지 않는다. 전달해야 할 정보가 있으면 따로 정리하고 훈화 말씀은 거의 하지 않는다.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의 교과목에 대한 출석기록 규정은 있지만, 지각이란 개념은 사실 없다. 실시간 수업을 제외하면, 학생이 반드시 해당 수업을 통상적인 학교 운영 계획에 따라 듣지는 않아도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학교에 나올 때처럼, 아침에 일어나고 밤에 잠드는 생활 습관을 지킬 수 있도록 아침 출첵을 한다. 온라인 수업 첫주에는 카톡으로 설문을 내고 제한 시간(8시 40분)안에 설문에 답하도록 해서 출첵을 했다. 그런데, 그런 경우 학생이 설문에 응답만 하고 다시 자버리기도 한다. 실시간 수업을 하는 교과도 있기 때문에, 잠들었다가는 잘못하면 미인정 결과 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이번주에는 으로 실시간 조례를 하고 있다. 첫날에는 8시에 회의를 만들고, 모두 입장하도록 했다. 30분까지 모두 입장을 하고 나면 간단히 해야 할 이야기를 하고, 반드시 챙겨야 할 과제 같은 것을 확인하고, 오늘 하루 수업 잘 들으세요로 조례를 끝냈다. 그리고 일시에 퇴장. 학생들에게 천장을 비춰도 좋고, 얼굴을 모두 가려도 좋고, 얼굴의 일부나 손만 나와도 좋으니 일단 카메라를 켜라고 한다. 그럼에도 혼자 이야기하는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오늘 두번째(어제는 전국연합평가로 등교) 조례에서는 8시부터 기다리면서 먼저 들어온 학생들과 몇 마디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 밥은 먹었니?
  • 오늘 실시간 수업 없어?
  • 세수는 했니?
  • 오늘 든 과목 중에 제일 좋아하는 과목은?

등등 대화를 1:1로 하고 대화가 끝난 사람은 채팅 창에 출석이라고 글 한 줄 남기고 퇴장하라고 했다. 학생이 23명 밖에 안되니, 대화를 나누고 나면 누구랑 이야기를 나누었는 지 모두 기억이 났다. 그리고 들어오지 않은 학생에게는 전화를 걸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니 거의 1시간이 지나갔다. 학생들과 1:1로 대화를 해서 좋기는 한데, 시간이 너무 걸리는 단점이 있다. 이 부분을 해결해야 하는데, 일단 그 고민은 오늘 저녁에 하는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