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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외면일기

코로나블루를 극복할 묘책을 찾아서..

자주 구글포토 앱을 열어본다. 사진 속에는 나도, 아이들도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다. 사람이 많은 곳인데도, '겁 없이' 돌아다녔다. 작년에는 제주도, 인천을 다녀왔다. 그리고 이후로는 진주를 벗어나는 일이 거의 없다. 아이들은 방학이 되었지만 진주, 진주 인근 도시를 제외하고는 멀리 가보지를 못 했다. 

밤에 잠들기 전에 뉴욕타임즈 신문을 읽는다. 헤드라인은 대개 '트럼프'로 채워진다. 그리고 코로나도. 아래로 가면,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집에서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는 방법부터,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 우울함을 떨칠 수 있는 방법 등등이 늘 기획기사로 나온다. 이제 새해가 되었으니, 새해에 대한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The The New York Times 

오늘 본 인상적인 기사 중 하나는 '생산적인 사람이 되려고 너무 애쓰지 말자'라는 이야기였다. 기사 속에는 재택근무를 하면서, 출퇴근에 쓰던 3시간을 아끼게 되어 그 시간을 생산적으로 보내려다가 실패한 이야기가 나온다. 청소도 하고, 책도 읽고, 명상도 하고. 시간이 모자라서 못했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시간이 생겨도 하지 못했다. 코로나가 일상이 되었고 우리는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되어 버렸다. '코로나는 이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그 틈에도 성과를 내야 하지 않겠나. 조심하면서 최선의 결과를 얻어야 하지 않겠나. 과연 그게 가능할까 싶다. 코로나가 계속되면서, 정부는 학생들을 모두 학교에 등교시켰다. 그리고 아마 내년에도 고등학교는 전면 개학할 것이다. 그리고 모두 어중간한 상황에 처했다. 학교에 오니, 기존에 하던 것처럼 학교 생활을 해야 할 것 같은데, 그렇게 되지 않는다. 

나는 처음에 코로나블루라는 말을 들었을 때, 신경도 쓰지 않았다. 결국 밖에 나가지 않고, 손 소독 열심히 하고, 마스크를 철저히 착용한다면 걸리지 않고 이 위기를 견디지 않겠나 생각했다. 그리고, 거기에 심리적 불안감 따위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잘 모르겠다. 나는 이제야 '밖에는 나가지 않는 삶'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 준비를 하려고 생각하니 마음이 갑갑하다. 새해에는 '새로운 결심'이나 목표를 만들기보다, '코로나의 삶에 긍정적으로 대응하기'를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 기사를 봤다. 

www.nytimes.com/2021/01/01/well/live/new-year-habits-gratitude.html

 

For a Healthier 2021, Keep the Best Habits of a Very Bad Year

Our 7-Day Well Challenge will show you how to build on the healthy habits you learned during pandemic life.

www.nytimes.com

 

기사에서 당장 실천해 보고 싶은 것은 이것. 

감사해야할 세 가지 

 

불만과 갑갑한 하루만 가득이다. 매일 밤 내일도 별로 나아지지 않을거야 생각한다면, 분명 마음의 병을 얻고 말 것이다. 어차피 새해가 되면, 늘 더 자주 기록해야지, 일기를 써봐야지 생각한다. 올해에는 감사의 기도를 해보는 게 어떨까. 이 글을 읽는 사람이라면 한번 따라 해 보기를 권한다. 

Someone : 누군가 타인에게 감사한다면, 당연히 있다. 의료진에게 감사하면 된다. 혹시 바람을 타고 코로나바이러스가 날아와 묻을까봐 선별 진료소 근처도 가지 않는다. 하지만 거기에는 진료를 담당하는 의료진이 있다. 그들에게 감사한다. 비일상을 일 년 넘게 일상으로 살아가고 있는 분들에게 감사한다. 

베스킨 라비스 31에서의 딸

Something : 우리가족에게, 특히 딸에게 달콤한 순간을 준 아이스크림에 감사한다. 월리 자충매트는 다 나가고 없어서 아쉬웠지만. 

 

세차바스켓과 나

Youself : 오늘 많이 게으름을 피우기는 했지만, 결국 나가서 세차를 해냈다! 대단해! 추워서 그냥 셀프세차장의 기계만 쓸까 하다가, 카샴푸를 풀고 손으로 구석구석 손으로 닦았다. 깨끗해지니 더 빨라진 것 같은데? 

 

올해는 어떤 모습이 될까. 마스크를 벗고 조깅을 하고 자전거를 탈 수 있을까? 5명이상의 좋은 사람들과 만나서 와인도 마시고 음식도 나눌 수 있을까? 직접 만나서 독서모임을 할 수 있을까? 누구와도 악수할 수 있을까? 수영장에 갈 수 있을까? 사람이 많은 관광지에 갈 수 있을까? 가족들을 만나러 서울로, 인천으로, 부산으로 자주 갈 수 있을까? 오래 걸리겠지. 백신이 들어오고, 접종을 하고, 백신의 효과가 있다는 게 밝혀지고, 거의 전 국민이 백신을 맞고. 그렇게 되는 시점이 언제일까. 그렇다고 '노멀'한 삶을 다시 살게 될까? 모르겠다. 하지만, 새삼 나는 혼자가 아니고, 여전히 나를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