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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내가 사는 진주

진주 탐험 : 덕곡리, 마진리

오늘의 브롬톤 주행 기록


오늘은 엉덩이 패드가 덧대어져 있는 속바지를 입고 나갔다. 아주 멀리까지 갈 생각은 아니었지만, 안장에 오래 앉아 있을 것 같아서. 스트라바 앱 데이터를 보면, 자전거 안장에 앉아서 달린 시간은 2시간 20분이다. 그러니 아마도 3시간 30분 정도는 밖에서 있지 않았을까. 아마도 10시 30분을 넘어서 집을 나갔고, 돌아왔을 때는 2시 정도가 되어 있었다.

오랜만에 Vincita에서 구입했던 가방을 꺼냈다. 가방이 좀 무겁기는 하지만, 일단 정면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저항을 덜 받으려고 리어랙에 가방을 올렸다. 커피를 조금 탄 물 한 병, 라면을 끓여먹기 위한 물 한 병 더, 봉지라면, 비화식을 위한 바로쿡과 발열제, 오예스 하나, 견과류 하나, 과일음료수 하나, 젖가락, 멀티툴.

이전에도 덕곡리를 지나서 마진리까지 자전거 도로와 농기계&자전거 도로를 따라 간 적이 있었다. 모두 남강을 끼고 가는 길이라 경치가 좋다. 많은 사람들이 포장이 잘 된 남강 상류쪽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서 그런지, 이쪽으로는 사람이 별로 없다. 화장실 같은 편의시설도 없으니 사람을 끌어들이기에도 부족한 점이 많은 길이다. 그렇지만, 진주라는 도시의 매력을 느끼기에 아주 좋은 코스다.

진주는 도심지역을 제외하고는 이라고 할만하다. 일단 버스편이 굉장히 불편해서, 시내 지역이 아니라 면지역에 살면 불편할 뿐만 아니라, 소외된 듯한 느낌까지 들 것 같다. 하지만, 오늘의 나처럼 한량짓을 하는 사람에게는 잠깐만 자전거를 타고 나가면 도시를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도시다.

주말에는 보통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여러 시간 자전거를 타는 일은 없다. 내가 자전거를 타는 유일한 시간은 출퇴근 때에나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를 탈 때 뿐이다. 오늘 같은 날은 정말 예외적인 날이다. 딸이 몸 상태가 안 좋고, 아들은 풋살 수업에 가서 별 할 일 없는 하루가 되어 버렸고, 그 틈에 나는 나가보기로 했다.

오늘의 목적은 피크닉. 먹을 걸 많이 싸들고 간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아니었지만, 아무튼 피크닉이다. 목적지를 정하고 나서서, 라면을 끓여먹었다. 한 30분 정도 달리고 나면 잠시 멈추고 사진을 찍거나 물을 마시거나 간식을 먹었다. 그리고 클라이막스는 남강과 산을 바라보며 라면 끓여먹기.


더운 날이라도 배고플 때 라면은 최고


날은 분명 더웠고 내 목 뒷덜미는 햇볕 때문에 좀 따끔거렸지만, 그래도 라면은 맛있었다. 불을 쓰지 않고도 라면을 먹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이런 식으로 캠핑도 가능할 것 같다. (1인용이나 2인용 텐트를 주문해야지)


진주 아닌 것 같은 진주 풍경



왜 그런지, 브롬톤이 찌익찌익 좋지않은 소리를 냈다. 크랭크나 페달에 오일을 좀 발라줘야 겠다. 뒤에 가방을 달고 가니 맞바람의 영향은 덜 받는 것 같기는 했다. 그런데, 뒤에서 누가 좀 당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브롬톤을 세울 때마다 보통은 폴딩을 해서 세우는데, 가방이 있으니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아무튼 간식도 잘 먹고 밥도 잘 먹고 엉덩이 통증도 없이 집으로 잘 돌아왔다. 딸의 상태는 여전히 좋지 않아서 저녁 때 가려고 했던 진주문고 행사에는 가지 못했지만....... 딸아이 이마에 물수건을 바꿔주면서 나는 다음에는 브롬톤에 텐트를 싣고 캠핑을 가봐야지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