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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내가 사는 진주

진주 인근 가볼 곳 - 마산 로봇랜드

봄이 왔고, 어쩌면 곧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사람들이 붐비는 장소에서라도 당분간 마스크를 쓸 것이다) 주말 아침, 밖을 보면, 이런 날은 어딘가로 나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일년 중 좋은 날은 많지만, 정말 좋은 날은 별로 없다. 좋은 날도 즐기고, 아주 좋은 날은 반드시 챙겨서 즐겨야 한다. 나는 아내에게 차를 타고 좀 멀리 나가고 싶다고 했다.

부산은 좀 멀고..

내가 가고 싶었던 곳은 부산 해운대 바다였다. 예전 아버지 칠순 겸해서 호텔에서 식사를 하고, 아이들과 해운대 해변에도 잠시 놀았던 적이 있다. 유명한 해변은 이유가 있었다. 해변이 넓어서 사람이 많아도 붐비는 느낌이 적었고, 편의 시설(특히 야외 코인샤워)도 잘 되어 있었고, 볼거리 먹거리도 많았다. 그리고 그냥 바다가 보고 싶기도 했다.

마산 로봇랜드

한 시간 안에 도착하는 로봇랜드

아내가 생각한 곳은 로봇랜드다. 같은 아파트 사는 이웃가족이 벌써 두 번이나 다녀왔다고 했고, 괜찮다고 평했기 때문에 아침에 서둘렀다. 4인 가족이 입장권+자유이용권을 합하면 76,000원 정도 들었다. 저렴한 것 같지는 않으니, 되도록 오래 놀다 와야지 생각했다. 네비를 켜고 일단 고속도로로 들어섰는데, 진성에서 국도로 가라고 한다. 그렇게 딱 한 시간만에 도착했다. 내 기준에서는 진주 인근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멀지도 않다.

마산 로봇랜드

유치원생부터 데이트하는 커플까지

아이가 하나라면, 한 아이에게만 신경을 쓰면 된다. 아들만 있을 때는 모두 아들을 위한 프로그램만 생각하면 되었다. 하지만, 이제 둘째도 있으니 둘 다 재미있을 곳을 생각한다. 로봇랜드는 그런 점에서 제법 괜찮다. 아주 넓지는 않다. 정확한 넓이는 모르겠지만, 양상 통도환타지아보다 넓지 않은 것 같다. 그럼에도, 유치원생이나 초등 저학년이 탈 수 있는 탈거리, 초등 고학년부터 어른까지 탈 수 있는 놀거리가 적절하게 나뉘어 있었다. 딸은 엄마랑 다니고, 나는 아들과 다녔다. 오밀조밀 모여서 있어서 로봇랜드 안을 구경하려고 많이 걷지 않아도 된다. 데이트하는 커플은 딱 한 커플 정도 본 것 같긴 하지만, 어떤 연령의 사람이든 와서 놀 수 있는 곳일 것 같기는 하다. 놀이기구라는 기준에서 보자면.

이름에 좀 정성을..

마산 로봇랜드라니 이름이 너무 일상어로 만들어진 아주 흔한 말이라 당황했다. 더 좋은 이름은 없었을까? 마산에 있는 로봇랜드라니.. 아무튼 로봇이 테마라 곳곳에 로봇을 테마로한 벤치, 아이들 탈 것이 있었고, 건물들도 마치 로봇 공장 같은 모습을 하고 있기는 했다. 놀이기구만 있는 게 아니라, 로봇관련한 여러가지 기획전시관도 있었는데, 뭘 가르쳐 주는 곳이라기 보다는(대구 과학관은 뭔가 가르쳐준다.) 흥미 위주로 구성되어 있었다. 전시관을 모두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놀이기구를 한번 쭉 돌고나서 걸어다니며 구경하기에 좋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름은 아쉬움이 남는다.

마산 로봇랜드

많은 준비한 소풍객들

10시에 오픈인데, 우리가 10시에 도착했을 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입장하고 있었다. 차량도 그때 벌써 4, 50대는 있었다. 약간 놀란 것은 많은 사람들이 폴딩카트 같은 것에 짐을 싣고 들어갔다는 점이다. 바닥매트, 먹을 것 등등 인 것 같았다. 로봇랜드 안에는 파라솔이 있는 나무 테이블이 많이 있었는데, 사람들은 여기에 짐을 두고 자리를 잡기도 하고, 적당한 바닥에 매트를 깔고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오늘보다 더 오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딱 적당한 정도였다. 사람들이 많고, 자리를 깔고 쉬는 사람이 많았는데도, 너저분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왜 그런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다음에 다시 가게 된다면, 나도 매트를 챙겨 갈 것 같다. 그리고 기댈 수 있는 의자도 하나. 그 짐들을 가지고 갈 수 있는 카트도 필요하겠다.

그렇다고 반드시 짐을 많이 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커피와 음료를 파는 가게 앞에 테이블이 있고, 신전떡볶이 가게 앞, 치킨집 앞에 따로 테이블이 또 있다. 꼭 테이블이 아니더라도 (바닥이 아닌) 앉아서 음식을 먹을 만한 공간은 충분하다. 등받이 없이 바닥에 앉는 일은 얼마나 큰 고역인가..

추천할 만 하다

우리 아들이 제일 좋아했던 탈 것은 후룸라이드였다. 로봇랜드에서의 이름은 그게 아니었는데, 다른 모든 곳에서는 후룸라이드라고 부르는 그 놀이기구였다. 자유이용권을 끊은 덕분에 아들과 연거푸 두 번을 탔고, 나는 바지 무릎을 다 적셔 버렸다. 점심은 롯데리아에서 사먹고, 10시에 입장한 우리는 3시에 퇴장했다. 충분히 더 놀 수 있을만큼 프로그램이 괜찮다. 두 번가고 세 번 간다면, 글쎄..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이와 가보기에 충분히 괜찮은 곳이다.

그럼... 내일은 어디 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