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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아빠로살아가기

졸업식날이 아닌데도 졸업사진 찍기

딸의 유치원 졸업식은 18일이다. 하지만, 졸업식을 하게 될 수 있을까? 유치원에서 내일부터 가정학습이라며 연락이 왔다. 가정학습이라니. '가정'은 가능하지만, '학습'은 좀 힘들다. 딸이 다니는 유치원의 원생이 확진자가 나왔고 나오고 있다. 딸과 같은 반에서도 확진자가 나와서 아내의 불안은 아주 높아졌다. 내일부터 보내지 말아야겠다 생각하고 있는데 때마침 유치원에서도 그렇게 연락이 온 것이다.

떡국을 먹어야 한 살을 먹는 것처럼, 졸업을 해야 진짜 초등학생이 된다고 말하는 딸은 졸업식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딸은 시간만 나면 유치원 선생님에게 드리는 편지를 썼는데, 마지막으로 또 편지를 주고 싶단다. 오래 기억되지는 못하더라도 충분히 사랑받는 다는 점에서 유치원 선생님은 뜻깊은 직업이다.

확진, 확진, 확진..이라는 소식을 전해 듣기 전에 우리는 딸의 유치원에 사진을 찍으러 갔다.

오미크론과 유치원 졸업식

기존의 계획은 오늘부터 졸업식 전까지 가족들이 와서 유치원에서 준비한 졸업식 가운을 걸치고, 사각모도 쓰고 꽃다발 혹은 인형다발도 들고 유치원에서 졸업 사진부터 찍고, 18일에는 원생들과 선생님들끼리 졸업식을 하는 것이었다. 이대로는 18일 원생들과 선생님과의 졸업식도 힘든 게 아닌가 싶지만, 남은 이틀간 더 이상 확진자가 없고, 18일 졸업식을 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아무튼 우리가족은 유치원에서 지정해준 시간(반마다 사진 찍는 시간을 달리 정해줬다.)인 10시에 이쁘게 입고 유치원으로 갔다. 가족이 사진을 찍을 때 어떤 포즈를 취해야 하는지까지 어제 벌써 생각하고, 그림도 그려둔 딸의 리드에 따라 사진을 찍었다. 잠시 마스크를 벗기도 했지만, 마스크를 쓴 채로 주로 사진을 찍었다. 우리가 일찍 도착해서 그런 지 유치원 뜰에는 우리 가족뿐이었다. 딸은 신이 났고, 나도 덩달아 웃음이 났다.

이 오미크론이 마지막 고비이기를 기대하면서, 딸의 고생도 여기까지면 하고 바라면서 딸의 졸업을 축하했다. 입학하고 나서도 갑갑한 마스크 생활이 지속되겠지만, 그것도 그리 오래 가지 않지 않을까. 동이 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이 이 코로나 사태에도 적용되었으면 한다.

정월대보름 달을 보며, 소원을 빌어본다.
딸, 졸업 축하해. 넌 늘 사랑받는 사람이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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