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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외면일기

재택치료 중인 이웃에게 약을 배달하다

재택치료자 약봉지

가까운 이웃 가족이 코로나 확진을 받았다. 그렇다고 해도 특별히 도와줄 수 있는 게 없다. 코로나는 심리적으로나 물리적으로 좀 더 우리 가까이에 왔고, 막연하지만 조심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던 중 처방받은 약을 약국에서 가져와야 한다는 걸 아내를 통해 전해 들었고 약국으로 가서 이름을 대고 약을 가지고 와서, 그 집 앞에 두고 왔다.

나는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어 자가격리를 한 적이 있고, 그때 우리 식구들도 모두 사실상 자가격리를 했다. 자유롭게 집을 나갈 수 없다는 것부터 불편하고 압박감을 느낄 만 한데, 가족들이 아프기까지 하면 마음이 많이 힘들 것이다.

재택치료자에게 처방된 약은 무료다. 단, 누군가가 그 약을 약국에 찾으러 가야 한다. 트위터에서 약이 배송된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서 다시 보니, 약을 배송해주는 업체가 있었다. 해당 업체는 약값은 받고, (지금은 이벤트 중이라) 배송은 무료로 해주는 것 같다. 그 서비스의 이름은 닥터나우ㅇ이다. 사람들의 어떠한 불편도 비지니스의 대상이 되는구나.

저렇게 편리(?)한 서비스가 금방 탄생하는 것을 보면 반갑기도 하지만, 오로지 서비스를 사는 사람돈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 간의 관계만 더 많이 생기는 것 같아서 불편하다. 내 이웃을 알고 있다면, 바로 옆집 사람이 아니더라도 같은 아파트 단지 안에, 아니면 걸어서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이 정도 부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게 더 마땅하지 않을까.

저녁에 우리 가족은 모두 산책을 나갔다가 동네 마트에 장을 보려고 들렸다. 그리고 빵을 사면서, 그 이웃집에 줄 빵도 샀다. 아내가 올라가서 빵을 문 앞에 두고 왔다. 가까운 곳에 이렇게 도와줄 수 있는 이웃이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다. 내가 도와줄 수 있으니, 도움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은 구석이 있어서 미리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