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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먼저하는 수학 공부 : 유클리드 원론

유클리드 원론

‘이처럼 아름다운 수학이라면’ 을 읽을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책이 바로 유클리드의 ‘원론’이다.

원론은 주로 '기하학'을 그 주제로 다루고 있고, 기하학geometry는 '땅을 측량하다'라는 뜻에서 왔다. 유클리드는 기존에 있던 기하의 체계를 정리했고 주로 유추를 통해 어떤 결론을 이끌어 냈고, 이 유추를 위해 5공리와 5공준을 만들어 냈다.

유클리드의 5공리

  1. 동일한 것의 같은 것은 서로 같다. 같은 것과 같은 두 개의 것은 서로 같다. A=B, A=C이면, B=C이다.
  2. 서로 같은 것에 같은 것을 각각 더하면, 그 결과는 같다. A=B이면, A+C=B+C이다.
  3. 서로 같은 것에서 같은 것을 각각 빼면, 그 결과는 같다. A=B이면, A=C=B-C이다.
  4. 서로 일치하는 것은 서로 같다.
  5. 전체는 부분보다 더 크다.

유클리드의 5공준

  1. 임의의 한 점에서 임의의 다른 한 점으로 직선을 그을 수 있다.
  2. 유한한 선분이 있다면, 그것은 얼마든지 길게 늘일 수 있다.
  3. 임의의 한 점을 중심으로 하고, 임의의 길이를 반지름으로 하는 원을 그릴 수 있다.
  4. 직각은 모두 같다.
  5. 하나의 직선이 두 직선과 만나서 같은 쪽에 생긴 각을 더한 값이 2직각보다 작은 경우, 두 직선을 한 없이 연장하면 2직각보다 작은 각이 만들어진 쪽에서 만난다.

여기서 다른 공준에 비해서는 '간결하지' 못하고, 보자마자 '마땅히 그러한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 5공준은 논란의 대상이 된다. 많은 수학자들이 5공준을 증명하고자 했으나 실패했다. 그래서 차라리 5공준을 제외하고 기하를 연구하기로 한 사람들이 비유클리드 학파이다.

비유클리드 기하학은 평면의 세계를 벗어나 '구면'에서 기하를 연구해 나가고, 이는 물리학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데카르트가 기하를 '대수'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기하와 대수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수학 발전에 기여한다. 공간을 다루는 기하와 대수가 만나다니, 그리고 대수로 표현됨으로써 더 다양한 상상이나 계산이 가능했다니 대단하다. 학창 시절 수학을 공부할 때는 모두 당연하고, 그래서 내가 반드시 이해하고, 외워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런 오랜 역사가 있다니, 어느 수준에서건 수학을 공부한다는 건 그런 역사에 참여하는 일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분명 도형과 구를 배우고, 그것을 수학식으로 표현해보면서도 기하에 대한 이해가 너무나 부족했던 것 같다. 그 시기에 더 수학에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또 아쉽다. 수학은 우리가 바라보는 현상을 소재로 삼지만, 정작 수학이 이뤄내는 결과는 '완전성'에 가깝다. 우리는 실제하는 완벽한 원을 볼 수 있지만, 수학의 세계에서는 가능하다. 그러한 완전성은 결국 형이상학적인 사고가 아닌가. 그런 점에서 너무나 아름답다.

이 책은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이 보라고 만든 책이다. 정작 원론의 내용에 대해서는 더 자세히 다루고 있지 않다. 하지만, 뒤늦게 수학에 대한 '상식'을 채우기에는 좋은 안내서인 것 같다. 이 책 다음으로 도전할 책도 많다. 책에는 수준이 없다. 그저 내가 읽지 않은 책과 읽은 책만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