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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관련/수업이야기

수능지문 읽고 주제문을 쓸 수 있는 비법

 

아직도 부족하지만, 영어공부에 있어서 어떤 비법이나 묘수를 내가 발견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나는 겸손하니까' 이미 누군가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한 것을 모든 사람이 글로 옮기는 것은 아니니 나에게는 '최초의 글'을 쓸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오늘은 그래서 그 비법 중 하나를 풀어보고자 한다. 

수능 문제 유형에서 접하는 유형 중, 글의 제목 찾기가 글의 주제 찾기 문제가 있다. 보기를 어렵게 만들면 문제가 어려워지는 유형이다. 어려운 단어를 섞거나 관념적인 내용에 대한 관념적인 단어만 섞으면 수험생은 보기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면? 오답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학생들이 공부하는 것을 지켜보고, 시험을 통해 학생들이 어떻게 '잘못' 하고 있는 지를 관찰할 결과를 얻는다. 대개의 학생들은 영어 시험을 공부하면서 일단 수업 시간에 놓친 필기를 베끼고, 단어를 외우고, 문장을 해석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아니 적어도 영어 시험공부를 할 때는 필기를 보고, 단어를 외우고, 문장만 많이 하는 것 같다. 모두 필요한 과정이기는 하지만, 그것만 해서는 장님 코끼리 만지듯 공부를 하게 될 수밖에 없다. 무엇이 시험문제로 나올지 모르겠고, 공부하고 나서도 글을 이해했는 지를 자신할 수가 없다. 뭔가 단단히 잘못되었다. 

학생들에게 반드시 하라고 하는 것은 글이 짧더라도 (수능 혹은 수능 대비 지문은 길어야 세 단락이다.) 글의 제목을 써보라는 것이다. 이 말을 들으면 바로 해설지에서 '정확한 제목'을 찾고 싶을 지도 모른다. 그러지 말자. 

한글 해석을 보는 것도 괜찮고, 수업에서 들었던 것을 떠올리며 영어지문을 봐도 괜찮다. 그렇게 글을 보고 났다면 글의 주제를 써봐야 한다. 직접. 하지만 글의 주제를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방법을 알아야 쓸 수 있지 않을까. 

글의 주제를 썼다면 글의 제목도 쓸 수가 있다. 적어도 수능 지문에 있어서는 그렇다.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팔리는 제목'을 쓰는 게 아니다. 글을 읽지 않은 이에게 글을 가장 잘 소개할 수 있는 제목을 쓴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다고 쉽지는 않다.(죄송하다) 글을 읽으며 생각을 해야 할뿐더러, 단어를 '골라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 이 글을 읽고 나면 글에 제목을 붙이는 게 조금은 쉬워지면 좋겠다. (아, 나는 아직 지금 쓰고 있는 글의 제목을 선택하지 않았다. 중요하다!)

첫째, 본문에서 가장 많이 쓰인 단어를 찾는다. 이때 하나의 단어를 여러번 쓰지 않을 수도 있다. 다르지만 지칭하는 대상이 같다면 같은 단어들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단어는 분명히 '명사'다. 그렇다면, 어떤 글을 읽든 가장 여러 번 언급되는 명사가 무엇인지 찾으면 된다. 벌써 반이 해결되었다. 당신이 찾은 단어는 '유전자 변형 식품'이다. 

둘째, 또 다른 명사를 하나 더 찾는다. 반드시 명사가 아닐 수도 있다. 소재가 명사이므로, 그 명사를 설명하는 단어 또한 명사일 가능성이 높다. 다시 한번 말해서 미안하지만, 수능 지문에서는 거의 반드시 그렇다. 당신이 찾은 단어는 '면역체계'다. 

셋째, 찾은 두 명사를 적당한 서술어로 연결한다. 두 명사를 하나의 서술어로 연결한다. 유전자 변형 식품과 면역체계는 어떤 관계인가. 서술어는 '찾으려' 하지 말고, 두 명사 사이의 관계를 밝히려고 애써보자. 자신이 가진 상식도 동원한다. 글 속에 예가 있다면 훌륭한 힌트가 된다. "유전자 변형 식품은 우리 면역체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라고 쓰자. 

위의 주제문은 좀 두루뭉술하다. 하지만, 이 정도도 충분하다. 이걸 영어로 써보면 좋다. 어려운가? 그럼 쓰지 않도록 한다. 괜찮은 해설서라면, 반드시 주제나 제목도 써준다. 그것과 비교해보자. 좀 비슷하면 되었다. 내 것과 해설서가 어떻게 다른가를 잠시 생각한다. 

주제를 썼으면 제목을 쓰기는 쉽다. 주제를 '~의 ~' 식으로 쓰면 된다. 영어로 쓰자면 '~ of ~ '의 형태가 된다고 보자. 그렇다면 위 주제문은 "면역체계에 대해 유전자 변형식품이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정도가 되겠다. 영어로면 "The Negative Effects of Genetically Modified Foods on Human Immune System" 정도이지 않을까. 해설지와 달라도 상관없다. 일단 여러분의 목표는 영어로 쓰인 '제목'이나 '주제문'을 보고 답을 고르는 거니까. 

수능 대비 지문의 제목과 주제는 모두 저런 식이다. 단, 보기의 단어가 어려울 수는 있다. 세상 모든 단어를 외운다고 저런 문제에 대비가 되지는 않는다. 결국 글을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위에서 말한 '요령'까지 터득한다면 문제를 맞힐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니, 적어도 글을 더 잘 이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주제문을 쓰고, 제목을 쓰는 일은 우리가 늘상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블로거로써. :) 예전에는 주제를 정하고 제목을 정하고 글을 쓴 적도 있다. 글을 쓰고 나면, 글을 다시 읽지도 않고 '남들이 읽을만한 제목을 뽑는데'에 신경을 쓴 적도 있다. 남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제목을 쓴다면 참 좋을 것이다. 하지만, 내 글을 잘 설명해줄 수 있는 제목을 정하는 게 먼저다. 그리고 그것이 제목의 기능이기도 하다. 나는 현대미술가도 아니니 원을 하나 그려놓고 제목으로 '무제'라고 써둘 수 없다. 글을 쓴다는 것은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기는 하지만, 오해의 가능성은 줄여야 한다. 제목은 사람들이 글로 들어가는 첫 번째 문이다. 그래서 요즘에는 내 글에 대한 제목을 쓸 때에도 최대한 글을 잘 담을 수 있는 제목을 정하려고 노력한다. (아, 노력한다고 쉽게 되는 것은 아니다. 내 글과 제목을 보면... ) 나의 글에서 단 두 개의 명사만 찾자면 무엇이 될까. 그 둘을 나는 어떻게 연결시키고 있는가? 이제 이 글의 제목을 지으러 갈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