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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essional Development

삶을 성장시키는 하루 네 가지 메모 방법

초과근무를 쓰고 9시까지 학교에서 일을 하다가 왔다. 담임을 하면서 야자감독을 하느라 늦게까지 학교에 남았던 적은 있었지만, 그냥 일을 해야 해서 남은 적은 별로 없는데, 오늘은 그런 날이다. 1, 3, 4교시는 수업이고, 2교시는 부장 회의. 잠시 컴퓨터 앞에 앉으면 결재해야 할 것들이 쌓여 있다. 뭔가 유려하게 처리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불만이 있거나 지치고 힘들다는 것은 아니다. 점점 더 학교에서 여러 가지 재미를 느끼고 있고, 그런 시간이 다가와 준 것에 감사한 마음이다.

내 삶이 과학이 되도록, 가설을 세우고, 데이터를 쌓아나갈 수 있도록 기록의 양을 늘여가고 있다. 이전에도 기록하고 메모하기는 했지만, 대개 어떤 이벤트가 생기거나, 관심있어 하는 주제에 대해서만 기록을 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는 메모가 턱없이 부족했다. 쓸만한 메모가 모이기도 힘들었다. 지금 하고 있는 메모를 정리해 본다.

하루종일 메모

  1. 거의 모든 이벤트나 요구에 대한 메모
    내가 도저히 기억하기 힘든 요구들이 끊임없이 쏟아진다. 수첩에 써도 되겠지만, 가장 가까운 곳에 스마트폰이 있다. ios의 단축어 기능을 사용해서, 한 날에 만든 메모는 모두 같은 페이지에 모이도록 한다. 자잘한 기록들도 모두 여기다 한다. 업무와 관련되어 있는 것 앞에는 되도록 #업무라고 붙인다. 반드시 붙일 필요는 없다. 결국 기록하기만 하면 검색은 어렵지 않다. 그리고 가끔 시간을 내어서, 아이폰 메모장에 있는 메모를 workflowy로 그대로 복사해서 옮겨둔다.

업무노트 workflowy

  1. 퇴근 전 #업무노트
    퇴근을 하기 전에 반드시 업무노트를 작성한다. 이 노트는 workflowy에서 작성한다. 오늘 한 일, 새롭게 알게 된 점, 더 생각해볼 점 이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글을 쓴다. 학교를 빠져나가기 전에,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모두 두고 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무엇을 했나 생각해 보면서 하루를 정리할 수도 있다. 하루 동안 했던 일을 모두 기록할 수는 없지만, 기억하려고 애쓰는 데에 의미가 있고, 그렇게 조금 기록해 두면, 전혀 기록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도움이 된다.

로디아 일기쓰기

  1. 잠들기 전 일기
    아무리 피곤해서 일기는 쓴다. 그렇게 메모를 하고도 일기에는 쓸 것이 있다. 그저 하루에 일어난 일을 생각하는데, 업무노트를 쓰면서 정리했던 하루를 다시 돌아보면서, 다 쓰지 못했던 것들을 쓸 때도 있다. 마음속에 피어났던 이야기들도 기록한다. 퇴근 후, 가족들과의 이야기나 들었던 이야기도 쓴다. 그러다 보면, 다음 메모로 이어진다.

블로그 글쓰기

  1. 블로그 글 쓰기
    반드시 블로그 글은 하루에 하나를 쓴다. 깊이는 기대하기 어렵고, 품질도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매일 써서 올리는 게 아직도 나의 가장 중대한 목표다. 업무노트를 쓰고, 일기를 쓰고 나면, 오늘 하루 중 내게 가장 의미가 있었거나, 내 마음을 자꾸 당기는 무언가를 잡아낼 수 있다. 블로그에는 그 주제로 글을 쓴다. 피곤해서, 그냥 잠들고 싶어서 일기도 블로그도 거르고 싶은 날이 있다. 하지만, 거르고 싶은 기분 때문에 정말 일기도, 블로그 글쓰기도 거르지는 않는다. 오로지 글쓰기를 통해서만 글쓰기가 더 나아질 수 있다. 글쓰기는 생각의 과정이고, 나는 더 정확하게 생각하기를 원한다.

하루를 되돌아 보고 기록하는 데에만 40~50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만큼 내 하루는 다져진다. 아무렇지도 않게 보내는 하루는 아무렇지도 않다. 명상의 중요한 부분은 호흡에 신경 쓰기이다. 명상하면서 하는 호흡은 마음에 영향을 준다. 하지만 먹고 움직이고 사느라 들이마시고 내쉬는 호흡을 나는 기억하지 못한다. 우리는 중요한 것만 기억한다. 중요한 것들이 많다면 더 많이 기억할 수 있다. 기억은 새로운 생각의 밑거름이 된다. 중요하게 기억될 만한 것들을 늘여가는 것, 그게 메모의 목적이 될 수 있다. 세상은 내 삶에 관심이 없다. 나는 우주의 먼지 같은 존재다. 하지만, 나의 삶의 주인공은 늘 나였다. 그러니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은 삶이라 하더라도, 나는 내 삶에 집중해야 한다. 아무것도 아니나 굉장한 삶, 그게 한 개인의 삶이다. 그 삶은 이야기하고 글로 쓸 때에도 조금 더 그 영역을 넓혀갈 수 있다.

오늘도, 내일도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