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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Stuff

모카 포트 레시피 찾기

표시선까지 물을 부으면 80g 

코로나 '덕분'이기도 한데, 2020년에는 직접 커피를 내려 먹는 일이 많았다. 학교에서도 하루에 두 번이나 세 번 커피를 내렸다. 집에서도 커피를 좀 더 편하게 즐기고자 '에어로프레스'도 새로 구입했다. 지금 집에 있는 커피 도구 

 

그라인더 :

- 전기 그라인더 빈스밀 700n

- 휴대용 핸드밀 

추출기구 

- 비알레띠 모카포트 2컵용

- 에어로프레스 

- 칼리타 1~2인용 드립퍼

- 칼리타 드립서버 

- 칼리타 드립포트 

- 하리오 웨이브 1~2인용 드립퍼

- 하리오 웨이브 3~4인용 드립퍼 

 

집에서는 '여유'가 없어서 대개 모카포트나 에어로프레스를 사용한다. 커피를 만들고 나서 바로 청소를 할 수가 없어서 별로지만, 추출 시간이 빠르고 일단 커피를 담고 가스에 얹기만 하면 되니 손쉽다. 에어로프레스도 편하기는 하다. 커피를 넣고 휘휘 저은 다음 조금 기다렸다가 필터를 넣고 눌러주기만 하면 된다. 에어로프레스의 경우에는 작기는 하지만, 종이필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모카포트의 맛과는 차이가 많이 난다. 

계절마다 생각나는 커피가 다른데, 집에서는 오로지 '커피'만 마시기 때문에, 가게에서 사 마실 때 나는 라떼를 선호하는 편이다. 커피를 잘하는 집에서 마시는 라떼는 그 거품부터 좋다. 라떼인데도 커피가 너무 뜨겁다면, 그 집은 일단 아웃. 뜨거운 라떼에서는 우유맛을 느낄 수가 없다. 

집에서 커피를 많이 마시게 되면서 모카포트로 추출한 커피 맛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다. 일단 원두는 맛있는 집에서 구입. 신선하고 풍미가 좋다. 라떼는 할 수가 없다. 우유를 전자레인지도 데울 수는 있지만, 부드러운 거품을 얻을 수가 없다. 이건 대안을 생각하거나, 새 제품 구매를 또! 생각하는 중이다. 

모카포트는 물을 넣는 보일러, 커피를 담는 바스켓만 신경쓰면 된다. 내가 사용하는 모카포트에는 H20라고 물을 넣는 선이 표시되어 있다. 그 선을 기준으로 물을 준비해서 보일러에 넣으면 된다. 커피는 16g~18g 정도를 준비하면 된다. 분쇄도는 에스프레소보다 조금 성글게. 집에서 사용하는 빈스밀 700n는 굵기 조절이 가능한데, 3, 4 정도로 해서 커피를 준비한다. 

여러 추출법을 봤을 때, 다른 부분은 물의 온도와 불의 온도다. 차가운 물을 넣으면 된다는 사람도 있고, 좀 따뜻한 물을 넣거나, 끓인 물을 넣는다는 사람도 있다. 가스 불의 경우에도, 가장 세게하는 게 좋다, 중간 정도가 좋다 의견이 다르다. 물의 양도 80ml 만 넣는 것이 아니라, 증기가 빠져나가는 선 아래로만 지키면 된다는 말도 있다. 90ml까지도 들어간다는 말. 누군가는 물은 충분히 넣고 추출하다가 추출이 시작되자마자 미리 준비한 차가운 물에 모카포트를 넣어서 추출되는 커피의 양을 조절하라는 사람도 있다. 

나는 보통 커피 18g, 물은 80ml, 차가운 물, 중간불로 끝까지 추출한다. 치익~ 소리가 강하게 나면 불을 바로 끈다. 그리고 미리 끓여서 받아둔 뜨거운 물에 커피를 넣어 아메리카노로 마신다. 먹을 만 하기는 한데, 아직 '아주 맛있는' 맛을 찾지 못했다. 간단한 방법은? 그냥 커피숍으로 가면 된다. 하. 하지만, 커피숍에 갈 수가 없다. 내가 맛을 찾아야 한다. 이제 내가 조정해볼 수 있는 게 얼마나 있나. 불에 올렸다가 차가운 물에 넣거나 하는 과정은 귀찮다. 모카포트는 '심플함'이 최고의 장점이다. 커피양은 그대로 하고, 커피의 분쇄도를 조정, 물의 양을 조정해보는 수밖에 없다. 연거푸 해보면 좋겠지만, 모카포트는 사용한 다음 조금 식어야 세척할 수가 있다. 그러니 실험해본 것을 기록하고 맛도 기록해 보는 수밖에. 

요즘 독서 모임 책으로 '어떻게 일할 것인가'를 읽고 있다. 책의 맨 마지막에 보면 '하는 일을 과학'으로 만들라고 하는 조언이 나온다. 어려운 것은 아니고, 저자의 조언은 하는 일을 수치로 기록해보라는 것이다. 수치로 기록하면 과학이 될 가능성이 생긴다고. 내일부터는 커피로 과학을 해봐야 겠다. 커피과학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