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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외면일기

리튬 때문에 헌법을 다시 쓴다는 칠레

뉴욕타임즈 기사


https://www.nytimes.com/2021/12/28/climate/chile-constitution-climate-change.html?referringSource=articleShare

Chile Rewrites Its Constitution, Confronting Climate Change Head On

Chile has lots of lithium, which is essential to the world’s transition to green energy. But anger over powerful mining interests, a water crisis and inequality has driven Chile to rethink how it defines itself.

www.nytimes.com


오늘 아침 위 기사를 읽지 않았다면, 저 사진을 보지 않았다면 나는 편안하게 자동차를 몰고 출근했을 것이다. 하지만, 뉴욕타임즈를 펼치고 저 사진에 이끌려 기사를 읽은 덕분에 나는 자전거를 끌고 딸을 유치원으로 보내고, 나도 학교로 출발했다.

저 사진은 리튬 채취를 위한 현장이다. 칠레는 호주 다음으로 리튬을 많이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전기차 등 배터리 산업이 지고 있는 화석에너지 산업 뒤를 이으면서, 리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일단 ‘석유나 석탄이 아니면 괜찮아.’ 라는 기분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찾고 있다. 전기자동차는 친환경의 대표주자처럼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이 글에서 알려주는 것처럼, 어떤 자원의 채굴이든 채집이든 지구를 황폐화 한다.


딜레마는 여기서 발생한다. 전기차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과 코발트 등 희토류를 소재로 한다. 이들 광물의 채굴 과정은 친환경과는 거리가 있다. 예컨대 코발트는 채굴 과정에서 주변 환경에 침출될 수 있는 부산물이 발생하고, 제련 과정에서는 황산화물 등 대기오염 물질이 발생한다. 리튬 역시 채굴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지하수가 사용된다. 희토류 부존량으로는 세계 3위인 미국이 2000년대 초반 자국 내 채굴을 중단하고 해외 수입에 의존한 것도 이런 환경 문제 때문이었다. 희토류 자석 회사인 어드밴스드 마그넷 랩의 최고경영자 마크 센티는 로이터통신에 “채굴 없이는 녹색에너지를 가질 수 없다. 그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https://m.khan.co.kr/world/america/article/202103032215025 기사에서 인용

칠레 정부는 미래 맞닥뜨리게 될 환경 변화에 대비하고 리튬과 같은 자원 채굴로 인한 무분별한 파괴나 경제 상황의 불안정성에 대비하기 위해 헌법을 다시 쓰려고 하고 있다. 기사 속에는 리튬 채굴 회사에 들어가서 많은 월급을 받으며 살 수도 있었지만, 그 대신 리튬 채굴 현장과 그 주변의 환경 변화를 연구하고 기록하기로 마음 먹은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그 환경의 변화가 급속하다는 게 목격된다. 당장 많은 돈을 벌겠다고 지구를 파헤쳤다가는 칠레라는 국가는 빈껍데기만 남게 될 수도 있다.

전기차만 떼어 놓고 보자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환경오염요인을 덜 배출하기는 한다. 하지만, 결국 차는 차 일 뿐이다. 인간의 이동 그 자체가 오염원이다. 한 개인이 한 대의 차를 끌고 나가는 문화에 변혁이 필요하다. 그래서 오늘은 자전거를 끌고 나갈 수 있었다. 코로나 덕분에 늘 kf94마스크를 하고 있어서, 초미세먼지가 안 좋다는 뉴스가 나와도 별로 대수롭지 않게 느껴진다. 내 두 발로 걷고 달리자. 이 마음을 다시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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