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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Stuff

레잇어답터의 M1 맥북에어 영입

아마도 매형을 만나고 였던 것 같다. 나는 급속도로(?) 기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당시에는 Palm OS라는 게 있을 때여서 PDA의 전성시대였다. 대개는 흑백 화면이고, 가끔 컬러 화면이 있었다. mp3 음악을 듣는 경우도 있었지만, txt 파일로 된 책을 읽고, 메모를 하고, 일정 관리하고 단순한 게임을 하는 용도로 썼다. 그런 기기를 한 10개는 바꿈질해가면서 신나게 놀았었다. 이후에는 WinCE계열의 PDA가 나오면서 전화, 네비, 영상 감상용 기기로까지 사용하게 된다. 그렇게 기기들을 가지고 놀 수 있었던 것은 그 당시 기기들의 가격이 그렇게(?) 비싸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 제품을 사지 않아도 여러 가지 물건을 구입해서 써볼 수 있었다. 밤에 이부자리에 엎드려 책을 읽다가, 작은 자판(아마도 nr70)을 콕콕 누르며 일기를 쓰기도 했다. 그리고 당시 가벼운 워드 머신의 최종 보스라고 할만한 모디아라는 녀석을 아주 좋아했지만, 고질적인 힌지 고장으로 결국 살리지 못하고 보내버렸다.
물리 키보드에 대한 미련도 있어서, 구형 블랙베리를 들였다가 내버리기도 했다. 지금도 블랙베리 key2 정도는 사두고 싶다는 쓸 데 없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이제는 메모의 패턴이 정해졌고,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도 아주 훌륭한 메모 도구가 되었다. 아이패드 프로에는 스마트 키보드 폴리오까지 사서 붙였으니 메모용으로는 정말 차고 넘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패드 만으로 메모, 글쓰기, 발행까지 만족스럽게 안되는 경우가 많다. 티스토리 블로그 앱에서 이미지 사이즈 조절도 지원하지 않는다. 물론, 아이패드에서 이미지 사이즈를 조정하고 업로드하면 되지만, 이미지를 블로그 앱으로 바로 올리는 것보다는 이미지 호스팅 사이트에 이미지를 올리고 주소를 불러와서 이미지를 로드하는 게 더 좋은 방식이라 생각하는데, 아이패드에서는 이 과정을 구현할 수가 없다. 혹은 매우 불편하다. 집에서 메인으로 사용하는 컴퓨터는 맥북이고, 이건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 기기다. 일단 맥 os의 화면은 윈도와 달라서 아무나 접근할 수 없다는 게 큰 장점이다.

하지만 맥북은 랩탑이 아니다. 허벅지에 올려두면 뜨겁다. 허벅지에 올릴 수 없는데, 랩탑이라니. 침대 앉아 책을 하나 올리고 맥북을 올려도 뜨거움이 허벅지까지 전해진다. 집에 와서 사용하다 보면, 하루에 한번 충전을 한다. (거의 애플 워치 수준인가)

그러니 나에게는 매일 충전하지 않아도 되고, 허벅지에 올려도 뜨거워지지 않으며, 펜도 돌아가지 않는 노트북이 필요하다. 그걸 충족시키는 기기는 M1 맥북에어가 되겠다. 당연히 같은 OS의 노트북은 두 대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맥북프로를 먼저 팔면 당장 책읽고, 일기 쓰고, 블로그 쓰던 일을 하기가 너무 불편해진다. 그래서 두둥... 잠시 동안 두 개의 노트북을 가지고 있다.

뒤늦은 m1 맥북에어

화면은 클수록 좋다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아직도 작은 글씨는 잘 보이고, 맥북으로 동영상 편집을 잘 하지도 않는다. 해야 한다면 외부 화면을 연결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텐키리스 키보드를 메인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키보드 폭은 좁아도 좋다.

식구들이 모두 잠들면, 책장에 살짝 감춰둔 내 맥북에어를 꺼내어 글을 쓴다. 이 녀석은 열 받는 경우가 없으면, 펜이 없기 때문에 펜이 돌아갈 수가 없다. 그리고 물건을 받고 3일째 충전을 하지 않고 있다. 맥북프로를 파는 게 너무나 귀찮은 일이겠지만, 팔 준비를 해야지.

맥북프로는 512기가라 용량에 여유가 있는 편인데, 맥북에어는 256기가다. 이전처럼 영상도 집어넣고 사용해서는 곤란하다. 맥북프로를 마이그레이션해서 그냥 옮겨갈까도 잠시 생각했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다. 모두 지우고, 하나씩 필요한 것들만 다시 설치하고 있다.

맥북에어 저장용량

함부로 다운로드하고, 이것저것 설치하다간 가득차기 십상이다. 대부분의 파일은 Onedrive에 저장되도록 설정했다. 어떤 파일을 열람해야 한다면, 보통 인터넷이 연결된 공간에서 하지 않을까. 그러니 굳이 파일을 내 컴퓨터에 다 다운로드하여 놓을 필요도 없다.

노트북이 생겼다고, 더 많이 쓰거나 더 잘 쓰게 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럴 수 있으면 좋겠지만) 하지만, 분명 더 편하게 쓸 수 있다. 그걸도 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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