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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외면일기

꾸준함의 힘

"열심히 하지마."

내가 자주 학생들에게 하는 말이다. 열심히는 정의하기 힘들고, 계측할 수도 없다. 어떻게 해야 열심히 했다고 할 수 있을까? 그저, 넋놓고 있지 않도록 꾸준히 해야 할 일을 정하고 해나가면 된다. 그러고 뒤돌아 보면, 내가 무엇을 했는 지 파악할 수 있다.

아는 것과 책임

오늘 학생들과 수업을 위해 작성한 내용이다. 나는 대개 100단어가 안되는 수능 지문을 보면서 제법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난이도가 높은 문제일수록, 지문 만으로는 해독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나름 조사를 하고, 원문도 찾아보고 모자란 부분을 보충한다. 그리고 명쾌하게 경계를 찾아내면 수업 준비가 즐겁다.

수업 준비를 위한 나의 작업흐름(work flow)는 정해져 있고, 수업을 준비하겠다고 마음 먹고, 시간만 있다면(요즘 가장 필요한 게 수업 준비할 시간이므로) 쉼없이 수업 준비를 위한 작업을 쌓아 갈 수 있다.

블로그에 글을 매일 쓴 게 횟수로는 3년이다. 2020년 11월부터였으니까. 올해 1월 1일부터는 일기도 매일 쓰고 있다. 매일 하는 무언가를 남겨두는 게 힘이 된다는 건, 매일 무언가를 해보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출장이 있는 날이 아니면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도 하고 있다. 매일 하는 것은 힘이 된다. 왜?

내가 하는 일은 나를 살찌운다. 교사가 해야 하는 일이란, 터무니없이 소모적인 일은 적다.(라고 해두자) 마음을 쏟으며 일하면, 능숙해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물론 너무 더뎌서 모른 체 지나갈 수도 있겠다.) 매일의 힘은 양으로 질적 성장을 기대하는 좋은 방법이다.

꾸준함의 힘

학생들에게는 운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매일 해야 할 공부를 정하고, 하려고 했던 만큼 해내는 일. 그렇게 쌓아가는 하루하루가 모이면, 중요한 날에 힘이 된다. 할 만큼 하고 나서야 우리는 운을 바랄 수 있는데, 사실 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줄일 수록, 나의 성과는 더 예측 가능하다. 운이란 늘 행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어서, 불운도 운이다. 우연이 끼어들 영역을 줄이려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을 늘이면 된다.

노력이 재능이고, 하루하루의 꾸준함이 재능이다.
매일밤 일기장을 꺼내고, 일기를 쓰면서 노트북에 두드려 넣을 글을 생각한다.
오늘도 한 편, 내일도 한 편.
삶은 내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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