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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내가 사는 진주

감응 신호는 차량만 위한 것

얼마전부터 진주 시내를 다니면, 감응신호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신호등 위에도 감응신호 라는 것을 알리는 사인이 붙어 있었다. 무언가 차량의 흐름을 파악해서 신호를 바꾸는 것이구나 생각했다.

https://www.nocutnews.co.kr/news/5511492

차량 흐름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체계인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직진신호를 기다리는 차가 없다면, 반대편의 운행을 더 길게 해주거나 이런 것인 듯하다. 아무리 봐도 이건 를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보행자는?

오늘 초전동에서 농협 하나로 마트로 가는데, 거기도 감응신호가 들어와 있더라. 이 삼거리는 엠코와 힐스테이트에서 나온 차가 좌회전을 받으면 이지더원 방면으로, 신호없이 우회전을 하면 하나로마트 또는 말티고개 방면으로 진행한다. 차량 좌회전 신호시 보행자 횡단번호도 파란불로 바뀐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있었고, 좌회전 신호가 되자 횡단보도가 파란 불로 바뀌길 기다리는 데 그렇지 않았다. 횡단번호 신호등 아래에는 보행신호버튼 이라는 게 있다.

건너고 싶으면 눌러라

처음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것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다. 여기서는 아무리 기다려도 그냥 보행자 신호가 되지 않는다. 왜? 보행자는 차량의 흐름으로 본다면 방해물이다. 감응신호 체계는 차량 흐름을 원활하게 위한 것이다. 보행자가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보행자가 없다고 본다.

차량이 다니기 편해지면 어떻게 될까?

사람들은 차로 더 다니고 싶어 한다.

요즘에는 학생들 등교를 부모님이 많이 도와준다. 왜 그럴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버스가 불편하기 때문아닌가?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자전거로 등교하지 못하도록 한다.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자전거 거치대가 있는 경우는 있지만, 자전거로 통학하는 학생은 적다. 왜? 그게 위험하니까.

차량이 인도로 진입하는 사건(나는 교통사건이라 생각한다. 교통사고라는 단어 자체가 잘못됐다.)이 발생하고 사상자(당연히 보행자가 사상자다)가 생기자 어떻게 하나? 도심내 차의 속도를 줄이는 게 아니라, 횡단보도 앞에 볼라드 비슷한 허리 높이의 기둥을 설치한다. 차가 밀고와도 사람이 덜 다치게? 아무래도 이상하다. 사람이 차가 인도로 들어올 걸 대비해야 한다.

차량 운행을 위한 편의를 개선하면, 차량 운행이 늘어나도록 만든다. 애초에 차량 운행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차량의 도심내 속도가 저하되어서 그렇다. 그 원인은? 도로가 좁아서? 라고 할 것이다. 신호체계가 훌륭하지 않아서? 가장 정확한 답은 차가 많아서이다. 도로 위에서 차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지 않고, 차량이 더 늘어날 때만 대비한다. 이는 되먹임이 된다.

도로에 차가 가득하다 -> 도로를 넓힌다. -> 더 넓은 도로는 더 많은 차량을 불러들인다 -> 도로가 다시 차로 가득하다.

정체에 대한 해결책은 정체 뿐이라는 말을 들었다. 도심에 정체가 심하면, 사람들은 차를 가지고 가지 않는다. 거기에서 차량의 지나친 유입이 억제되지 않나.

게다가 차를 탄 사람들은 소상공인에서 시작하는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들은 주차장이 있는 곳에 가거나, 주차할 수 있는 곳에만 가거나, 불법주차하고 어딘가에 들르기 때문이다. 걷는 사람만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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