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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관련/수업이야기

그룹구성하기 : 4인 1조 - 수준별 그룹편성

  • 그룹은 언제 편성하나?
  • 그룹은 어떻게 편성하나? 
  • 성적에 따른 그룹 편성으로 생기는 문제점과 장단점은 무엇인가? 
  • 그룹편성 만으로 수업이 달라질까?
  • 그룹활동으로 점수얻는 경우와 잃는 경우. 
  • 그룹활동에 대한 강화와 벌은 어떻게 할 것인가?

오늘은 위의 질문들에 대한 답으로 글을 꾸려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작년까지도 스스로 너무 재미없었던 수업이지만, 그룹을 활용하면서 저도 덜 힘들어지고, 아이들도 조금은 더 즐거워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1. 그룹은 언제 편성하나?

학기초가 가장 좋습니다. 학기초를 놓쳤다면, 1차고사가 끝난 후가 좋겠고, 그렇지 않다면, 여름 방학이 끝난 후 새로운 마음으로 그룹을 수업에 도입하는 게 좋겠네요. 

교사가 새학기를 맞으면 새로운 다짐과 준비를 합니다. 어떤 아이들을 만나게 될까 걱정도 하게 되고 설레이기도 하죠. 아이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좀 다른 점이라면, 아이들은 아무래도 '선생님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반응(약간은 수동적이죠?)하죠. 

그러니 새로운 것을 시작하려면, 학기초가 가장 좋습니다. 첫 시간에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준비가 되어 있다.'라는 것을 보여 주면, 아이들은 우선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그 다음 선생님이 얼마나 잘 준비했는 지 두고 보게 되겠죠? (물론 그룹 활동에 대해서나 수업에 대해서 모든 것을 준비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최소한의 준비를 해야겠죠? 자주 규칙을 바꾸거나 너무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면 안 좋습니다.)

혹 학기초를 놓쳤다면, (딱 지금시기죠?) 1차고사를 끝낸 직후도 좋습니다. 수업 분위기도 쇄신할 수 있고, 방학 전까지 새로운 활동을 시험할 수가 있죠. 

- 저는 작년에는 중학교 2학년 아이들을 주로 가르쳤고, 그룹활동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 전에는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재미있는 학습자료를 준비해거나, 가끔 먹을 것을 갖고 상품으로 가지고 가기도 했습니다. 물론 게임도 가끔 하구요. 헌데, 수업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큰 규칙이 없으니 1회성으로 끝나더군요. - 


2. 그룹은 어떻게 편성하나? 

성적에 맞춰 학생들을 나누고, 성적이 높은 학생과 낮은 학생이 섞어서 4인 1조로 구성합니다. 

(36명 기준의 한 반을 가정했을 때)1등~9등, 10등~18등, 19등~28등, 29등~36등으로 나눕니다. 1등에서 9등까지가 각 그룹의 1번, 10등에서 18등까지가 각 그룹의 2번, 19등에서 28등까지가 각 그룹의 3번, 29등에서 36등까지가 각 그룹의 4번이 됩니다. 

자리배치는 아래와 같습니다. (늘 옆이나 앞뒤에 도와주고, 도움 받을 수 있는 위치가 되도록 대각선으로 앉힙니다.)

 1번학생 4번학생
 3번학생 2번학생 


3. 성적에 따른 그룹 편성으로 생기는 문제점과 장단점은 무엇인가? 

아이들에게 성적에 따라서 그룹을 만든다고 했을 때, 아이들의 '반발'은 좀 있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부끄러움', 어떤 아이에게는 '수치스러움'이 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 이유를 아래와 같이 설명했습니다. 

"물론 이렇게 앉아서, 나는 4번이니 공부 못하는 거 표난다~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선생님이 이렇게 앉히는 건 (1)우선 너희들이 서로 작이 되어서 모르는 게 있으면 묻고, 도움을 받으라는 이유에서다. 선생님이 너희들 각자의 수준에 맞는 수업을 하는 건 불가능하니 중간중간에 친구에게 묻고 답을 얻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2)그리고 선생님이 너희들의 성적 수준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으니, 질문을 하거나 할 때, 선생님부터 질문의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1번들에게는 그에 맞는 과제를, 4번들에게는 또 그에 맞는 과제를 줄 수 있고, 확인할 수도 있으니, 수업 시간에 이전보다 더 편할 수 있다. (3)또 그룹활동을 통해서, 그룹에게 상과 벌을 내릴 것이고, 그룹활동에 맞게 수업활동을 조금씩 바꿀 테니까 더 재미도 있을 것이다."

제가 예상했던 문제점들이 나오긴 했습니다. 남자아이들의 경우 '4번 주제에~~' 라며 놀리는 녀석들도 있었고, 서로 친한 사이가 아니라 초기에는 서로 도와주는 데도 인색했습니다. 그리고 되도록이면 그룹 구성원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만들어야 하므로, 수업 준비에도 신경이 더 쓰이게 됩니다.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아이들이 스스로 도우며 학습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학생들에게 중요표현을 제시하고, 서로 설명하며 해석해볼 시간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잘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스스로 궁금하게 생각되는 것들이 있는 데, 이런 순간이 학습이 일어나는 중요한 순간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하구요. 


4. 그룹편성 만으로 수업이 달라질까?

당연히 그룹 편성 만으로 수업이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룹이 활동을 잘 하고, 수업에 집중할 때, 점수를 주고, 그룹원 중에 수업준비가 안되어 있거나 수업과 관련없는 행동을 하면 점수를 뺏기 때문에, 그룹원들 모두가 수업에 참여하려고 하는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일단 수업에 대한 준비가 확실해지는 것이죠. 

5. 그룹활동으로 점수얻는 경우와 잃는 경우. 

먼저 첫번째 규칙이 있습니다. 선생님이 "Look at me" 라고 하면, 모든 학생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두 손을 모아 선생님을 지시하며 "Watching you"라고 해야 합니다. 매우 잘하는 그룹이 점수를 얻기도 하고, 하지 않는 그룹이 점수를 잃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몸을 움직이며, Watching you 라고 소리를 지르는 것을 어색해하지만, 점수를 위해서 부끄러움 정도는 금방 날려버립니다. 

그외 점수를 얻는 경우
  • 영어로 질문을 하였을 경우
  • 선생님의 '질문'에 대해 답했을 경우
  • 학습활동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였을 경우
  • 수업 준비가 잘된 상태로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을 경우 등등

점수를 잃는 경우
  • 졸거나 엎드리는 경우
  • 창밖을 보며 멍하니 있는 경우
  • 다른 그룹의 활동을 일부러 방해하는 경우 등등

큰 규칙을 정해 놓고, 그에 따라 점수를 주기도 하고, 빼앗기도 합니다. 점수를 얻는 데, 성적이 낮은 학생들의 기여도가 높을 수 있도록, 3, 4번 학생에게 많은 기회를 줍니다. 그 학생들은 그룹에 기여도 하고, 자신감도 높일 수 있죠. 이런 방식으로 간단한 교실영어를 가르치기도 합니다. 

6. 그룹활동에 대한 강화와 벌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한 과가 끝날 때마다 점수 총합 1, 2등 그룹에게는 맛있는 Jelly Belly를 두 알씩 주고, 점수가 가장 낮은 두 그룹에게는 '본문 및 해석 두번 쓰기'의 숙제를 냅니다. 검사는 당연히 철저히 해야 합니다. 

Jelly Belly는 제가 지난 방학 심화연수에서 맛본 젤리입니다. ^-^ 작은 콩알처럼 생긴 것으로 맛이 매우 다양합니다. 시중에서 구하기 쉽지 않은 것이라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에 매우 좋습니다. 1, 2등을 하면, 한 사람에게 두 알씩을 주는 데, 너무 적은 양이지만, 남자애들이든 여자애들이든 너무 좋아합니다. 

벌의 경우, 교과서 본문과 해석을 두번 쓰게 합니다. 정해진 날짜까지 해오지 않으면 그 두배인 네번을 써야 합니다. 아이들이 너무 안 해보면 어쩌나 걱정도 했었는 데, 미리부터 얘기를 해둬서 그런지 별 군소리 없이 해오더군요. ^-^


아~, 긴글이 되어 버렸습니다. 
필요해서 주욱~ 보신 분이 아니면 지겨운 내용이시겠지만, 
제게 도움을 주신 선생님도, 좋은 정보가 공유되길 원하셨을 테고, 
저도 제가 수업하면서 느낀 바를 공유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로 남깁니다. 

다음 글에서는 
간단히 제가 아이들과 해본 그룹활동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교사가 너무 많은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되는 활동이 대부분입니다. 그리도 아주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라 좋습니다. 아이들이 이제 좀 익숙할 때가 되어서, 또 좀 변화를 줘야 하는 시기이긴 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늘 즐겁고, 배움이 있는 수업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