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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왜 아빠는 미안하단 걸까 아빠는 미안하단다. 원해서 다친 것도 아니고 원해서 수술을 또 해야 하는 게 아니고, 와중에 아빠는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는데 미안하단다. 나에게 잘못한 게 없고, 아빠는 내게 빚진 것도 없는 데 미안하단다. 아빠는 어떠해야 내게 미안하지 않을까. 아빠의 카톡 프로필 사진은 벌써 2년째 바뀌지 않고 있다. 아래에는 '역시 자연이 좋아.'라고 적혀 있지만, 아빠는 2년간 산에 가 본 적이 없다. 두 발로 힘차게 걷지 못하고 있다. 1톤짜리 무게에 깔려 그 형태를 잃었던 우리 아빠의 발은 그래도 수술 덕분에 발등까지는 모양을 제법 갖추었다. 하지만 지난번에는 발가락뼈를 덮고 있는 살이 부족해서 피부가 자꾸 탈이 났고, 그래서 또 오른쪽 엄지발가락을 좀 잘라냈다. 마치 손발톱을 자르듯 이렇게 수술을 해도 되는.. 더보기
아빠의 퇴원과 한상 차림 엄마는 아주 한 상을 차렸다. 봄동, 파래무침, 콩잎, 내가 좋아하는 김치찌개, 아빠가 좋아하는 고기. 병원에서 흰쌀밥만 먹었다며 아빠는 잡곡밥이다. 11월 26일에 사고를 당하고 입원했다가 거의 세 달을 병원에서 보내고 아빠가 오늘 퇴원했다. 다행히 별다른 일정이 없어서 퇴원 시간에 맞춰 가서 퇴원 수속도 도와주고 내 차에 태워서 부산 집으로 갈 수가 있었다. 엄마가 차려주는 맛있는 밥도 먹고. 세 달을 지내면서 아빠에게도 변화가 있었다. 발가락을 잃은 게 제일 크지만, 거기에는 더 천천히 적응을 해야 한다. 양말을 신고도 작은 아빠의 오른발에 나도 모르게 눈이 간다. 마음의 준비가 되었던 것은 아닌데, 아빠의 작아진 발을 보게 되었다. 그래도 발이 남아 있어서 어딘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발목까지 잘.. 더보기
아버지의 간병인 가족 대신에 아버지 옆에서 도움을 주실 간병인을 구했다. 61세의 아저씨다. 병원에서 본 간병인 분들은 모두 여자분들이었는데, 남자분도 있었다니. 남성 환자라면 남자 간병인이 더 편할 것 같았다. 한 10년 정도 간병인 일을 해왔다니, 충분한 경력이다. 사람을 대하는 일이라 사람 때문에 피곤하고, 그 덕분에 보람도 있는 일일 테지만, 어떤 환자를 대하게 될지 모른다는 어려움도 분명 있으리라. 간병인 구하기 간병인을 구하는 첫 번째 방법은 병원 안에 있는 다른 간병인을 통해서겠다. 약간 매니저급인 간병인 분이 꼭 있고, 그분을 통해서 구하는 게 제일 빠른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인터넷을 보고 찾아야 하는데, 검색해 보면 '간병인 협회' 따위로 결과가 나온다. 코로나 상황이라 간병인도 이 병원 갔다가 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