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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도시의 흉년 중 - 부모와 자식 관계에 대해 읽고 리디 셀렉트에서 박완서 작가님 작품만 쭉 읽어도 본 전은 되겠다 싶다 생각하며.. 10년 넘게 부모로 살고 있고, 40년 넘게 자식으로 살고 있지만, 부모와 자식의 관계란 늘 변하고 변하여 충분히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늘 다시 느낀다. 박완서 작가님의 도시의 흉년을 느끼면서, 나는 작중 화자인 수연이를 통해서 갖은 감정을 느끼고 있다. 40년 넘게 자식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나를 대하는 부모님을 보면서, 부모님의 모습에도 열심히 적응하려고 애쓰는 중이다. 내 부모님에게 자식이 나뿐인 것은 아니라 다행이다. 엄마는 딸들과는 거의 매일 통화하는 것 같고, 아빠도 나보다는 누나나 동생에게 더 자주 전화를 한다. 내가 그래도 가장 가까이 있으니 손이 필요한 경우에는 내가 도와드리지만, 아빠가 .. 더보기
김장김치 주는 엄마를 안아주는 게 뭐가 어렵나 올해 김장을 담글 때는 꼭 부산 집에 가려고 했다. 절인 배추를 건져내서 물을 빼는 걸 돕든, 양념 치대는 걸 돕든 엄마를 도우려고 했다. 얻어먹기만 해서는 될 일이 아니니까. 그런데, 코로나 방역 지침이 바뀌면서, 동거가족이 아닌 이상 4명까지만 모임이 가능했다. 누나와 동생은 내려온다고 했고, 내가 가면 4명이 넘게 된다. 그래서 사진으로만 김장김치를 보고, 엄마가 삶아 준비한 수육을 봤다. 김장을 하고도 한참이 지났고, 그 사이 아버지가 크게 다치시면서 김장김치를 생각할 틈이 없었다. 며칠 전에는 엄마가 방에서 보는 티브이가 나오지 않는다고 내가 와서 봐줬으면 했다. AS기사를 부러면 되겠지만, 이제 엄마도 아빠도 가족이 아닌 사람이 구구절절 설명하는 게 귀에 잘 안 들어오는 모양이다. 돈을 보내고.. 더보기
10대가 겁내는 쥐라기 공원과 40대가 겁내는 시간 아빠, 아까 쥐라기 공원 봐서 무서워서 혼자 못 자겠어. 아들은 오랜만에 내 방으로 왔다. 그래, 옆에서 자. 아들은 동생 앞에서는 세상 무서운 게 없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어둡고, 총이 많이 나오고 피가 나오는 건 무서워한다. 그렇다고 그런 영화들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아이들은 영화 속 이야기라 하더라도, 실제 하는 것만큼이나 무섭게 느껴질 수 있다. 아들은 자기 인형을 잔뜩 가지고 와서 내 옆자리에 누웠다. 귀여워. 아마도 오늘 잠자리는 불편하겠구먼… 딸은 어릴 때부터 만화 영화 속에서라도 무언가가 쫓아오고, 누군가가 쫓기는 장면을 무서워 했다. 쫓고 쫓기는 데 무서워하지 않는 건 톰과 제리 밖에 없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보면서도 무섭다고 했다. 무엇에 대해서 왜 겁을 내는 지 이유가 있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