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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essional Development

코로나 시대의 수업 : 온라인 수업 나눔

 

수업공개. 학교 계획 중 가장 부담이 되는 일이다. 코로나 덕분이랄까. 수업 공개는커녕, 학교에 누구도 초대할 수 없게 되었다. 이제는 수업공개가 아니라 수업 나눔이라는 용어를 쓰기도 하는데, 그 효과에 비해 선생님들이 가지는 거부감이 크기 때문이다. 누가 와서 보든 내 수업이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나를 불안하게 한다.

 

사람들은 쉽게 다른 사람을 평가하려고 한다. 그리고 평가가 있어야 어떤 개선이 있을 거라 믿는 것 같다. 그리고 사람들은 평가받는 자리보다는 평가하는 자리에 올라앉고 싶어 한다.

 

내가 경험한 학교에서 교사는 대개 고립되어 있다. 옆 반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어도, 같은 과 선생님과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어도, 결국 우리는 혼자가 된다. 교실에서 그렇다. 아, 물론 학생들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학생의 교육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는 온전히 교실 안에서 혼자다. 대단한 권위를 가진 것도 아니며, 이제 교사에게 누구도 대단한 권위를 주려고 하지 않는다. 교실에서 일어나는 갈등에 대해서도 교사는 우선 혼자 감당해야 한다. 신문에서도 뉴스에서도 학교에서의 사건 사고에 대해 오롯이 '혼자' 대응하는 교사의 사례를 쉽게 볼 수 있다.

 

교권 보호 따위를 오늘 이 글에서 외치려는 것이 아니다. 그것과 별게로 교사는 서로 만나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그렇다. 같이 앉아서 수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서로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건 가장 중요한 일 중에 하나다. 하지만, 누구도 쉽게 이루지 못하는 일이기도 하다.

 

7월 31일 우리 학교에서 뜻을 같이 하는 선생님들이 맛있는 샌드위치와 음료를 준비하고 다른 선생님들을 초대했다. 그리고 한 학기 동안의 코로나 시대의 수업에 대해 배우고 느낀 것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계획할 때에는 실시간으로 중계를 해보는 게 어떨까도 생각했지만, '수업 나눔의 과정을 녹화'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니고, 돈을 주는 것도 아니지만, 우리는 열심히 준비해서 그간 배운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수학, 과학, 국어, 영어 전공 선생님이 이야기하고, 많은 다른 선생님들이 그 이야기를 들었다. 전공이 달라도 코로나 시기를 겪어 나가며 겪는 어려움이나 고민은 비슷해서 그럴까. 수업 나눔을 참관한 선생님들은 모두 너무나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씀하셨다. 오늘에서야 그날 찍은 영상을 편집하고 있다. 그리고 유튜브에 올리고 어딘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선생님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