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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책모임

진주 독서모임 : 먼북소리 1월 '자본론 공부'(김수행)

자본론 공부

김수행 지음

  • 참석자 : 박-혁, 정-희, 정-원, 이-연, 이-구, 박-훈
  • 일시 : 2022년 1월 21일 19:00 ~ 21:00

2022년 1월 먼북소리 자본론 공부

갈수록 어렵다. 2시간의 이야기를 복기하고 있으려니 무슨 이야기를 했던 가, 그냥 구름 타고 놀러 다녀온 것 같은 기분이다. 자본론 공부를 공부하는 마음을 읽고 우리는 둘러(?) 앉았다. 오늘은 처음 참석하신 분도 있었다. 새로운 식구를 맞이하는 일은 약간 긴장되는 일이란 걸 오랜만에 다시 깨닫게 되었다.

근황과 자기 소개

새로운 분이 오셨기 때문에, 오랜만에 자기소개 시간을 가졌다. 독서 모임에서 자기소개에는 무엇이 필요한가? 이름을 말하고, 하는 일을 말하고, 그리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면 된다. 독서모임에서 드러나는 내 모습은 내가 읽은 책과 그 책에 대한 나의 이야기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모두 드러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얼마나 편안한 일인가.

한 달의 근황, 각자의 자리에서 바쁘고 정신이 없다. 한 분 정도는 한가롭고 여유로웠다고 말하면, 되려 우리 그룹에 위안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각자의 어려움이 있고, 풀어내고 나면 책 이야기할 준비가 된다.

총평부터

자본론*이라는 단어 앞에 겸손해진다. 모르는 게 많지만, 특히 모르는 부분이라 인정하고 모니터 앞에서 다시 자리를 고쳐 앉는다. 김수행 교수님은 쉽게 쉽게 이야기를 써주셨다. 우리 실정에 맞는 예를 들어서 좀 더 몰입할 수 있도록 하셨다. 자본론에 너무 졸지 않고 입문할 수 있도록 도와준 김수행 교수님에게 마르크스조차 감사해하지 않을까. 곱하기와 나누기밖에 나오지 않는 수식이기는 하지만, 각종 '자본'과 '비용'이 쏟아져 나오면 자칫 집중력이 떨어지기 쉬워서 여러분이 자신의 *이해력 수준을 의심했다고 고백한다. 나도 그랬다. 그럼에도 맥락을 이해하는 데 전혀 무리는 없다. 한 권으로 자본론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다음 책을 위한 디딤돌이라 생각한다.

질문과 밑줄

덩어리 큰 질문이었지만, 우리는 길을 잃지 않고 이야기를 잘 진행할 수 있었다. 자본론을 얼마나 엄중하게 이해하느냐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내 온몸이 빠져 들어 있는 자본주의 사회는 어떻게 변할 것이며, 그 속에서 나는, 우리는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었다.

질문

  • 자본주의 사회는 사라지지 않을까?
  • 마르크스주의는 노동자-인간-을 존중하는 듯하다. 그러나 한편 인간 개개인의 감정이 어느 정도 배제되어야 이루어질 것만 같은 사상이다. 노동자는 자기 자신을 위해 일을 하고자 한다고 하지만, 부를 축적하고 싶어 하는 것 또한 인간적인 욕구 중 하나이지 않은가? ‘공동의 것’을 강조한다면 현실성이 있는 것일까? (세계적인 수준에서 공공의 이익을 위한 상호 협력은 가능할까?)

마르크스의 이론은 이론으로 머물렀고, 성공적으로 현실화되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논리는 물 셀 틈 없고, 노동자인 우리는 그의 이론에 공감하게 된다. 너무 재빠르게 자본주의=악이라고 규정하면 안 되지만, 사람들 간의 경쟁과 커져만 가는 빈부격차는 자본주의 그 자체로 생각된다. 어떻게 자본주의 이후를 꿈꿀 수가 있을까?

키워드

연대, 협동조합, 생산수단, 토지, 탐욕, 지구, 화폐


마르크스는 자개연(자유로운 개인의 연합)이 실현될 거라 기대했다. 모두가 생산수단을 공유하고, 상업자본의 중개 없이 소비한 물품을 나누고, 자신의 역량껏 노동하는 사회.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사회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직도 자본주의는 공고하고, 신자유주의와 더불어 빈부격차는 더 심해졌고, 거대한 규모의 돈이 금융시장에 투입되었으며, 그 돈은 국경을 따지지 않고 이익을 찾아 돌아다닌다. 한 개인은 대개 임금노동자로 노동자의 이익과 권익이 보호받고 확대되기를 원하는 한편, 주식으로 이득을 얻거나, 내 아파트 값이 뛰기를 기대하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

개인이 연합한다는 말은 개인이 공동체의 일원이 된다는 말이다. 마르크스는 "지구에 대한 개인의 사적 소유는 인간에 대한 인간의 사적 소유(노예제도)와 마찬가지로 불합리한 것이다. 게다가 사회 전체, 한 국민, 동시에 존재하는 사회들 전체도 지구의 소유자는 아니다. 그들은 다만 지구의 점유자, 이용자일 따름이며 선량한 가장으로 기주를 개량하여 다음 세대에 물려주어야 한다"라고 썼다. 이는 생산수단을 누가 가졌나의 문제가 아니다.

인류가 서로 연합하여 자본가라는 계층을 없애고 모두 생산수단을 공유한다고 했을 때라도 우리의 소비는 지구에 부담이 가지 않는 수준이어야 한다. 빠르게 더 많이 성장하기를 꿈꾸고, 끝도 없이 만들어 내고 소비하기를 꿈꿔서는 그런 목표에 다다를 수 없다.

자본주의의 위험은 빈부격차로 인한 사회의 불안정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사는 지구를 너덜너덜한 빈 쭉정이로 만들어버릴 위험에 가깝다. 지구에 대한 생태적 공감이 전인류가 연대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p109

이런 사회를 마르크스는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합'(줄여서 '자개연')이라고 불러 자본주의 이후의 새로운 사회를 예측했습니다. 자유 경쟁 상태의 자본주의가 독점자본이 지배하는 자본주의로 발전하다가, 드디어 주민 전체가 사회 전체의 생산수단과 생활수단을 소유하면서 모든 주민을 자유롭고 평등하며 풍요롭게 살 수 있게 하는 자개연을 향해 자본주의 사회가 변혁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