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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essional Development

전문적학습공동체 강의, 진주고, 온오프수업

집중한 내 눈


오랜만에 다른 선생님들 대상으로 강의였다. 아는 게 많은 게 아니고 경험을 많이 한 것도 아니라, 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정말 조심스럽다. 어릴 때는 잘 몰랐다. 내가 다 아는 줄 알았다. 하하. 나이가 들며 약간은 겸손해지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가끔 든다.

2학기부터 전면등교를 하는 것으로 교육부는 발표했고, 그보다 빠르게 전면 등교를 실현하려는 노력이 꿈틀거리고 있다. 혹자는 코로나가 발생하고 온라인 수업이 되면서, 어영부영하는 관료들을 보고, 학교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교육부가 사라져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하더라. 교육부가 없어져야 하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새로운 환경에서 수업을 이어나가야 하면서, 우리는 학교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덜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다. 하지만, 별다른 변화를 이루지 못하고 이전으로 돌아기기를 준비하고 있다.

과도한 의무교육, 큰 의미를 찾기 힘든 숙박형 체험학습 등에 대해 논의가 되었으면 좋았을 텐데 너무나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경험을 듣기 위해 오신 선생님들이 있었고, 부담을 가진 만큼 더 유익한 시간을 만들기 위해 오늘은 갖가지 준비물도 챙겨갔다. 강의는 어렵지 않게 끝났다. 강의를 위한 자료를 만들 때, 대개는 하나의 테마를 잡는다. 오늘의 주된 소재는 Google Drive와 OneDrive 였기 때문에 ‘파란색’으로 테마를 잡았다. 강의 제목은 OneGoogleDrive - Covid19 본격 클라우드 서비스 활용
이제는 너무나 익숙하게 사용하는 용어지만, 그렇다고 누구나 편하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쓰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불편한 걸 고쳐가며 쓰는 걸 좋아해서, 결국 이런저런 서비스를 옮겨가며, 동시에 써가며 지내고 있고,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이런 연수에서는 긴 안목에 대한 이야기도 좋지만, 당장 도움이 되는 자료도 중요하다. 그 균형을 맞추면서도, 듣고만 있어야 하는 선생님들의 흥미를 붙잡기 위해 나는 제법 된 텐션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모두 등교하게 되면, 학교가 모두 예전처럼 돌아가기 위해서 열심인 상태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이 또 닥칠 수 있다고 많은 사람이 예언하고 있다. 사실 새로운 삶의 방식을 습득하고, 와중에도 사람들 간의 사귐을 활발히 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은 온라인에 이미 많이 노출되었고, 다양한 연령층의 학생이 더 세세한 돌봄을 필요로 하고 있다. 아직도 한참 남았지만, 누구도 코로나를 이기지는 못했다. 참고 견뎌온 것이다. 누군가는 검사 몇 번하고 다행히 감염은 안 된 채로, 누군가는 가족의 감염을 목격한 채로, 또 누군가는 가족의 죽음을 목격한 채로. 이런 사태에 대한 반성과 기록없이, 우리가 과연 새로운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까?

아닌 것 같은데, 오로지 이 터널을 뚫고 나가는 데에만 신경을 쓰는 것 같다.
모두가 일등으로 주목 받고 싶어하는 것 같다.

가장 잘 코로나를 이겨낸 국가
가장 먼저 전면등교를 이뤄낸 교육청….

위기의 순간은 위기의 순간이다.
위기를 견디고 나서야,
새로운 전략을 얻어낼 수 있었던 기회라고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위기가 곧 기회라는 수사는,
‘위기를 위기로 직시하지 못하게 만드는’ 안일한 수사일 뿐더러,
위기 속에 스러져 가는 사람들을 패배자로 만들 수도 있는 수사이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