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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외면일기

월급쟁이가 꿈꾸는 주4일제 근무

바다

대체휴일 덕분에 토일월 2박 3일의 주말이었다. 금요일에 일을 마치고도 온전한 밤이 3번이나 있다니 주말이 3일은 되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주 4일 근무가 되는데, 가능할까? 아내와 나는 아이들과 나들이는 가는 차 안에서 주 6일 일하러 가던 때를 생각했다.

학교에서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매달 2주, 4주 토요일이 놀토(노는 토요일)였다. 학교에 오는 학생들도 싫었겠지만, 그 당시 근무를 했던 나도 토요일 학교 가는 게 여간 싫지 않았다. 그리고 2012년 대망의 주 5일제가 시행되었다, 학교에서. 우리나라도 정말 TGIF(Thanks God It's Friday)라고 말할 수 있게 된 것. 영어포현으로 배우면서, 어찌 저게 가능한가 했는데, 결국 우리도 가능한 것이었다.

이제는 주 4일제 도입에 대한 의견도 많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 나온 후보도 언급한 적이 있고,

아이슬란드의 경우에는 주 4일제가 아주 성공적이라고밝히고 있다고 한다. 일을 그저 적게 하는 게 아니라, 단위 시간당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게 물론 목표가 되긴 할 것이다. 그러니, 출근해서는 더 열심히 일하고 더 집중적으로 일해야 하게 되려나.

이제 곧 많은 생산공정에서 더 많은 로봇이 도입될 것이고, 사람이 하던 노동은 상당부분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로봇으로 대체할 수 없는 일들을 주로 사람들이 하게 될 것이고, 로봇을 투입할 만큼 부가가치가 높지는 않지만 더럽거나 위험하거나 힘든 일은 여전히 값싼 노동력의 사람이 하게 되지 않을까. 유토피아의 한 모습과 디스토피아의 모습이 공존하게 되려나.

만약 이렇다면 어떨까? 주 4일제로 좀 덜 일하고, 더 많은 사람을 고용한다. 월급은 줄이고 싶겠지만 줄이지 않도록 하자. 사람들이 더 많은 시간 여가 시간을 갖게 되면서, 여러 가지 취미 활동이나 여가 활동과 관련된 산업은 호황을 맞이하게 되지 않을까. 자본주의는 결국 더 많은 물건을 생산하거나, 더 많은 판매를 해야 한다. 인구는 줄어들고 있고, 그만큼 구매력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쓸모없는 것도 사게 만들어야 하고, 더 많이 사게 만들어야 하고, 더 자주 사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 소비도 가능하겠지만, 쉬게 하면 쓰게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전혀 기업가 입장에서 혹은 자본가 입장에서 생각할 필요가 없지만 여기에다 간절한 주 4일제 도입을 바래본다. 그저 더 쉬는 데 장점이 있는 게 아니다. 더 배울 수 있는 여유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우리는 아주 은근히 그리고 오랫동안 일에서 보람을 찾을 것을 강요받고 있다. "일은 힘들어도 보람있습니다"는 아주 멋진 말로 들린다. 하지만, 누구나 일에서 보람을 찾을 수 있는 게 아니고, 사실 아주 적은 수의 사람들만 그게 가능하다. 하루만큼 많은 여가 시간이 늘어난다면, 사람들은 일이 주 4일은 일을 하고, 주 3일은 자신이 보람을 찾고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데 시간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일에서 갖지 못하는 즐거움을 갖는다면, 주 4일의 노동도 잘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이게 아이슬란드의 실험에서 찾아낸 번아웃을 막는다는 효과가 아닐까.

우리도 일단 실험을 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