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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관련/또 다른 학교 이야기

영어교사 공부방과 고민의 공유

영어공부 밴드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대한민국 어느 땅의 영어 선생님들과 영어 공부 중이다. 지난 영화는 Blind Side였고, 새롭게 시작한 영화는 Promised Land 이다. 진행방법은 간단한데, 그래도 모임을 이끌기 위해서는 촘촘한 진행이 필요하다. 아무런 지원도 없이, 이 곳을 꾸려나가고 있는 선생님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오늘은 일종의 고민글*이 올라왔다. *정년까지 할 수 있을까? 어떤 학교급에 있든지 영어교사로 정년을 다 마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선생님이 제법 있는 것 같다. 적어도 내가 있는 지역에서는 영어교사들이 진로교사로 가장 많이 진로를 바꾸었다고 들었다. 아무튼 이제 나에게도 아주 먼 미래가 아니다. 그리고 나도 "정년까지 하기 힘들 것 같다." 라는 생각을 제법 자주 했다.

그런 생각을 하기는 하지만, 뾰족한 전환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생활하다 보면, 나이를 먹을 것이고, 그러다 보면, 나도 내가 원하는 지 않는 모습*으로 변할 지도 모를 일이다. 변한다는 사실만이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나의 변화의 방향을 쉽게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긍정적인 미래의 모습도 잘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보고 쫓아갈 *긍정적이고 모범적인 선배들의 사례 란 정말 찾기 힘들다.

얼마전 스승의 날을 전후해서 교사들의 직업 만족도에 대해 여러 단체에서 조사를 한 모양이다. 다시 태어나도 교사가 되겠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았던 모양이다. 다른 나라라고, 교사들이 다시 태어나도 꼭 교사가 되겠다고 하겠나. 경기가 어려운 만큼 어디 쉬운 일이란 게 있을 리가 없다. 교사들의 학교 생활이 팍팍하다는 영상 아래에는 예의 안 힘든 직업이 어디있나 하는 댓글이 달리는 걸 보면, 앞으로도 교사의 사정이 그다지 나아질 것 같지 않다.

다들 힘들니 교사도 힘들어도 된다는 논리에 참으로 동조하기 어렵다. 적어도 교사의 일의 초점이 되는 대상이 누군지를 안다면 더욱 그렇다. 교사는 음식을 만드는 게 아니고, 기계를 조립하는 게 아니다. 우리 사회의 성원이 될 사람을 대한다. 그런 점에서 분명 다른 직업과 구분된다. 교사의 상처나 고통은 어디를 향할까? 드러나지는 않더라도 분명히 학생을 향하게 된다. 물론, 그 전에 동료를 향할 것이고, 자기 자신을 향할 것이다. 그러나 종국에는 학생을 향할 게 분명하다. 교사의 처우 개선은 학생들의 교육의 관점에서 봐야 하지 않을까. 꿀빠는 직장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교사들의 직무에 대한 관리는 교육의 질적인 측면에서 중요하다.

물론, 이것도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변화라도 이끌어 낼 수 있겠지만, 유튜브 댓글을 보면, 합의는 요원하다. 에라 모르겠다 싶은 심정이지만, 나를 위해 일단 나를 돌보기로 한다. 아무도 교사를 돌봐주지 않으니까. 비슷한 고민을 나누며,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게 참으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