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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외면일기

엄마는 정수리만 하얗다

엄마가 싸준 반찬



상을 치우려는 엄마 머리
정수리를 보니 하얗다, 눈밭 같다.
앉은 엄마를 보지 못해서, 뒤늦게야 발견했다.

염색도 않고, 오늘 내 전화를 받고 바로
장보러 다녀온 엄마
상에 회를 올리고, 미역줄거리 볶음, 더덕무침, 새로 담근 무김치, 들기름을 넣은 호박볶음, 고추가루를 넣은 콩나물무침.
더 먹으라고 하고, 나는 못 먹겠다고 했다.

아이들과 내려와 간신히 저녁만 먹고
두 손에 반찬을 바리바리 싸들고 다시
내 집
으로 돌아온 나

야속한 아들이다, 내가.

엄마가 보내준 반찬을 냉장고에 넣는다
엄마의 하옇게 쇤 정수리 그 머리만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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