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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아빠로살아가기

안경처방 받으러 갔다가 시력 1.0 받음

안경처방 받으러 갔다가 시력 1.0 받고 빈손으로.

토요일은 느긋하게 일어나 아내가 차려준 밥을 먹는 게 큰 기쁨이다. 아내가 휴직을 하고 있어서 나는 한층 여유롭다. 그런데 오늘은 일찍 일어나야 했다. 아들을 데리고 안과에 가야 했기 때문에. 이번주에는 안경처방을 받아서 안경을 맞춰야 했다.

그리고 지난 주에 아들 진료를 마치고 나와서야, 아, 나도 눈에 가려움을 느끼고 있는데..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같이 진료를 보면 되는 것을. 그래서 오늘의 미션은 나도 진료를 받고 아들 안경도 맞추는 것.

먼저 내 진료부터 봤다. 진료실로 들어가서 턱을 기기에 받히고 눈을 뜨고 앉았다.

'정면을 보세요.'
'눈을 위로 떠보세요.'
'알레르기가 올라와 있네요. 제일 중요한 건 눈을 부비지 않는 겁니다.'
'비염이 있으신가요?'

그렇다. 비염이 있고, 비염이 심해지면 눈의 가려움은 더 심해진다. 얼굴에 붙어 있는 눈과 코와 입과 귀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건 어쩜 당연한 것 같은데, 하나가 이상이 생기면 다른 부분도 이상이 생기니 이건 제법 불편한 일이다.

처방받은 약
  • 안약 1 : 스테로이드가 포함된 안약 1일 4회 정도
  • 안약 2 : 1일 2회 정도
  • 인공눈물 : 수시로

스테리오드 성분이 포함된 안약의 경우, 안압이 높아질 수 있으니 안압 측정도 해봐야 했다. 별 문제가 없어서 그대로 처방. 이제 아들 차례.


우선 시력 검사부터 한다. 장난감 안경같이 생긴 것을 끼고 앉아서 시력을 검사해보는데, 아들이 0.7에 있는 항목도 말하고, 0.8에 있는 항목도 알아보고, 1.0에 있는 것들도 읽어낸다. 양쪽 눈 모두. 렌즈를 끼웠나 봤더니 그렇지 않다. 지난번에는 0.5, 0.7 정도였는데.

"'가상근시'가 있고 눈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닙니다. 결국 눈이 조금씩 나빠지기는 할 것이고, 안경도 써야 하겠지만, 지금 상태는 안경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어차피 쓴다고 해도 일찍 쓸 필요는 없습니다. 안경을 쓰지 않는다고 해서 눈이 급격하게 나빠지는 것도 아닙니다."

아들의 시력이 0.5까지 내려갔던 것을 보면, 시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분명 있지만, 가까이 있는 것을 좀 적게 보고, 야외 활동을 충분히 하면 이대로 안경을 쓰지 않고도 생활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

아들은 해리 포터안경을 사겠다며 한껏 들떠 있었는데, 그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 버렸다. 물론 나중에 시력이 떨어진다면 안경을 사기는 하겠지만, 지금은 양쪽모두 1.0/1.0으로 안경을 쓸 눈이 아닌 것. 아들을 달래서 집으로 오는 것으로 오늘 하루는 마무리. 피곤.

*가상근시 : 눈의 피로로 인해 실제로는 근시가 아닌데, 멀리 있는 게 잘 안 보이는 것. 어린 아이들의 경우에 동공의 운동이 활발해서 가상근시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잘 안 보이다가도 다시 잘 보이기도 한다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