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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관련/또 다른 학교 이야기

소통을 위한 적절한 도구가 필요하다

학교에서 개선되었으면 하는 것에 대해 교사들에게 의견을 물으면 소통이라는 답이 어렵지 않게 나온다. 소통하자고 하는 데, 소통이 안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회의 방식이나 메시지를 주고 받는 도구에도 일부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시민 교육이 학교의 과제가 되면서, 민주적인 교사 회의 문화도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쉽게 들었다. 나는 상당히 오랜 시간, 교무회의체험했었다. 예전에는 일주일에 한번 월요일 아침 8시에 전 직원이 모였다. 지각하는 사람은 후다닥 불꺼진 극장 안에 들어선 것처럼 허리를 바짝 굽히고 죄송한 얼굴로 교무실 문을 열었다. 돌아가면서 부장들이 이야기를 하고 나면, 행정실장, 교감, 교장 순으로 다시 이야기를 한다. "더 하고 싶은 이야기 있습니까?" 라는 질문을 듣고, "예, 있습니다." 하는 경우는 없다. 교무부장이 던지는 그 질문은 질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교무회의가 없어진 지는 제법 되었다. 아직도 그런 걸 하고 있는 곳은 없지 않을까 싶지만, 모를 일이다. 어디선가 누군가 여전히 그렇게 하고 있을지도.

이제는 너무나 전달해야 할 사항이 많아서, 교무회의를 통해서는 필요한 사항을 다 전달할 수 없을 정도다. 어쩌면, 그래서 교무회의가 사라졌나 보다. 메신저가 생겼기 때문에, 마구마구 업무 사항을 전달할 수 있어서? 이미 학교에서의 메신저 사용에 대해서는 한번 쓴 적이 있다.

2021.04.27 - [학교 관련] - 학교에서의 메신저 사용, 줄여야 하지 않을까?

우리학교에서는 경남교육메신저를 사용하는데, 불편한 점이 한 둘이 아니다. 조직내 의사소통을 위해 여러가지 서비스가 개발되고 있고, 대개는 '과업 관리'+'메신저' 기능이 합쳐진 형태다. Slack, Trello, Flow 등등. 학교에서는 이런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을까?

메신저는 단방향이다. 기본적으로 두 사람이 대화를 주고 받는다. 대화는 흘러가고, 다시 되돌려 보려면 검색을 해야 한다. 예전 메일에 있던 것처럼 cc라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많은 사람이 봐야 하는 메시지라면, 일부는 상단고정이라도 되어야 하지 않을까?

메시지를 보낼 때마다, 폰트와 폰트 크기는 default로 돌아간다. 당연히 마크다운 따위는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글자색을 바꾸거나, 강조하고 싶을 때에는 상단의 편집기를 선택해야 한다. 새로운 피씨에서 로그인을 하면, 이전 메시지를 볼 수도 없다.

이제는 교사의 업무를 줄이고, 메신저로 인한 피로도를 줄이려면, 사용하는 도구를 개선해야 하지 않을까? 어쩜, 메신저에 대한 개선 의견을 받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내일 학교에 가면 공문을 뒤져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