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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관련

새학년도를 준비하는 2월 : 봄이 오기 전 언 강을 깨려는 듯이



오늘은 퇴근하면서 괜히 학교를 사진으로 찍어봤습니다.
어제 2월 9일 경남지역 정기인사 발표가 있었고, 사람들은 짐을 싸고 학교를 떠나는 분들은 떠날 준비를 합니다. 이동이 없는 분들은 새학기 준비로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아, 다들 조급한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조금 조급해지고는 했습니다.) 인사 발표 이후의 학교는 이런 식의 일정으로 진행됩니다.

겨울방학 직후
1. 업무 분장 발표 및 신학기 업무 희망서 제출 : 학교 조직을 구성하는 부서를 나누고, 해당 부서에서 해야 할 업무를 명시합니다. 그걸 보고, 어떤 업무를 맡고 싶은지, 몇 학년 담임을 하고 싶은 지 등을 정해서 희망서를 제출합니다.
2. 교내 인사위원회 : 교과, 경력 등을 고려하여 선정된 인사위원인 선생님들이 모여 업무에 적합한 선생님이 누가 될 지에 대해 회의. 이 회의를 통해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인사발표 : 인사발표는 빠를 수록 좋습니다. 인사발표가 빨리 나야 학교에서는 새학년도 업무를 재빨리 분장할 수 있고, 선생님들은 자신이 맡게될 업무를 준비하거나 수업을 준비할 수가 있습니다. 지역을 옮기거냐 하는 경우에는 이사를 해야 할 수도 있으니 선생님들에게 가장 중요한 이벤트가 바로 인사발표입니다.

3. 업무 분장 : 모두의 희망과 사정을 들어줄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여러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업무가 정해집니다. 혹은 그렇다고 알고 있습니다. 인사발표가 나면, 학교를 옮기는 선생님들은 신규임용되는 학교에서 받은 업무분장표(부서조직과 해당 부서의 업무가 설명되어 있는 양식)를 보고 업무 희망서(업무, 담임, 수업할 학년 등에 대한 개인 희망서)를 제출합니다. 휴직을 해야 하거나 하는 선생님들도 교감선생님에게 이야기를 이때 해야 합니다. 학교에서는 휴직하는 선생님이 비우는 자리를 기간제 교사 채용으로 채워야 합니다.
4. 신임교사 협의회 : 이건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는 것 같습니다. 새로 발령 받은 학교로 가서 인사를 나누는 것이죠. 인사의 대상은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이 되겠습니다. 이날 남은 기간 동안의 일정에 대해서 안내를 받기도 합니다.
5. 새학기 맞이 연수 : 새학년도를 맞이하기 위한 교내 자율 연수가 시작됩니다. 제가 근무하는 경남지역 고등학교에서는 3일 정도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부서별로 모여 업무에 대해서 이야기도 하고, 담임반도 정하고, 교과목 선생님들끼리 모여서는 수업 시수를 어떻게 나누어 누가 몇 학년을 몇 시간씩 가르칠 지를 결정합니다. 새학년도 학생 평가는 어떻게 할지도 생각하고, 이미 결정된 학사일정을 보며 필요한 대회, 활동 등도 구상합니다. 올해에는 특히 코로나 상황에서 두번째로 맞는 개학이라, 온라인 수업 운영에 대해 배울 것도 있습니다. 경상남도교육청은 작년보다 더 원활한 온라인 수업 대비를 이해서 ‘아이톡톡’이라는 온라인 수업 플랫폼을 개설했습니다. 각 학교에서는 ‘아이톡톡’ 사용 방법을 배우고, 활용 계획도 세우게 될 겁니다.

학교의 3월이 봄이라면, 2월은 봄이 채 되기도 전에 얼음을 깨나가는 작업인 것 같습니다. 에너지 넘치고 그만큼 정신없이 바쁜 3월을 잘 맞이하려면 2월 달을 쉬이 보낼 수가 없습니다. 10번도 넘게 새학년도를 맞이하는데도 이 기분은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이고, 서로의 성장을 도모하는 일이라, 계획은 있으되 그 결과물의 형태를 정확히 예상할 수는 없습니다. 학교가 만들어 내는 결과라는 것은 무형일 경우가 더 많습니다. 결국 도모해야 하는 것이 학생의 올바른 성장이라면, 눈에 보이는 결과물로만 평가가 불가능합니다.

저는 올해 제 교직경력 네 번째 학교에 가게 됩니다. 그간 좋은 동료와 학생들을 많이 만났던 만큼, 앞으로도 그런 행운이 계속 되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는 일부러 학교와 관련된 좋은 책을 꼭 읽습니다. 얼마 남지 않았지만, 힘이 되고 지혜를 보태줄 책을 하나 잡고 읽어야 겠습니다. 다른 선생님들도 모두 힘내서 새학기 준비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