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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외면일기

비가 많이 와서 자출이 아니라 차출

비가 많이 와서 자출이 아니라 차출

비오는 날 화분

월요일 아침, 자전거로 출근하기 좋은 날이다. 토요일, 일요일 자출을 쉬고 나면, 월요일에는 페달 밟는 느낌이 다르다. 최근에는 아침부터 더워서 더 힘이 나지 않는 것 같기도 했다. 창 밖을 바라보니 비가 좀 많이 온다. 수업 나눔 신청을 해둬서, 다른 학교에서 오시는 선생님도 보게 될 수업을 준비해야 하서 마음에 부담이 있다. 차근차근 조금씩 조금씩 수업을 준비해 왔다면 괜찮았겠지만, 전혀 준비하지 못했다. 주말에는 경주에 가서 열심히 운전하고, 아이들과 돌아다니느라 어제도 피곤해서 잠들기에 바빴다. '차 타고 가.' 아내의 말에 결국 집에서 샤워를 하고 차를 타고 학교로 갔다. 얼마나 편한가. 하지만, 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다른 차보다 더 빨리 가려고 하고, 속도를 높이다가 50킬로 과속 카메라 앞에서만 속도를 줄인다. 뿌리는 비가 어떤 느낌인지 알 수가 없고, 찝찝한 기운을 없애려고 에어컨을 높인다. 견디는 것도 없이 그저 편하기만 찾게 된다. 내일 자출은 특히 더 힘들지 않을까.

얼음을 채우고, 물을 채우고 화분이 놓여 있는 밖으로 나가본다. 비를 맞는 화초의 표정이 좋다. 늘 집 안에만 갇혀 있는 우리집 화초들을 생각했다. 적어도 마당이 있는 집에서나 화분을 키워야 하는 게 아닌가 싶지만, 이미 자라있는 녀석들을 죽일 수는 없다. 햇볕과 수돗물 만으로도 살아남는 걸 보면, 생명이란 죽기 위한 노력이란 모르는 것 같다. 살고자 하는 의지는 모든 살아 있는 생명에게 있으니, 그 의지를 살펴봐 주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매일 퇴근하고 집에 오면, 설거지를 하면서 빨래를 널면서 '비폭력 대화' 연수를 듣는다. 이제 공감 연습을 하는데, 아무리 봐도 어려울 것 같다. 머리로 생각하지 않고, 판단하거나 단정짓지 않고,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말 뒤에 있는 마음에 공감하는 일. 그걸 연결이라고 하는데, 과연 연결이 가능할까 싶다. 비폭력 대화에 익숙해지려면, 책이나 연수를 들을 게 아니라, 더 다양한 연습을 해봐야 겠구나 생각도 들었다. 온라인 연수가 끝나면, 기회를 봐서 오프라인이든, Zoom으로 하는 연습에든 참여를 해보고 싶다. 더 나은 사람이 되는 좋은 방법은 더 나은 방법을 가지는 것이다.

내일은 자전거를 타고 출근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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