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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자전거

브롬톤 타이어, 찢어진

찢어진 타이어 

어벤져스 : 엔드게임을 잘 보고, 맛있는 커피도 한 잔하고 유유히 집으로 브롬톤을 타고 오는 데, 거의 다 와갈 때쯤 '빡!'하는 소리가 뒷바퀴에서 들려왔다. 뒷타이어가 저렇게 찢어졌다. 중고로 구입하고 한번도 타이어를 바꾸지 않았으니 꽤 타기는 했다. 밖으로 가지고 다닌 게 그래도 한 3년은 되니까 그간 타이어의 수명이 다한 게 분명하다. 그래도 잘 견뎌줬는데. 그나마 앞타이어가 아니어서 다행이었고, 집에 거의 다 와서 다행이었다. 

 

때마침 슈발베 원 타이어를 주문해뒀다. 브롬톤 타이어는 사실 거기서 거기고, 나는 승차감에는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 우선 튼튼하기만 하면 된다. 이번에 출시된 슈발베 원은 옆에 타이어 옆에 노란 라인이 들어간 것이 내 자전거에 '포인트'를 주기에 충분한 것 같다. '가장 최소한의 튜닝'을 생각하기 때문에 가성비에 신경을 많이 쓴다. 교통수단인 자전거에 이런저런 감성(소비)를 하지 않는다. 우선 돈이 충분히 없어서 그렇고, 돈이 있더라도 우선 순위가 아니라서 그렇다. 아무튼 타이어를 주문하고 오기를 기다리는 사이에 타이어가 찢어지니, '이 녀석이 곧 자리를 내어줄 것을 아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아들에게 진지하게 했다. 

 

이번에는 내가 직접 타이어를 바꾸어 보고 싶었다. 뒷바퀴 탈거를 해보고 싶었다. 영상으로 여러번 보았지만, 어려워만 보였다. 브롬톤은 내장 기어가 있어서 다른 자전거 보다 뒷바퀴 구조가 복잡한 편이다. (게다가 무겁기까지) 분해 했다가 재조립하지 못 하면, 무조건 샵으로 가야 하는데, 내가 사는 진주에는 전문샵이 이제 없다. (프로바이클 사장님이 브롬톤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여전히 정비는 가능하다) 재조립하지 못하면 너덜너덜한 상태의 브롬톤을 차로 싣고 가야 한다. 뭔가 낯뜨거운 일이 될 것 같아서 늘 '그냥 전문가에게 맡기자' 생각하고 펑크가 나면 프로바이클로 갔다. 그런데 이제는 내가 바퀴 정도는 갈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타는 일도 많고, 튜브를 가지고 다니너가 펑크 패치를 가지고 다니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시작. 자전거 정비를 위한 거치대가 없으니 집에서 따라하기 좋은 영상을 골라서 보면서 분해. 

 

브롬톤을 한번 접은 상태에서 뒷바퀴를 탈거한다. 최대한 적은 부품을 떼어내고 작업하는 게 핵심인 영상이다. 단, 제대로된 스패너가 있어야 한다. 나는 툴킷을 가지고 있으나 동그랗게 막힌 스패너라 작업하는 데 좀 불편했다. 어쨌든 성공. 분해는 쉽다. 바퀴를 떼어내고 안을 살펴보니 튜브도 찢어져 있다. 아. 튜브가 필요하다. 브롬톤을 중고로 구입하면서 받았던 순정 타이어는 있었지만 튜브 여분은 없다. 그래서 지저분한 것들만 좀 털고 닦고 재조립. 역시 변속기 부분은 헷갈린다. 

 

춤을 배울 때 '겨울영상'이 편한 것처럼 이런 자전거 영상도 '거울영상'이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재조립하면서 애를 먹는다. 헷갈리니 자전거를 제대로 세워서 해본다. 쉽게 되었다. 

 

 

한참을 쭈그리고 앉아 애썼더니 일어나니 너무 힘들다. 아, 이래서 작업대가 필요한 거구나. 작업을 제대로 하면서 작업대가 필요하다. 작업대를 구하든 만들든 해야 겠다 생각부터 들었다. 8시가 지난 시간이었지만 문자로 프로바이클 사장님께 튜브 재고를 문의. 다행히 있다고 하셔서 내일 튜브를 사러 가기로 했다. 잘 할 수 있으려나.